[단독]캄보디아 불안 커지는데..韓 중소기업 주재원 파악도 안된다

단독 캄보디아 불안 커지는데..韓 중소기업 주재원 파악도 안된다

차현아 기자
2025.10.22 10:57

캄보디아 진출한 한국 기업 수 115곳…올해만 6곳
중기부 "한국인 주재원 파악 어렵다"..김한규 의원 "현지 근로자 안전에 중기부도 책임"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한국인·납치 고문사태로 현지에 진출한 기업인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중소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한국 중소기업의 주재원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가 기본적인 정보조차 갖고 있지 않아 현지에 진출한 한국인 주재원들에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받은 '캄보디아 진출 한국 중소기업 현황' 답변자료에 따르면 중기부는 "(현지 진출한) 중소기업의 법인과 지점, 지사에 근무 중인 한국인의 구체적인 숫자는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년 캄보디아에 신규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수는 △2021년 7곳 △2022년 9곳 △2023년 18곳 △2024년 9곳 △2025년 10월 기준 6곳 등이다. 많은 규모는 아니지만 매년 꾸준히 캄보디아 시장 문을 새롭게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분야 별로는 제조업 분야의 신규 진출 사례가 최근 5년간 총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5년 간 캄보디아에 현지 법인, 지사 등을 신규 설립한 중소기업 현황/그래픽=이지혜
최근 5년 간 캄보디아에 현지 법인, 지사 등을 신규 설립한 중소기업 현황/그래픽=이지혜

다만 최근 불거진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감금 사태는 중소기업인들이 캄보디아 진출이나 투자 확대 등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됐다는게 업계의 분위기다.

한국은 캄보디아의 두 번째로 큰 투자국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에 따르면 1992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투자액은 총 55억9900만 달러(한화 약 7조 9997억 3922만원)이며 신규 법인 수도 1037곳에 이른다. 현지 시장에는 주로 의류와 가방 등 봉제 제조업 분야로의 진출이 활발하며, 건설 및 부동산, 금융업 분야도 꾸준하게 시장 진입이 이뤄졌다. 한때 저임금 구조와 세제 혜택 등이 매력적이었던 캄보디아는 팬데믹(감염병의 전세계적 유행) 이후에는 최저임금 상승과 낮은 생산력, 낙후한 인프라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투자 금액과 진출 기업 수의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납치 감금 사태, 외교 당국의 부실 대응 등이 도마에 오르면서 현지 진출 기업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코트라도 캄보디아를 포함해 전 세계 국가별 한국 기업 진출 현황을 2년마다 조사하고 있지만, 기업 규모별 통계나 현지 주재원 수 등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 코트라가 확인한 캄보디아 내 한국 기업 수는 지난해 기준 총 115곳이다.

이를 두고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중기부가 캄보디아 등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판로 개척 사업을 지원해온 만큼 최소한 주재원 수 정보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진출 기업과 업종 정보는 파악하고 있으면서 근로자 숫자를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해외 진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안전에 책임이 있는 중기부가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근로자 수를 명확히 파악해 유관 부처와 협력하고, 해당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외교부·대사관과 함께 현지 정세와 우리 중소기업의 안전 관련 정보를 상시 수집·공유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애로 및 피해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신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비상상황이나 피해 발생 시 외교부, 현지 대사관 등과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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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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