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위원 인터뷰 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보이면서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다. 이에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처와 필요성에 대해 의문 역시 제기되는 상황이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달러와 원화는 경쟁 상대가 아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개화한 이상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불가피하다"며 "다만 원화는 해외에서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외환 규제·은행 시스템 문제를 고려한 점진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비트코인 등 기존 디지털자산은 내재가치가 불분명하고 담보가 없어 변동성이 큽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나 현금 등 100% 담보 자산을 바탕으로 발행돼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합니다. 달러에 가치가 고정돼 1달러는 1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디지털 현금에 가까우며 현재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약 99%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입니다.
Q. 달러와 페깅된다면, 일반인 입장에서는 달러를 직접 쓰면 되는데 굳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해야 할 요인이 있을까요?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가치는 미국 밖에서 나타납니다. 브라질, 터키, 아프리카 등에서는 은행 계좌를 개설하기 어렵거나 달러 현금을 확보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만 있으면 달러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또 국경 간 송금에서 은행 대비 시간과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화폐로서 무역 대금, 에스크로, 토큰 증권 정산에 활용되며 금융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Q.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전체 시장에서 몇 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하나요?
▶현재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약 99%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며, 이 중 80%가 테더에서 발행하는 USDT와 서클에서 발행하는 USDC가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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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라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많이 늦은 건 아닐까요?
▶달러와 원화는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달러는 기축통화로서 국제 송금·거래에서 쓰이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결제, 토큰증권발행(STO), 가상자산 거래 등 특정 영역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국제 거래에는 달러, 국내 거래에는 원화라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싱가포르도 자국 통화와 달라 스테이블코인을 병행하며 운영합니다.
Q.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정부안은 다음 달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기국회 처리 시 내년 상반기 시범 발행이 가능하지만, 본격 상용화는 2027년 이후가 유력합니다.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엄격한 라이선스·가이드라인을 먼저 마련하고 소수 발행자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