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이재명 대통령이 "누구보다 공명정대해야 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질서 유지와 사회 기강을 확립하는 데 쓰라고 (국민들이) 맡긴 공적 권한을 동원해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을 덮어버리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해 만들어서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이러한 행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기강 문란 행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정기관들의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이 그 실상을 보고 참으로 입을 벌릴 정도로 놀라고 있다"며 "철저히 그 진상을 밝히고 잘못들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하게 처리하고 단죄해야 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든 공직자들의 권한은 주권자인 국민들로부터 온 것이고 오로지 주권자를 위해서, 주권자의 통제와 감시 아래 공정하고 정당하게 행사돼야 되는 것"이라며 "특히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사정기관 공직자들의 공적 권한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소금과 같은 최후의 보루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 질서와 기강을 유지하라고 준 권한을 기강을 파괴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데 사용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모든 공직자들이 이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최소한 이 순간부터는 공적 권한을 이용해 억울한 사람을 만들거나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쿠팡 자회사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문지석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장검사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3월7일 엄희준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9분여간 폭언하며 대검찰청에 감찰을 지시하고 사건 재배당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검사는 지난 15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엄희준 전 지청장과 김동희 당시 차장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했다. 이에 엄 전 지청장은 지난 17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문 검사의 주장은 악의적 허위로 무고에 해당한다"며 "당시 주임 검사가 기소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고 그 의견을 존중해 신속히 마무리하자고 한 것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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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시절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는 이날 법사위 국감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지시로 술이 담긴 페트병이 검사실로 반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했다.
반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날 "박상용 검사실 1313호 영상 녹화실에서 (술을) 마셨다"고 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4월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의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62차 공판에서 술 회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주목하는 'K(케이)-이니셔티브'의 지평이 'K-방산(방위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의 수주 잔고가 상반기 기준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고 하고 방산 수출 규모도 오는 2030년에는 20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대적인 예산 투자와 과감한 제도 혁신, 긴밀한 글로벌 연대를 바탕으로 세계 방위산업의 미래 지도를 우리 손으로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며 "남에게 기대지 않고 우리의 자주적 방산 역량을 확고히 해야 우리 손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국민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일은 유엔(UN·국제연합) 창립을 기념하는 국제연합일"이라며 "1945년 유엔 창설 이후에 국제사회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어 왔지만 전후 80년인 올해 세계 질서는 탈냉전 이후에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냉전의 장벽을 넘었던 서울올림픽처럼 세계가 다시 상생과 협력의 지혜를 모으는 새 장을 열어야 한다"며 "특히 인공지능(AI) 전환, 인구구조 변화 등 인류의 공통 도전과제를 다자주의적 협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앞장서야겠다"고 했다. 한국이 의장국으로 개최하는 APEC 정상회의는 오는 31일~다음달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