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잉여현금흐름 달성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급감
AI 등 R&D 투자 늘며 영업비용 50% 증가
테슬라가 올 3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매출액을 올리고도 순이익은 시장 전망치에 미달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가 3%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는 이날 장 마감 후 올 3분기 매출액이 28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을 조사한 전망치 265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테슬라의 올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49만7099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영향이다. 올 3분기 자동차 부문 매출액은 21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96억달러를 상회했다.
자동차 부문에서 탄소 규제 크레딧 매출액은 4억1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규제 크레딧 매출액은 계속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 3분기 에너지 저장 사업의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한 34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2억달러를 웃돌았다. 테슬라는 올 3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인 12.5기가와트시(GWh)의 에너지 저장장치를 설치했다.
올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40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9억2300만달러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올 3분기 순이익은 14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50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56센트를 하회했다.
테슬라의 순이익 급감은 전기차 가격 하락과 대부분이 이익으로 잡히는 규제 크레딧 매출액의 감소, AI(인공지능)를 비롯한 기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로 인한 영업비용 50% 증가 등의 영향이다.
영업비용이 늘며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8억달러에 미달했다. 영업이익률은 5.8%로 전년 동기 10.8%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월가 예상치 7%를 밑돌았다.
탄소 규제 크레딧을 제외한 자동차 부문의 매출액총이익률은 15.3%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5.5%에 소폭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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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이날 올해 말까지 전기차 인도량과 에너지 저장 장치 배치 규모에 대해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글로벌 무역 및 재정정책의 변화가 자동차와 에너지 공급망, 비용 구조, 내구재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 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구매시 제공되던 7500달러의 세액 공제가 지난 9월 말로 종료된 이후 전기차 수요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테슬라는 세액 공제 종료에 대처하기 위해 모델 3와 모델 Y의 저가형 스탠더드 버전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2분기부터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자율주행 전용 차량인 사이버캡의 대량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주행하는 로보택시에 안전요원이 탑승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올해 말까지 안전요원 동승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사고가 단 한 건이라도 난다면 신문 1면을 장식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로보택시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오스틴에서 조수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한 채 25만마일을 주행했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는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탑승한 채 100만마일을 주행했다.
테슬라는 로보택시 확대에 신중하긴 하지만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올해 안에 8~10개 대도시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시장에서는 로보택시 도입 3개월간 안전요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는 머스크가 지난 7월 올해 말까지 미국 전체 인구의 50%가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데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등을 포함한 미국 10대 대도시는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테슬라는 실적 보고서에서 전기 세미 트럭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인 메가팩 3도 내년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세미 트럭은 2022년부터 제한된 용도로 도로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주로 펩시코의 물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세미 트럭 생산 라인 구축을 마치고 일부 장비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메가팩 3는 지난달 처음 공개됐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배치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와 관련해서는 내년 1분기에 차세대 버전인 옵티머스 V3 시연에 나설 것이라며 "다음 버전은 로봇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고 너무 현실적이라 진짜 로봇인지 찔러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옵티머스 같은 로봇 제작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공급망이 없어 "제조상의 도전이 엄청나다"고 토로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로봇의 "1세대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당초 올해 안에 옵티머스 1만대를 제작해 테슬라 내부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옵티머스 생산량은 현재까지 수백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컨퍼런스 콜에서 오는 11월6일 주주총회에서 자신에 대한 1조달러 규모의 보상안에 찬성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자신에 대한 보상안 반대를 권고한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에 대해 "기업 테러리스트"라고 강력 비판했다. 두 기관은 2018년에도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 반대를 권고했지만 당시 보상안은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0.8% 내린 438.97달러로 마감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3.8% 추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