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하 트럼프)이 그린란드 매입 문제를 꺼낸 것은 처음도 아니고 가볍게 다루는 주제가 아니다. 우리는 항상 보는 메르카토르 도법의 세계지도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린란드의 정확한 위치를 잘 모른다. 그린란드의 실제 위치는 지구본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린란드는 미국과 러시아의 중간 지점에 있다. 특히 러시아의 국력이 집중되어 있는 모스크바 중심의 서부지역과 뉴욕, 워싱턴의 미국 동부지역 중간쯤이다. 러시아 동부에는 핵미사일을 포함한 러시아의 전략자산들이 있다. 마하10 정도의 속도로 비행하는 핵미사일이 미국 동부에 닿는데 약 30분이 걸린다. 지금은 캐나다 동부 상공에 왔을 때 요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데 그린란드가 미국 영토가 되면 10분 내 일찌감치 1차 요격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방어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트럼프 취임식날 미국에 도착해서 3주를 지내고 왔다. 그 3주 동안 마치 3년이 지나는 것처럼 많은 일을 하는 것을 현지 언론을 통해 잘 보았다. 대통령직을 전에 한 번 수행했고 정권인수팀이 열심히 준비했다고 쳐도 빛의 속도다. 벌써 50건이 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대부분 언론과 방문객들 앞에서 서명하고 질의응답을 한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아무도 이렇게 한 사례가 없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의 첫 100일 평균이 20건이었다. 트럼프 자신도 지난 임기에는 첫 100일간 30건 정도를 발령했다.
특히 정부의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 일론 머스크에게 맡긴 작업은 초고속으로 진행되면서 무수한 비효율과 비리가 드러나고 있다. 순식간에 자리를 내놓게 된 연방공무원이 수천 명이다. 민주당은 공직자가 아닌 머스크가 근거 없는 권한을 휘두른다고 공격 중인데 대통령의 특별 조치로 하는 일이고 선거 때부터 공약했을 뿐 아니라 미국 영토 출생자가 아니어서 나중에 대통령선거에 나갈 수도 없는 머스크가 무슨 생각으로든 자기 사업을 축내면서 나라에 봉사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다. 머스크 캐릭터가 비호감인 것도 이유일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매사 정치보복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제3자 입장에서 보면 지난 민주당 정부, 그리고 이전의 여러 정부가 지나치게 국고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 같다. 거액의 나랏돈이 여기저기로 새어나갔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머스크는 일단 사무실을 폐쇄해서 정보가 파기되는 것을 막고 대량으로 해고를 한다. 순순히 떠나는 경우 인센티브도 있다.
미국은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나라다. 국고가 투입된 해외사업의 관리는 원래 어렵다. 정부예산은 나라 밖에서 집행되는 경우 관리에 한계가 있고 사후점검도 쉽지 않은데 이제 이런저런 문제가 드러난다. 난맥상도 들추어진다. 연 예산 400억 달러, 직원 수 1만여 명이 넘는 해외원조기관 미국국제개발처(USAID)가 전격적으로 폐지되었고 2월 8일부터 아무도 건물에 출입할 수 없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런저런 수법으로 국민의 혈세를 빼먹은 것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머스크는 USAID를 범죄조직이라고까지 부른다. 정치적인 의도가 없지는 않겠지만 제3자의 눈으로 볼 때 전 정부가 잘한 것이 별로 없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난리가 났다. 현장으로 달려가서 지시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을 모욕하고 그런 장면들이 영상에 고스란히 잡히는데 오히려 보여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들은 지지자들 점수를 따겠지만 참 품격 없고 막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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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스포츠인의 여성 경기 참가도 금지되었고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도 해제되었다. 그동안 ESG, DEI 열심히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효율성 차원에서 그다지 설득력도 없고 사회적인 갈등만 늘어났을 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사업과 인력들에 거액의 국고가 투입되었다. 트럼프는 이념과는 별도로 그 모든 사업이 낭비적이고 적지 않은 불법·횡령을 발생시켰다고 본다.
남의 나라 속사정을 잘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일하는 정부다. 트럼프는 마치 축지술을 쓰는 것처럼 전국을 다니면서 새 정권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고 이스라엘 총리, 일본 총리는 벌써 발 빠르게 워싱턴DC에 다녀갔다. 일본은 1조 달러 투자 패키지를 내놓았다. 그래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결국 접어야 했다.
캐나다와 남미 국가들에는 무지막지한 관세 폭탄을 주저없이 투하한다. 사실 이 문제는 무역보다 마약이 초점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통해 들어오는 펜타닐이 한 해 수십만 명의 미국인을 죽이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방관하지 말고 자국의 역량을 동원해서 그 반입을 막으라는 압박이다. 원래 어떤 나라든 국민의 나라 밖 범죄에는 관심도 떨어지고 잡을 힘도 별로 없다. 트럼프는 그건 알겠는데 너희 나라에서라도 확실히 잡으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그 나라 공무원들의 부패에 대한 의심도 있다.
가자지구 개발계획도 나왔다. 폐허가 되어서 사실상 사람이 살기 어렵게 된 가자를 정비해 하마스도 축출하고 주민들도 나은 생활을 하게 하자는 제안이다. 이스라엘은 어리둥절하면서도 반색했고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은 일제히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트럼프 진영은 부동산개발업자가 본색을 드러냈다고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일가에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지는 알 수 없어도 트럼프는 중동 문제의 해결책으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믿는 것 같다. 그 외 온갖 일이 불과 3주 만에 전개되었다. 트럼트 정부가 일하는 정부인 것은 일단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