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군 복무 시기 실제 연인에게 보낸 손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앞서 배우 고(故) 김새론의 유족은 고인이 중학교 3학년 때인 2015년 말부터 2021년 7월까지 김수현과 교제했다고 주장했는데, 이와 배치되는 증거가 나온 셈이다.
김수현의 법률대리인 고상록 변호사(법무법인 필)는 30일 "배우에게는 2016년부터 2019년 봄까지 교제한 실제 연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고 변호사는 "(김수현은) 2017년 10월 입대 후 2018년 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최전방 DMZ 수색대에서 복무했다. 군 시절 내내 틈날 때마다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했고, 매일같이 연인에 대한 마음을 글로 적었다"고 전했다.
그는 "2018년 1월2일 자대 배치 직후부터 시작된 일기는 같은 해 봄부터 연인과 일상을 공유하고 마음을 전하는 편지가 됐으며, 전역 직전인 2019년 봄까지 약 150여 개의 일기 형식 편지로 남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수현이 도난이나 분실로 인한 유출 위험 때문에 이 글들을 우편으로 발송하지 않았고, 대신 그렇게 모인 글을 휴가 때마다 들고 나가 연인에게 직접 보여주며 그 위에 연인이 수기로 답글을 적는 방식으로 교류했다"고 했다.
고 변호사는 2018년 4월6일 김수현이 작성한 편지 일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그간에 나를 돌아봤다. 나는 뭘 해줬고, 할 수 있었는지, 왜 그랬는지, 왜 부족한지, 계속 돌아오는 건 돌이킬 수 없는 미안함과 고마움이었다", "이제까지도 이렇게 어설픈 나의 말과 행동에 신경쓰고 노력하는 사람.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너무 쓰고 싶은 네 이름은 내가 너무 관심병사라서 못 쓰는 네 이름 너무 쓰고 싶다. 사랑한대요 내가", "나중에 내 군생활을 네가 다 했다고 떠들어야겠다" 등 내용이 담겼다.
고 변호사는 김수현이 김새론 등 동료 연예인에게 보낸 편지와 실제 연인에게 보낸 편지는 온도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는 "사랑한다" 등 명확한 표현이 쓰였다는 설명이다.
김수현이 고인에게 편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서는 "김수현은 늦은 나이에 최전방의 고립된 환경에서 복무하며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으로서 주변의 관심에 적응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연예인 동료·선후배들과의 동질감 속에서 안도감과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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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변호사는 "김수현은 시간이 날 때마다 밖에서 활동 중인 지인들에게 편지를 써 군 생활의 감상과 전역 후 복귀 의지를 전하며 배우로서의 소속감을 확인했으며, 고인에게 보낸 공개된 단 한 통의 편지도 그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수현이 김새론에게 편지에서 '보고 싶다'고 한 것 역시 평범한 군인의 상투적인 표현이라며 "민간인이 더 자세한 군생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자기검열적 판단과 하루빨리 휴가를 나가고 싶다는 군인의 심리를 드러낸 표현에 불과하다"고 했다.
고 변호사는 김수현의 일기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일기에는 모두 실제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담겼다.
2018년 7월30일
"나는 분명히 그녀와 내년 이맘 여행을 할 거다. 더 새롭고 여지껏 해보지 못한 것들. 그녀와 전부 할거다. 아직까지 모르는 모습. 할 수 없었던, 하지 않았던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우리는 멀리. 오래. 계속. 서로 더없이 아끼고 사랑하다가도 때로는 싸우기도. 화해도 토라지기도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
2018년 8월 3일
"날마다 부대에서 현타가 오지만 분명한 건. 입대 전보다 그녀에게 잘해주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쪽으로 머리를 쓰지 않고 그녀에게만 집중하고 그녀를 위하고 원하고 기다린다. 계속 그리워하고 보고싶어 하고. 그녀를 기분좋게 행복하게 … 만들 수 있는 것이. 굉장히 감사하고 있다. 또, 많이 반성하도 하고. … 너무 깊이 그녀에게 고맙고. 그녀가 나를 기다려 주는 것에 날마다 감사한다."
고 변호사는 "배우가 한때 연인과 주고받은 지극히 사적인 글들이 일부라도 대중에 공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일반인이라면 겪지 않아도 될 매우 이례적이고 곤혹스러운 일"이라며 "오늘 인용한 글은 모두 원본 그대로 수사기관에 제출되어 있으며 한 글자도 각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과정이 배우의 명예 회복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였고, 법률적으로도 일정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부득이 소속사를 통해 그 의미를 확인·파악하고 자세히 설명드리게 됐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수현에게 군 복무 시기 김새론이 아닌 다른 연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머니투데이 보도로 확인됐다. 김수현은 2016년쯤 같은 소속사 출신 배우 A씨와 만나 2019년 봄 3년 교제 끝에 결별했다. 전역을 석 달 앞둔 시점이었다.
연예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수현과 A씨 교제 사실은 연예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기 때문에 김새론을 동시에 만났을 가능성은 없다"며 "김수현과 A씨 사이 열애설도 몇 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수현이 군 복무하면서 A씨에게 편지도 자주 보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수현 측에서 A씨 입장이 난처해질 것을 우려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