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뒤흔드는 '기인'…일론 머스크는 악마일까, 천사일까

세계를 뒤흔드는 '기인'…일론 머스크는 악마일까, 천사일까

오진영 기자
2025.10.25 08:15

[이주의 MT문고]-'머스크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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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생각의힘 제공
/사진 = 생각의힘 제공

일론 머스크는 특이한 사람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거물 기업가면서도 도널드 트럼프와의 결합과 갈등, 트위터(엑스) 인수 등 세계에 영향을 주는 굵직한 이슈들로 더 유명하다. 급기야는 '진짜 중도 80%를 위한 당을 만들겠다'며 미국 정계에 뛰어들어 신당 창당까지 선언했다.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전세계가 그의 입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잔뼈가 굵은 기자 페즈 시디키는 저서 '머스크 리스크'에서 일론 머스크의 행동원리를 조목조목 풀어놓는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늘어놓는 궤변가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혁신으로 IT업계를 뒤흔든 머스크는 뼛속부터 철저한 기회주의자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얼마나 피해를 입든, 설령 목숨을 잃더라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도 머스크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수많은 언론과 도서가 머스크의 행보를 경제적, 정치적, 과학적으로 서술해 왔지만, 이 책은 그보다는 머스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주목했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쉽다. 물론 그가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지에 대한 예측은 여전히 어렵다.

살해 협박도 서슴지 않는 머스크의 악성 팬덤, 그의 회사 직원, 때로는 본인과 직접 교류해 온 저자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가 풍성하다. 워싱턴 포스트의 사주에게 '민주주의를 침해한다'고 시비를 걸거나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차량에 이의를 제기하는 자들을 협박하는 일화는 마치 고발 영화를 연상시킨다. 자신의 견해에 반대하는 직원들에게 사직서를 내미는 장면도 재미있다.

수많은 에피소드로 책을 전개하고 있어 다소 난삽하다는 느낌이 든다. 저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돼 머스크와 관계없는 분야에서 필요 이상으로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성과에 대한 냉철한 분석보다는 머스크와 그의 팬덤, 테슬라와 엑스 등 기업을 악마화하는 대목은 자칫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저자는 정보기술(IT)·테크 전문 기자다. 테슬라와 우버, 엑스 등 세계를 뒤흔드는 테크 기업을 취재하며 교통과 미디어, 정부의 관계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미국 전문 언론인 협회가 수여하는 '마크 오브 엑설런스'와 '허스트 저널리즘상'을 받았다.

◇머스크 리스크, 생각의힘, 2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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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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