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 - 산업에서 안전까지
AI(인공지능)를 둘러싼 전 세계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정부도 '모두의 AI'를 기치로 포용적이고 책임 있는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통용될 K-AI가 되기 위해 우린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주요국 AI 산업 현장부터 기업의 전략, 사용자의 안전까지, 지속가능한 K-AI 생태계 조성 방안을 모색해본다.
AI(인공지능)를 둘러싼 전 세계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정부도 '모두의 AI'를 기치로 포용적이고 책임 있는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통용될 K-AI가 되기 위해 우린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주요국 AI 산업 현장부터 기업의 전략, 사용자의 안전까지, 지속가능한 K-AI 생태계 조성 방안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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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홍수로 다 끝난 줄 알았어요. 모든 운송 시스템이 멈췄죠. 하지만 결국 아부다비 전시장에서 약 7000㎞ 떨어진 경기도 화성시 도로 위의 차량을 원격으로 운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그 결과 아부다비 합작법인이 탄생했습니다." 싱가포르 최대 상업지구인 래플스 플레이스에 위치한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싱가포르IT지원센터에서 만난 성동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이하 에이투지) 싱가포르 법인장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합작법인 설립까지 있었던 '뒷이야기'를 풀었다. 에이투지는 지난해 5월 UAE 국부펀드 자회사 바야나트의 초청으로 아부다비의 스마트 및 자율주행차량 산업 전시회 '드리프트엑스'(DriftX)에 참가하게 됐다. 한국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통째로 들여와 전시하는 한편 원격 운전 시연을 할 예정이었다. 에이투지에 대한 UAE 왕실의 관심은 지대했다. 그런데 폭우가 쏟아지며 항공편을 비롯한 모든 운송 시스템
싱가포르가 세계 최초로 AI(인공지능)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공식 시험도구로 'AI 베리파이'(AI Verify)를 선보였다. 전세계적으로 AI 광풍을 몰고 온 생성형 AI '챗GPT'가 출시된 건 2022년이지만 싱가포르는 4년 앞선 2018년부터 AI 윤리와 규제에 대해 논의했기에 가능했다. 리원시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 AI거버넌스·안전성클러스터 총괄(사진)이 이 과정을 주도했다. 리 총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원격화상 인터뷰에서 "AI를 사회 전반에 도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신뢰성(trust) 담보"라며 "싱가포르 AI 거버넌스의 핵심은 신뢰구축"이라고 강조했다. AI 베리파이는 IMDA가 싱가포르 개인정보보호위원회(PDPC)와 함께 만든 일종의 기업용 'AI 시험도구'다. AI 베리파이를 통과한 제품은 국가가 인증한 '믿음직한 AI'로 간주한다. AI 제품을 개발하거나 소유한 기업이라면 누구나 테스트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인사검증용 AI의 경우 특정 인종이나
"원하는 옷을 찾기까지 수천 개의 이미지를 봐야 하는데 너무 불편하잖아요."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서 만난 홍지원 예스플리즈AI(YesPlz AI) 대표(사진)는 "쇼핑이 불편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창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2018년 창업한 패션특화 멀티모달 AI(인공지능)스타트업 예스플리즈AI는 텍스트와 이미지, 스타일까지 딥러닝(심층학습)해 고객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한다. 기존 플랫폼에서 '반팔' '체크' '롱치마' 등의 단어로 상품의 특성을 검색했다면 예스플리즈AI의 솔루션은 몇 장의 사진만으로 단시간에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파악한다. AI에 다양한 스타일을 학습시킨 결과다. 홍 대표는 "우리 솔루션은 쇼핑몰에 하루 몇천 건씩 신규 업데이트되는 이미지를 10초 만에 주요 속성 30~40개로 분류한다"고 했다. 그는 "소매업자에게 쇼핑하기 불편하다는 의견을 줬더니 데이터가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여기서
연중 화창하고 맑은 지중해성 기후인 미국 실리콘밸리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분주한 사람들로 활기차다.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고 일이 끝난 후에는 '밋업'(MEET UP) 등 사모임을 조직해 네트워크를 쌓는다. 누구나 도전하고 실패해도 재기를 꿈꿀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응원하는 문화가 강하다. 이같은 실리콘밸리의 독특한 문화(DNA)는 퇴근 후 이뤄지는 소셜모임을 통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아가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을 자양분 삼아 창업생태계가 성장한다. 실리콘밸리의 문화에 대해 한기용 새너제이주립대 교수는 "미국 사회는 관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한국의 '정'과는 다른 개념으로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일이든 채용이든 성취하고 싶으면 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활성화된 창업생태계는 해당 국가의 미래 AI(인공지능), 디지털 혁신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실리콘밸리의 DNA를 전통문화가 강한 국가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실리콘밸리의 DNA를 옮겨올
"AI(인공지능) 핵심기술 측면에서는 한국이 미국·중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해도 AI로 돈을 버는 데는 '퍼스트무버'(FirstMover·선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AX(AI 전환) 현장형 인재를 키우고 성공사례를 만들어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합니다." 이지형 성균관대 AI대학원 총괄책임교수(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미국 AI 벤처기업들이 적자에도 주가만 오르면서 거품논란이 나온다. 중국 AI기업도 돈을 못 버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제 현장에서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돈을 벌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한 AI 인재확보에 대해 이 교수는 "AI 핵심기술 개발자, 서비스 개발자뿐 아니라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이들도 AI 인재에 포함해야 한다"면서 "AI 개발자와 AI 활용 전문가에 대해서는 양성·확보전략이 달라야 한다"고 했다. AI 개발자 등 핵심기술 보유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유출을 방지하는 한편 해외 전문가
# 태국 자스민그룹의 IT(정보기술)기업 '자스민테크놀로지솔루션'(JTS)은 태국어 LLM(거대언어모델) 플랫폼 구축프로젝트에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인공지능) 모델을 쓰는 대신 한국기업 컨소시엄(KT·업스테이지)과 손잡고 LLM 운영관리와 AI GPU(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 구축, 태국어 전용 'LLM 모델' 개발까지 원스톱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KT 컨소시엄이 태국의 요구에 맞게 현지역사·문화에 최적화한 AI를 제안한 게 주효했다. 한국형 AI가 하나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낸다. △미국의 오픈AI, MS, 구글, 메타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에 비해 한국 AI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틈새시장에서 미국·중국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대표 AI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NAVER)는 지난해 9월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랩스와 함께 '팀네이버'를 꾸려 사우디아라비아
"AI(인공지능)는 법률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부정확한 정보에 의한 분쟁 가능성도 높입니다. 안전과 기회 사이에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스 산호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탈리 허 변호사는 AI로 인해 근무환경이 빠르게 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로 실리콘밸리에서 IP(지식재산권) 소송을 주로 다룬다.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 업체인 중국 BOE에 맞서 크게 승소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그가 맡았다. 허 변호사는 AI로 인해 '법률서비스의 민주화'가 이뤄지는 동시에, 또다른 법적 분쟁의 불씨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는 "최근 고객들이 AI로 법적 문서 초안을 작성해서 맞는지 확인해 달라는 경우가 많다"면서 "AI가 단순 업무를 담당하고 변호사들은 전략적 기여에 더 집중한다"고 말했다. AI 덕에 누구나 계약서를 쉽게 작성하게 됐지만, 또다른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AI
"AI(인공지능) 생태계가 성장하려면 혁신과 거버넌스 간 균형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책임 있는 혁신을 장려하는 겁니다." 글로벌 빅테크 IBM 싱가포르 지부를 이끄는 탄 시우산 IBM 싱가포르 사장은 이달 초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신뢰할 수 있는 윤리적 AI를 개발한다는 IBM의 목표를 실현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IBM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정부 기관 및 교육·금융계와 AI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 중이다.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PDPC)가 2022년 내놓은 세계 최초의 AI 신뢰성 검증 도구인 'AI 베리파이'(AI Verify)에도 관여했다. AI 베리파이는 기업이 자사 AI 제품의 투명성, 신뢰성, 설명 가능성 등을 국가가 제시한 객관적 지표를 통해 검증할 수 있는 싱가포르 정부 공식 프레임워크다. IMDA 산하 비영리조직인 AI 베리파이재단(AIVF
기업 가치를 1년 만에 4배 가까이 올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라이터'(WRITER)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발판으로 싱가포르를 택했다. '최우수 AI 인재'를 유치하려는 싱가포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용덕(더그 강) 라이터 아시아태평양일본지사 부대표는 지난달 25일 싱가포르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라이터가 아시아 지역 핵심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택한 건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때문"이라고 밝혔다. 라이터는 기업을 겨냥한 AI 에이전트를 개발·공급하는 AI 스타트업이다. 고객사의 업무 동향과 수요에 맞춰 해당 기업에 '완전히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를 제공한다. 스포티파이, 핀터레스트, 우버, 로레알 등 굵직한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2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지 약 4년 만에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현재 기업 가치가 1
"전 세계에서 우수한 AI 기업들이 싱가포르로 몰리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최대 상업지구인 래플스 플레이스에 위치한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싱가포르IT지원센터에는 아시아-태평양 권역으로의 진출을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 8곳이 입주했다. 각 사무 공간은 2~3명이 근무할 수 있는 크기다. 다국적 직원이 바쁘게 오가는 복도에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각종 언어가 뒤섞여 들린다. 지난달 26일 이곳에서 만난 성동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이하 에이투지) 싱가포르 법인장은 "최근 동남아시아의 대표 앱(어플레이케이션) '그랩'(Grab)과 싱가포르 최초 자율주행셔틀을 개시했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진출도 확정됐다"고 했다. 에이투지는 2018년 설립된 국내 대표적인 자율주행차량 기업으로 지난해 싱가포르IT지원센터에 입주했다. 에이투지는 지난해 싱가포르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덕에 '로컬 기업'으로 인정받는다. 성 법인장은 "싱가포르에서는 현지 기업의 지
"가비지 인, 가비지 아웃(Garbage In, Garbage Out)', 중요한 것은 데이터 품질"-정은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교 교수 "한국이 잘 하는 걸 계속 잘하는 게 좋다."-윤성희 에루디오바이오 한국 대표 "농기계는 사서 쓰고, 좋은 곡식을 얻으려면 씨앗인 데이터 주권이 중요하다."-피터 배 KIC 실리콘밸리 센터장 미국과 싱가포르, 한국에서 만난 AI(인공지능) 전문가들이 한국의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차별성'을 강조했다. 특히 세계 각국의 AI 기술이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급속도로 발전하는 지금, 차별화 요소는 한국만의 '데이터'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에서 14억 인구 생체정보를 바탕으로 안면인식, 무인시스템 등 AI 기술이 급성장한 것이나, 미국 국방 데이터에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가 탄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 교수는 "쉽게 볼 수 있거나 돈 주고 살수 있는 데이터는 기존 AI가 모두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며 "앞으론 쉽게 구할 수 없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들어서자 지붕에 태엽을 감은 듯한 흰색 차량이 매끄럽게 도로를 누비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차량 전후좌우, 지붕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카메라·스캐너를 단 자율주행차, 구글의 '웨이모(Waymo)'였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방문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를 타기 위해 멈춘 차량에 다가갔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앱 기반의 철저한 예약제여서다. 미국 현지 번호 없인 앱 가입이 되지 않았다. 다행히 지인 도움으로 웨이모를 얻어탈 수 있었다. "웨이모 운전 잘해요. 여기선 일상이죠"라던 지인의 이야기처럼 웨이모는 노란 신호등에 어김없이 정차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모범 운전수였다. 유령이 조작하는 듯 저절로 돌아가는 핸들에 놀라 안전벨트를 그러쥔 것도 잠시, 90도로 꺾이는 도로와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높은 언덕, 파란불 끝자락에 뛰어드는 보행자까지 침착하게 대응하는 웨이모에 금세 안도감이 들었다. 방심해 안전벨트를 풀면, 즉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