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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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려운 사람의 대출 금리가 더 높을까.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도 이런 문제의식을 가졌다. 부부인 두 사람이 쓴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원제:Poor Economics)에는 은행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쉽게 내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분석한 내용이 있다. 우선 은행 입장에선 이들에 대한 정보를 빠짐없이 수집하기가 어렵다. 만약 이들에 대한 대출 결정을 내리려면 더 많은 정보 확인이 필요하고, 연체 등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계속 예의주시하기 위한 비용이 생겨 이자를 높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원자들을 모아 만든 소액금융업체가 나선 이야기도 있다. 책에 소개된 인도 빈민 지역의 사례가 흥미롭다. 소액금융업체가 훨씬 더 저렴한 이자에 대출을 내주겠다고 해도 이들 중에 4분의 1만 대출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절반은 평소대로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는 대부업을 찾아갔다. 소액금융업체도 결국 연체
부동산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좀처럼 열이 식지 않는 부동산 시장에 정부가 '극약 처방'을 내놓으면서다. 상황이 달라졌다. 그동안 주택 공급부족에 따른 대세 상승론, 규제무용론을 외쳤던 전문가 중 이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상상을 웃도는 규제 강도에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는 시장 반응이 잇따랐다. 이재명 정부는 6·27 대출 규제와 9·7공급 대책에 이어 출범 넉 달 만에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특히 이번 10·15 대책은 여느 대책과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다. 수년간 시장 '피크아웃'(하락 전환)을 주장하다가 최근 잇단 대책에 상승론자로 돌아섰던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10·15 대책 이후 다시 하락론으로 돌아섰다. 그는 이번 대책에 대해 "특이점이 왔다"고 진단했다. 10·15 대책은 규제지역인 강남 3구·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 12곳 등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길어야... 40년?" 10여년전 한 보험회사의 광고문구다. '유병장수' 시대에는 병이 있더라도 오래 사니 대비가 필요하는 게 골자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의 기대여명은 21.5년이다. 노인(65세)이 되고 나서도 약 20년을 더 살아간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조사한 개인의 노후 최소 생활비는 월 136만1000원, 적정 생활비는 월 192만1000원이다. 인생이 1년 연장될 때마다 연간 생활비만 약 2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장수에 대한 기쁨보다는 걱정을 앞서게 한다. 노인 증가는 국가 재정도 뒤흔든다. 국민연금·건강보험 재정 고갈, 기초연금 예산 급증은 '장수 리스크' 단골 손님이다.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보험료(내는 돈)이 9%에서 13%로 단계적 인상되지만 2048년에 적자로 전환돼 2064년에는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건강보험료율은 7.19%로 10년 전 대비 약 1%포인트(P)가 오르지만, 내년에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홈플러스 임직원 및 이해 관계자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병주 MBK파트너스(이하 MBK) 회장이 여야 의원의 질타 속에 꺼낸 말이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의 수장인 그는 지난 3월 홈플러스가 긴급 기업회생 신청한 뒤 사실상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섰다. 그동안 홈플러스의 공동 대표인 김광일 MBK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에게 향했던 비난의 화살은 자연스럽게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김 회장에게 쏟아졌다. 이날 김 회장은 '책임'을 말하면서도 역설적인 '면피성 발언'도 했다. 홈플러스의 경영 문제에 대해 "제가 관여하는 파트가 아니다"라고 답하거나, "저희(MBK)는 대기업이 아니고, 저는 총수가 아니다", "회생결정 신청은 제 권한이 아니다"라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이는 홈플러스의 인수를 위해 자금을 일으킨 사모펀드의 역할에 충실했을 뿐 인수 이후 회사 경영은 전·현직 대표를 비
"저는 자민당 총재가 됐지만, 총리는 못 할 여자라는 소리를 듣는 불쌍한 다카이치입니다."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 신임 총재 다카이치 사나에가 당선 열흘 만에 자신의 '처지'를 이같이 밝혔다. 총재 선거가 치러진 4일까지만 해도 현지 언론은 앞다퉈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탄생 가능성을 조망했다. 실제로 60여년간 일본 정치 권력을 독점해 온 자민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는 게 그간 일본 정치의 '공식'이었다. 다카이치 이름 앞엔 늘 '여자 아베'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아베노믹스' 신봉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민당 내 가장 큰 아베 파벌이 다카이치를 돕고 있다는 점에서 여자 아베라는 별명은 든든한 정치자산이었다. 일명 '펀쿨섹좌'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가 대중 지지도는 더 높았지만 다카이치가 총재로 뽑힌 이유다. 자민당 총재 선출 방식은 국회의원과 권리당원, 광역단체장 등 당내 '조직' 투표에 가깝다. 총재로 뽑힌 다카이치가 이번엔 파벌에 '은혜'를 갚
주변에서 흔하게 보일 만큼 그동안 국내 전기차 보급은 꾸준히 늘었지만 정부 목표에는 한참 못 미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수소차 포함)를 총 450만대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올해 8월까지 달성률은 19%(85만대) 수준이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일부 완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남은 기간에 추가로 365만대를 보급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올해 상반기 등록 건수를 기준으로 추정하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은 연간 20만대 안팎 수준이라 5년간 총 100만대 보급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는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정부는 연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에 2035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840만~980만대(전체 차량 중 등록 비중 30~35% 이상)로 검토 중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전기차·수소차 보급량을 현재 대비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무공해차 등록 비중 목표를
전공의 1만여명이 수련병원을 떠나있던 1년7개월(지난해 2월~올해 9월) 동안 그들의 업무를 대신 처리하며 의료공백을 근근이 메꿔온 이들이 'PA 간호사'다. 그런데 전공의 상당수가 수련병원으로 돌아온 이후, 사표를 만지작거리는 PA간호사들이 부쩍 늘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간호협회가 지난달 22~28일 PA간호사 10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공의 복귀 후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복귀로 인한 향후 부서 이동, 업무 조정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 묻자 '매우 많이 불안하다'(응답자의 28.1%), '다소 불안하다'(25.9%) 순으로 나타났다. PA간호사 10명 가운데 5명 이상(54%)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 또 전공의 복귀로 인한 향후 부서 이동, 업무 조정 가능성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묻자, 62.3%(부정적 34.4%, 다소 부정적 27.9%)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이는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됐던 PA간호사들이
지구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올여름 전 세계는 사상 최악의 폭염과 국지성 폭우를 동시에 겪었다. 기후재난의 위험이 더 커켰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는 세계 평균을 웃돌고 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니다. 산업 구조, 기업 전략, 국가 경쟁력을 뒤흔드는 경제 변수이자 생존의 과제가 됐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은 산업부와 환경부로 나뉘어 있던 정책을 통합해 에너지·산업·기후 대응을 일원화한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전환, 기후재난 대응 등을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생겼다. 재생에너지 확대, 분산형 전원 확대,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 지원 등이 핵심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공급 체계 전환'과 '녹색산업 육성 전략'은 기후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국가 차원의 산업 리셋 선언이라 할 만하다. 세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
"원칙을 무시할 거면 차라리 국책은행, 국책카드 하나씩만 있으면 된다." 최근 만난 금융권의 한 CEO(최고경영자)는 대규모 신용사면, 저신용자와 지방에 금리 할인 검토 등 이재명 정부 들어 이어지고 있는 금융 정책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가 채무불이행자의 사회 복귀 지원이나 저신용자에 대한 배려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금융사가 돈을 벌어 사회공헌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질서를 허무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신용사면 논의가 대표적이다. 제도의 취지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채무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고 다시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사회적으로 필요하다.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일을 막는 사회 안전망 역할도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신용사면을 받은 286만여 명 가운데 95만 명 넘게 다시 연체자가 됐다. 세 명 중 한 명이 또다시 빚의 늪에 빠진 셈이다. 이번 조치로는 당장 약 29만 명이 새로 카드를 발급받
코스닥은 1996년 7월 개장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미국 나스닥을 본떴다. 지수 1000으로 출발해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열풍 속에 전성기를 누리며 한때 3000 고지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나스닥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성장주 시장이라는 영예 속에 출발한 코스닥이 내년이면 어느덧 서른 살을 맞는다. 이 기간 벤치마킹 대상이던 나스닥 지수는 1100대에서 최근 2만3000선을 바라본다. 코스닥 개장 당시 800대였던 코스피지수는 3400을 넘어섰다. 그러나 코스닥은 여전히 불안정한 성장기에 머물러 있다. 닷컴버블 이후 지수가 출발선이었던 1000을 넘은 것도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뿐이었다. 최근 지수는 800대 중반이다. 국내 증시 전반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대비 성장세가 더디다. 시장에서는 "지독한 아홉수에 걸린 것 아니냐"는 푸념까지 나온다. 아홉수는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 단순한 심리현상에 불과하지만, 코스닥은 시간이 해결해주리라는 보장이 없다. 증권가에
2022년 10월15일 토요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에 소재한 SK 데이터센터 지하 전기실에서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발생한 화재로 해당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카카오 서버 3만2000여대가 먹통이 됐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택시 등 '국민서비스'로 자리잡은 제반 서비스들이 멈췄다. 문제가 된 데이터센터에는 네이버(NAVER)도 입주했다. 서비스 복구에 수일이 걸린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빨리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두 회사의 차이는 이원화-이중화가 얼마나 잘돼 있는지였다. 네이버는 당시 판교 데이터센터 외에도 '각 춘천' 데이터센터에 서비스 가동을 위한 백업체계를 갖춘 반면 카카오는 그러지 못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임에도 DR(재해복구) 시스템이 서비스의 안정성을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정부는 카카오와 네이버 외에도 쿠팡, 토스 등 주요 플랫폼사 20여곳과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클라우드
K-바이오에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장 내달부터 의약품에 1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살펴봐야겠지만, 국내 바이오 기업의 수출 전략에 큰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도 K-바이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40% 이상 오를 정도로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불장'이다. 반면 주요 바이오 기업으로 구성한 한국거래소(KRX) 헬스케어지수는 13.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 일부 기업의 주가 급등으로 가능했다. 지지부진한 주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시장가치가 올라야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경영 전략 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바이오는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실제 코스닥 시장의 여러 바이오텍(바이오기술기업)은 시장가치 하락으로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며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K-바이오가 인내의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알테오젠의 부상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알테오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