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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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5.10.23
  • [새책]넥스트 씽킹 外
    [새책]넥스트 씽킹 外

    ▲넥스트 씽킹노벨 물리학상 수상 물리학자 솔 펄머터, 철학자 존 캠벨, 심리학자 로버트 매쿤이 인류의 난제들을 해결할 지혜를 찾아보자는 취지로 쓴 책이다. 저자들은 과학적 사고법과 과학적 낙관주의에 기반한 생각도구들을 제시한다. 노승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2만3000원▲가까스로-있음사회학자인 김홍중 서울대 교수는 기후위기와 제6의 대멸종이 임박한 지금 인간의 실존을 ‘가까스로-있음’이라는 표현으로 규정하고 파국을 횡단하기 위한 사유를 펼친다. 2022년 타계한 프랑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의 이론을 면밀하게 살핀 책이다. 이음. 3만3000원▲북받친밭 이야기북받친밭은 제주 4·3사건 당시 제주 사람들이 숨어 지낸 곳이다. 그림책 작가 김영화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수십 차례 이곳을 찾은 뒤 당시 사건을 높이 2.7미터, 길이 17미터 크기의 세필화를 그렸다. 책은 이 그림을 축소해 병풍 형태로 담았다. 이야기꽃. 3만2000원...

    2025.09.25 20:21

  • [그림책]꿈을 잃고도 괜찮은 척  하는 당신에게
    [그림책]꿈을 잃고도 괜찮은 척 하는 당신에게

    뉴욕의 ‘차가운 도시 남자’ 알렉상드르. 그는 225번가 340번지 3층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 욕실 거울을 들여다보며 주름이 새로 생겼는지 살폈다. 그런 다음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시계추처럼 오직 세 단어 ‘지하철, 일, 잠’만을 오가며.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퇴근길에 알렉상드르는 집보다도 큰 곰과 마주쳤다. 곰은 자기를 모르겠냐고 물었다. “나야 나, 곰돌이! 나를 맨날 그렸으면서 몰라? 너야말로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넌 화가가 되고 싶어 했잖아?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알렉상드르는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 아무 일도 안 일어났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다음날부터 곰돌이는 ‘알렉상드르 꿈 되찾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괜찮은 척’ 살아가는 그에게 “언제까지 그런 척만 하면서 살 건데?”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성공한 모습’의 알렉상드르는 지금의 삶도 나쁘지 않다고 자위하며 곰의 호소를 애써 외면했다. 혼자로...

    2025.09.25 20:21

  • [책과 삶]재난 복구, 죽은 자와 산 자 모두를 위한 최선이란
    [책과 삶]재난 복구, 죽은 자와 산 자 모두를 위한 최선이란

    2002년 영국의 한 민간 재난 관리 업체에 근무하고 있던 저자에게 한 가지 임무가 맡겨진다. 이라크 파병 군인들의 사망을 대비하기 위한 안치소를 짓는 일이다. 시신 운반용 가방 500개, 관 700개, 관 안감 750개, 국기 750개, 화학적으로 오염된 시신 운반용 가방 250개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비밀이다.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2003년의 일이고, 당시 영국 정부는 이 전쟁과 자국 군대의 파견을 미리 예상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안치소를 미리 짓는다는 건 재난 대응 차원에서는 훌륭한 계획이었지만, 반전 시위가 한창이었던 당시에 알려졌다간 호된 비판”을 받을 일이었다. 저자는 해당 업무에 대해 가족에게조차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준비에 들어간다.영국의 재난 복구 전문가인 저자가 9·11테러, 코로나19 팬데믹 등 자신이 경험한 재난 현장의 기록을 개인적인 이야기와 엮어 풀어낸 에세이다. 전쟁처럼 시작과 끝을 인간이 결정하는 어떤 의미에서 준비가...

    2025.09.25 20:13

  • [책과 삶]음모론·편가르기…나치가 남긴 것들
    [책과 삶]음모론·편가르기…나치가 남긴 것들

    인간에겐 이런 성향이 있다. 세상을 ‘그들과 우리’로 나눈다. 영향력을 가진 누군가는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인간의 이 같은 성향을 증폭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쉽게 ‘식별’되는 집단은 쉽게 ‘희생양’이 된다.이런 심리도 있다. 무언가에 대해 가진 확신을 좀체 바꾸려 하지 않는다. 확신을 가진 누군가에게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해보라. 그러면 그는 당신을 외면한다. 사실자료와 수치를 보여줘도 여전히 그는 의심한다. 논리적으로 이야기해도 그는 요점을 이해하지 못한다.설명을 들으며 주변의 누군가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이 같은 특징들은 누구에게서나 발현될 수 있는, 인간이 가진 심리적 취약성이다. 심리적 취약성이 특정한 역사적 조건과 맞물리면 상상하기도 끔찍한 비극적 결과가 초래되기도 한다. 나치의 만행이 가능했던 것도 그래서다. 평범한 독일 사람들이 어째서 유대인을 쫓아내고 절멸하는 것을 용인했을까. 상식과 교양을 가진 사람들이 왜 나치의 선동...

    2025.09.25 20:13

  • [책과 삶]그 여자, 상처를 통해 타인을 읽었다
    [책과 삶]그 여자, 상처를 통해 타인을 읽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초능력이다. 그런데 마음을 읽는 매개가 상처를 통해서라면? 그러니까 몸의 외피 어딘가가 찢겨져 드러난 속살에 접촉해야 발현되는 능력이라면 어떨까. 그 능력은 축복일까 재앙일까.보육원에서 자란 한 여인에게는 이런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친구의 상처를 손으로 감쌌을 때 친구의 기억과 감정들이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온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능력을 알게 된다. 우연히 그 능력을 알게 된 남자 문오언은 그녀를 숨길 거대한 저택을 짓고 고단한 삶을 살던 그녀에게 새로운 이름과 삶을 선물한다.사업가로 알려져 있지만 오언은 사실 호텔 경영 회사로 위장한 범죄조직에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다른 이들에게 잔인한 행동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자신에게만은 따뜻한 호의와 배려를 보여주는 그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오언이 돌이킬 수 없는 배신을 저지르면서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다. 상처받은 그녀는...

    2025.09.25 20:13

  • [책과 삶]김동인·고대수…왕십리에 삶 한 조각 떨구고 간 사람들
    [책과 삶]김동인·고대수…왕십리에 삶 한 조각 떨구고 간 사람들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김소월이 1923년 발표한 시 ‘왕십리’의 한 구절이다. 김소월은 왕십리에서 하숙을 하며 작품활동을 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현재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소월아트홀도 이 같은 김소월과 왕십리의 인연으로 이름 붙여진 것이다.그런데 왕십리에는 김소월처럼 유명한 시인 외에도,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사연이 잠들어 있다. 저자는 왕십리에 ‘자기 삶의 한 조각을 떨구고 간’ 22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택견 명인, 만담가, 독립운동가 등 저마다 삶의 모습이 다양하다.오늘날 왕십리역은 지하철 2·5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다. 그런데 조선시대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고 한다. 당시 광희문 밖을 왕십리로 통칭했는데, 밭작물을 재배하던 농경지 아니면 공동묘지였다. 그래서 광희문은 ‘시구문’(시체를 내가는 문)으로도 불렸다. 그러다 보니 왕십리는 유독 마...

    2025.09.25 20:13

  • [새책]복안인 外
    [새책]복안인 外

    섬처럼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덮쳐 엉망진창이 된 대만을 배경으로 와요와요에서 온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기도 하는 작가는 2008년 대만 정부의 석유화학 단지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면서 이 소설을 구상했다. 우밍이 지음. 허유영 옮김. 1만8800원▲숲의 신유서 깊은 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녀 바버라의 실종 사건으로 시작되는 소설. 지도교사 루이즈는 책임을 피하려고 지난밤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실을 숨긴다. 사람들은 소녀를 찾기 위해 숲으로 들어가고 숲이 간직한 진실이 하나둘 드러난다. 리즈 무어 지음. 소슬기 옮김. 은행나무. 2만1000원▲에일리언 클레이성간 이동이 가능해진 미래, 권위적 글로벌 정부인 ‘통치부’가 외계 행성 개척을 주도하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 소설. 작가는 2016년 아서 C 클라크상을 받은 SF 소설계의 거장이다. 이 작품으로 필립 K 딕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에이드리언 차이콥스...

    2025.09.25 20:13

  • [책과 삶]재야생화, 자연의 ‘예측 불가능성’을 받아들이라
    [책과 삶]재야생화, 자연의 ‘예측 불가능성’을 받아들이라

    재야생화, 다시 야생으로, 야생의 귀환, 활생으로 번역되는 ‘리와일딩(rewilding)’은 야생이 제대로 돌아와야 자연도 회복된다는 자연 보전 패러다임이다. 등장한 지 3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자연을 대하는 새로운 세계관이자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리와일딩 ‘안내서’라고 할 수 있는 책에선 리와일딩의 의미와 의의, 역사와 최신 연구, 해외 사례와 한국의 현장까지 읽기 쉽게 풀어낸다.야생이란 무엇인가. 책에선 대표적인 속성으로 ‘자율성’을 꼽는다. 리와일딩은 “자연이 제대로 회복되어 알아서 잘 굴러가도록 하는 일이다.” 막연할 수 있는 지점이 ‘리와일딩’과 ‘복원’의 차이다. 사라진 종의 재도입을 추구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리와일딩은 자연의 ‘예측 불가능성’을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과거 ‘특정 시점의 종 복원’을 목표로 하는 복원 생태학은 예상외로 어떤 종이 우점하면 개입하지만, 리와일딩은 ...

    2025.09.25 20:13

  • [점선면]“혹시 살아올까 문도 못 닫았다”···한강 ‘소년이 온다’ 너머의 광주
    [점선면]“혹시 살아올까 문도 못 닫았다”···한강 ‘소년이 온다’ 너머의 광주

    “여기 계신 분 중에 이 얘기를 그냥 이야기로 듣고 계신 분은 없겠죠? 이게 실제 일어난 일이거든요. 더 참담했던 일이고요.”지난 20일 광주 옛 상무대로 가는 답사단 버스 안. 1980년 5월 상무대(군교육대)에서 사진병으로 근무했다는 김강석씨(68)의 말투에는 조심스러움이 묻어났습니다. 지난 40여년 그가 5·18 민주화운동 얘기를 꺼낼 때마다 마주했던 무관심과 냉대의 흔적인데요. 당시 군의 만행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는 김씨마저 머뭇거려야 할 정도로 5·18은 여전히 왜곡과 폄훼가 낳은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가 지난 20일 <민주주의 지켜온 ‘5월 정신’ 광주 답사>를 떠난 이유입니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 이후 우리 사회 민주적 회복력의 근간에 5·18 정신이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는데요. 불행히도 이번 불법계엄을 통해 5·18에 대한 곡해가 여전히 존재하고, 그것이 12·3을 정당화하려는 논리...

    2025.09.25 07:00

  • 버지니아 울프 25세에 쓴 미공개 원고 발견···다음 달 출간 예정
    버지니아 울프 25세에 쓴 미공개 원고 발견···다음 달 출간 예정

    영국의 유명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출간하지 않은 첫 번째 소설 원고가 발견됐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1일(현지시간) 울프가 1907년에 완성한 소설 <바이올렛의 삶>이 다음 달 7일 출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울프가 25세에 쓴 <바이올렛의 삶>은 거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세 편의 희극적인 단편을 모은 소설이다. 울프가 생애 최초로 출간한 소설인 <출항>보다 8년 전에 쓰인 것이다.주인공인 바이올렛은 놀라운 힘으로 바다 괴물과 사회적 관습 등을 모두 제압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 인물은 울프의 실제 절친한 친구였던 바이올렛 메리 디킨슨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이 소설에서 주인공 바이올렛과 친구는 “자기만의 오두막을 갖는 것은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하는데, 이는 울프의 에세이 <자기만의 방>을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다.앞서 학계에는 미완성된 <바이올렛의 삶>의 초안만 뉴욕 공립 도서관에 남...

    2025.09.22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