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확실성 덜어낸 카카오…경영쇄신·AI 사업에 추진력 붙는다

경영 불확실성 덜어낸 카카오…경영쇄신·AI 사업에 추진력 붙는다

이정현 기자
2025.10.21 12:27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2025.10.21. /사진=뉴스1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2025.10.21. /사진=뉴스1

카카오(59,000원 ▼1,900 -3.12%)가 사법리스크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을 덜어냈다. 법원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김범수 창업자의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시세조종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는 21일 이같이 판시하며 김 창업자와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에게는 펀드 출자자들의 신뢰를 배신해 집합투자재산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점을 인정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날 판결로 카카오는 지난 9월부터 발목을 잡아온 김 창업자의 사법리스크를 일부 해소했다. 검찰이 항소해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갈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향후 재판에서 이를 완전히 뒤집기란 어렵다. 김 창업자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계속 부인해왔다.

골목상권 침해 등 카카오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창업자는 최후진술에서 "창업 이래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운영했다"며 "단 한 번도 불법적이거나 위법한 일을 도모하거나 승인, 회의에서 그런 결론을 내려본 적 없다"고 했다. 또 "그룹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 시선이 따가웠기 때문에 SM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라고도 했다.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는 경영쇄신과 신사업에도 추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 대표는 취임 당시 132개였던 계열사를 1년 반 만에 99개로 줄였고 연말까지 약 80개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영업이익인 1859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AI(인공지능) 관련 사업도 조만간 빛을 볼 예정이다. 카카오는 '사용자를 위한 AI'라는 철학 아래 작지만 강력하고 효율적인 경량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내로 카카오톡 내에서 카카오맵·선물하기·멜론 등 주요 서비스를 연동해 실행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를 출시하고 온디바이스 AI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도 곧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카카오는 그룹 최초 전 직군 공개채용을 실시하고 국내 4대 과학기술원과 협력해 향후 5년간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정 대표가 취임 이후 4차례에 걸쳐 약 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직접 매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는 중이다.

김 창업자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과 만나 "오랜 시간 꼼꼼히 자료를 챙겨봐 주시고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해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