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희토류 이어… 트럼프, 양자컴기업 지분 노린다

반도체·희토류 이어… 트럼프, 양자컴기업 지분 노린다

윤세미 기자
2025.10.24 04:05

핵심 기술 '정부 개입' 확대
아이온큐·리게티 등과 협상
지원금 대가, 지분 제공 논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양자컴퓨팅기업들과 연방자금 지원을 조건으로 한 지분인수를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반도체기업 인텔 지분 10%를 확보했는데 핵심기술 부문에서 정부의 개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퀀텀 등 미국 양자컴퓨팅기업들이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고 지분을 제공하는 안을 상무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온큐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아이온큐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각각 최소 1000만달러(약 143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안을 논의 중이다. 거래조건은 변경될 수 있으며 지분 대신 주식매수권, 지식재산권 사용허가, 로열티, 수익공유 등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협상은 양자컴퓨팅기업 보어퀀텀테크놀로지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폴 대버 상무부 차관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어퀀텀테크놀로지는 정부와 지분인수 논의대상이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트럼프정부가 양자컴퓨팅을 미래 핵심기술로 보고 지원의사를 표명한 중요한 신호라고 WSJ는 평가했다. 양자컴퓨팅은 기존 컴퓨터의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기술로 AI(인공지능)와 함께 차세대 핵심기술로 간주된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 기술발전이 신약, 신소재, 신화학물질 개발을 돕고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양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급등해 아이온큐의 경우 6개월 새 2배 넘게 올랐다. 다만 최근 2주간 조정을 받아 고점 대비로는 30% 넘게 하락했다. 이날 WSJ 보도 이후 한국 데이마켓(미국주식 주간거래서비스)에선 양자컴퓨팅기업 주가는 한때 두 자릿수 폭등세를 보였다.

트럼프행정부는 출범 후 핵심전략산업에서 기업지분을 확보하며 적극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갔다. 앞서도 인텔에 반도체 보조금 지급을 대가로 지분전환에 합의해 인텔 대주주에 올랐다. 지난 8월 지분인수 발표 이후 주가는 50%가량 상승했다. 트럼프정부는 미국 유일 희토류 광산업체인 MP머티리얼 지분 15%도 인수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전략산업의 핵심기업에 대한 지분참여를 확대하겠다면서 7개 육성산업을 거론했다. 7개 산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희토류, 방산 등을 부가적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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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제부 윤세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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