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25 국정감사] 침대 부족해 승조원 3명이 침대 2개 돌아가며 사용
해군의 핵심 전력인 잠수함의 승조원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전역하는 사례가 급증해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잠수함 승조원 약 240명이 전역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양성되는 인원이 80~100명인 점을 고려하면 가까스로 인원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잠수함 승조원의 유출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족한 보상 등에 따른 '복무 염증'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황 의원은 지적했다. 잠수함 승조원은 1회 작전 임무 시 약 3~4주 간 외부와 단절된 밀폐된 공간과 수백m의 심해 등 위험한 환경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의 일 근무시간은 당직 8시간, 훈련·정비 4시간 등으로 약 12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휴식 시에도 좁고 개방된 거주 공간으로 인해 사생활 보장이 극도로 제한된다고 한다.
위생 환경은 더 심각한 실정이다. 좌변기 1개당 15~25명이 이용해야 한다. 승조원 1인당 거주 공간은 손원일급 잠수함 4㎡(1.2평), 장보고급 잠수함 3.6㎡(1.1평)으로, 교도소 독방 최소설계기준(5.38㎡·1.63평, 법무시설기준규칙)보다도 열악하다.
또 침대가 부족해 승조원 3명이 2개의 침대를 돌아가며 사용하는 '핫 번킹'(Hot Bunking) 방식이 일반적이다. 실내 공기는 이산화탄소가 대기의 8.3배, 일산화질소는 2.9배에 달해 만성피로와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황 의원은 "잠수함 승조원들은 교도소 독방보다 열악한 처우에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잠수함 승조원들은 필수 전략자산이자 핵심 인력이고, 1인당 연간 수천만원의 교육비를 들여 양성한 전문 인력"이라며 "장려수당 등 파격적인 수준의 보상 확대와 근본적인 복무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