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 지하철에서 불나면…헬기·드론 동원한 대비 훈련

청량리역 지하철에서 불나면…헬기·드론 동원한 대비 훈련

박진호, 김지현 기자
2025.10.23 17:15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서 시민들이 대피하는 모습. 이날 서울 동대문소방서는 동대문구청과 동대문경찰서 등과 함께 '2025 동대문구 안전한국훈련'을 진행했다. /사진=김지현 기자.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서 시민들이 대피하는 모습. 이날 서울 동대문소방서는 동대문구청과 동대문경찰서 등과 함께 '2025 동대문구 안전한국훈련'을 진행했다. /사진=김지현 기자.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역에서 청량리역으로 향하던 전동차 내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한 30대 남성이 인화성 액체를 뿌린 후 불을 지른 것이다. 객실은 금세 불길과 연기로 가득 찼다. 대피 방송이 나오자 승객들은 출동한 소방 등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벗어났다. 용의자는 도주하던 중 백화점에도 불을 질렀으나 출동한 경찰특공대에 검거됐다. 총 2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그중 4명이 사망했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소방서가 동대문구청, 동대문경찰서 등과 함께 진행한 '2025 동대문구 안전한국훈련'의 가상 시나리오 내용이다. 안전한국훈련은 재난 상황에서의 대응 역량을 키우기 위해 2005년부터 도입됐다.

이번 훈련에서는 지난 5월 말 발생한 지하철 5호선 객실 방화 사건을 주제로 삼았다.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전동차 객실과 백화점에서의 방화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 과정을 연습했다. 소방, 경찰, 구청 등 18개 유관기관에서 450여명이 참여했다.

주요 훈련 내용은 △재난현장 통합지휘체계 구축 및 긴급구조통제단 운영 △소방차 및 특수장비를 활용한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 △지하공간 내 인명 대피 유도 등이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서 진행된  '2025 동대문구 안전한국훈련'에 동원된 소방헬기 모습. /사진=김지현 기자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서 진행된 '2025 동대문구 안전한국훈련'에 동원된 소방헬기 모습. /사진=김지현 기자
실종자 수색에 드론 등장…고립 소방관 구조까지

오후 2시5분 소방차와 구급차가 화재 현장으로 진입했다. 청량리역 전동차 3호차 객실 내에서 방화범이 불을 질렀다는 신고가 접수된 지 5분 만이다. 이후 소방당국은 신속하게 화재진압과 인명대피 유도를 실시하고 대응1단계를 발령했다. 시민들은 △백화점 입구 △청량리역 1번 출구 △청량리역 광장 위쪽 계단 3곳으로 나뉘어 안내받아 대피했다.

방화 용의자가 도주하며 인근 백화점의 지하 2층 식당가에도 불을 질렀으나 경찰특공대가 진입, 방화 발생 30분 만에 그를 체포했다. 이날 화재를 진압에 투입된 인원은 총 120명, 장비는 28대다. 불은 오후 3시5분쯤 완전히 꺼졌다.

김성곤 동대문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오후 2시48분 초기 진압을 거친 후 특수구조대를 급파해 고립된 소방관을 구조했다"며 "오후 3시5분쯤 불을 완전히 끈 후 복구를 위해 구청으로 상황을 이양했다"라고 설명했다. 동대문소방서는 구청에 지휘권을 이양한 후 대응1단계를 해제했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서 진행된 '2025 동대문구 안전한국훈련'에서 도주하던 방화 용의자가 체포되는 모습. /사진=김지현 기자.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서 진행된 '2025 동대문구 안전한국훈련'에서 도주하던 방화 용의자가 체포되는 모습. /사진=김지현 기자.

헬기와 드론도 동원됐다. 백화점 9층 옥상에 착륙한 헬기는 의식이 저하된 40대 남성을 싣고는 병원으로 긴급이송했다. 특히 드론에는 △열화상 카메라 △줌 기능 △라이트 기능 등이 탑재돼 있어 실종자 수색 작전에 활용됐다.

김흥곤 동대문소방서장은 "이번 훈련은 실제 재난 상황에 준하는 대응 절차를 점검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앞으로도 철저한 대비 및 유관기관 간의 공조를 통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회부에 있습니다.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https://open.kakao.com/o/s8NPaEUg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