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후 밤거리 불꺼진 태백… '유흥가'에 중국 여성들이 몰려드는 이유

폐광 후 밤거리 불꺼진 태백… '유흥가'에 중국 여성들이 몰려드는 이유

전형주 기자
2025.10.16 16:33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강원도 태백시 유흥가에 중국인 여성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역경제가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영화 '따라지' 스틸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강원도 태백시 유흥가에 중국인 여성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역경제가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영화 '따라지' 스틸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강원도 태백시 유흥가에 중국인 여성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역경제가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태백 시내 룸살롱, 단란주점, 노래주점 등 상당수 유흥업소에 출근하는 도우미 대부분 중국 국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업소는 중국인 업주가 운영 중이며, 종사자 수는 최소 수백명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해 장성광업소에 이어 올해 도계광업소까지 문을 닫은 뒤 중국인 여성들의 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주로 관광비자(C-3)나 단기취업비자(C-4)로 입국하거나, 조선족의 경우 방문취업 비자(H-2), 재외동포 비자(H-4)를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길림성 출신 40대 여성 A씨는 "1년 전 안산에서 일하다 '태백이 돈이 된다'는 말을 듣고 왔다"며 "현재 다방에서 일을 하는데 도우미로 시간당 4만원, 두 시간에 7만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산둥성 출신 30대 여성도 "결혼비자로 6개월 전 입국했으나 태백으로 와 3개월째 다방과 단란주점 도우미로 일한다"고 했다.

단란주점과 다방, 룸싸롱 등 유흥업소가 비교적 많이 밀집한 태백시 중심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단란주점과 다방, 룸싸롱 등 유흥업소가 비교적 많이 밀집한 태백시 중심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다방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인 B씨는 "12명의 종업원들이 일하는데 대부분 중국 여성이고 나머지는 조선족"이라며 "수도권의 중간 업자를 통해 다방에서 일할 여성을 소개받지만, 불법체류 여부는 모른다"고 전했다.

태백시 측은 이들의 불법 체류 및 보건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며 보건·치안·노동질서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유흥업소 외국인 여성 증가 소문은 있으나, 행정적으로 체류자격 검증이나 건강검진 관리가 어렵다"며 경찰 및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합동 점검만 가능함을 토로했다.

태백경찰서는 "대부분 등록조차 안 돼 실태파악이 어렵다"며 보건·행정지도는 시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태백시민행동 관계자는 "태백 유흥가의 외국인 여성 종사자 증가는 도시의 공공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구조적 위기"라며 "행정의 손길이 모호한 제도 때문에 방치되면서 도시는 점점 위험한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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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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