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증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산세교 공동주택건설 현장 브릿지론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채권과 제주 애월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채권 등 DB증권이 지급을 보증한 800억원대 유동화증권 등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DB증권은 지난 3월 원금 기준 600억원 규모의 알피오산제이차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이하 전단채) 발행을 주관했다. DB증권은 사업장 부실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신용공여기관으로서 지급을 보증했다.
전단채를 발행한 최초 계획에서는 매달 채권을 상환하고 새로 발행하면서 그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현재 전단채는 제22회차로, 기초자산의 만기일이 약정에 따라 연장되면서 발행됐다.
기초자산은 오산 세교2지구 공동주택 개발 사업장의 브릿지론이다. 경기도 오산시 청학동 188번지 일원에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등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자금으로 원리금 손실이 가능한 트렌치B 대출채권이다.
사업장은 아직 본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전환하지 않았고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8월 사업계획을 승인받고 12월에 착공하기로 했지만, 절차가 길어졌다.
네오밸류가 해당 부지를 매입한 것은 2019년 4월. 쌍용제지가 매입한 뒤 공장으로 썼다가 그룹이 해체하면서 네오밸류가 공매로 낙찰받았다. 이후 인허가가 지연됐고, 시공·책임준공 계약을 맺었던 태영건설까지 워크아웃을 개시하면서 사업에 부침을 겪었다.
제주 애월읍 하귀리 아파트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 분양 사업에서 DB증권이 주관하고 신용도 제공한 원금 220억원 규모 유동화 전단채 역시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에는 425세대가 들어서기로 했는데, 424세대가 입주자를 찾지 못했다. 청약 당첨자들마저 계약을 포기하면서 대주단의 자금이 회수되지 않자 신탁사인 신한자산신탁이 전 가구를 공매에 내놨다. 경공매 포털 온비드에 따르면 우선수익자 요청에 따라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의 공매는 철회됐다.
DB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요건 강화로 충당금을 넉넉히 쌓아 왔다. 다만 개별 사업장 충당금 규모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다"면서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공매를 철회하고 재분양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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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증권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80억원으로 전년 반기 대비 300억원 가량 줄었다. 이 기간 기타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41억원에서 37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일반적으로 지급 보증하거나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미리 쌓아놓고 손실에 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