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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5.10.23
  • [새책] 메모의 순간 外
    [새책] 메모의 순간 外

    메모의 순간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로 많은 지지를 받은 저자가 메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대신 ‘무엇을 기억하지 않을 것인가’의 관점에서 메모에 대해 사유한다. 메모를 완전히 다르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책. 김지원 지음. 오월의봄. 1만8000원질서 없음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패권 경쟁, 중동 분쟁, 민주주의 위기 등 무질서해 보이는 지정학적·경제적·정치적 충격들이 ‘에너지’ ‘금융’ ‘민주 정치’라는 역사의 세 가지 물줄기가 얽혀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논증한다. 헬렌 톰슨 지음. 김승진 옮김. 윌북. 2만9800원애플 인 차이나중국은 애플이 중국 노동자를 착취할 수 있게 허용했고, 중국은 그런 애플을 착취해 기술패권에 다가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기자인 저자가 심층취재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 산업과 기술패권의 지각변동을 보여준다. 패트릭 맥기 지음. 이준걸 옮김. 인플루엔셜. 3만2000원...

    2025.10.09 20:19

  • [금요일의 문장]그자가 죽어야 하는 이유? 이 전쟁의 주인이니까
    [금요일의 문장]그자가 죽어야 하는 이유? 이 전쟁의 주인이니까

    “이라크는 엿 먹으라고 하고. 여기는 미국이야. 미국이 미국과 싸우고 있는 거지. 무슨 말씀입니까? 내전이야, 브릭.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 … 그자는 왜 죽어야 하는 거죠? 그자가 이 전쟁의 주인이니까. 이 전쟁을 만들었고, 지금 벌어지는 일이나 앞으로 벌어지려는 일이 모두 그의 머릿속에 있으니까. 그 머리를 제거하면 이 전쟁은 멈추는 거야. 간단한 거지.” <어둠 속의 남자>, 북다오언 브릭은 어느 날 깊은 구덩이에서 깨어난다. 오언이 눈뜬 곳은 2000년 대선 이후 내전으로 분열된 가상의 미국이다. 그는 곧 알게 된다. 자신이 이야기의 일부라는 것을. 이야기를 쓴 사람은 은퇴한 문학평론가 오거스트 브릴이다. 아내를 잃고, 자신도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는 신세가 된 그는 버몬트의 집에서 요양하며 불면의 밤을 지낸다. 오거스트는 상실과 고통을 견뎌내기 위해 이야기를 쓴다. 그러나 이야기 속 전쟁이 격화될수록 이야기 안의 이들이 겪는 고통은 커진다. 결국 오...

    2025.10.09 20:19

  • [그림책]‘침묵의 시대’를 살아낸 아이의 기억
    [그림책]‘침묵의 시대’를 살아낸 아이의 기억

    지금 40대들도 ‘독재’를 들어봤을 뿐 당시를 기억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윤석열의 ‘21세기 계엄’으로 교과서에서나 보던 독재에 대한 공포를 체감하게 됐고, 탄핵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 산교육이 따로 없었다. 하물며 아이들에겐 어땠을까. 이들에게 독재라 함은 게임 금지, 다툼 금지 이 정도가 다였을 텐데 말이다.<독재자 이야기>는 포르투갈에서 나고 자란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48년간 이어진 지독한 독재의 끄트머리를 살아낸 안토니우의 기억이고, 증언이다.“엄마는 가끔 말해요. 식탁에서 정치 이야기는 안 돼!” 안토니우는 정치가 독재자 안토니우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필 이름이 같은 이 독재자는 1932년 총리에 올라 1970년 사망할 때까지 반대 세력을 감시하고 억압했다.“선거는 나라를 다스릴 당을 뽑는 것인데, 왜 안토니우의 당 하나밖에 없는 거죠?” 엄마가 삶은 감자를 곁들인 대구 요리를 해줄 때 다른 음식을...

    2025.10.09 20:19

  • [책과 삶] 사랑과 폭력의 공존, 억압을 증언하는 몸
    [책과 삶] 사랑과 폭력의 공존, 억압을 증언하는 몸

    어린 시절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어른이 되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홉 살의 어린 나이에 겪었던 가정 폭력과 사회 불평등은 사회적 성공을 이룬 뒤에도 삶을 구속했다고 저자 키에스 레이먼은 밝힌다. 레이먼은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에서 나고 자란 흑인 남성으로,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헤비>는 어머니를 향한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당신’이라고 호명되는 어머니는 미시시피 지역의 흑인 정치 담론을 주도하는 저명한 학자이다. 하지만 가정 폭력을 일삼는다. 백인들에게 맞서기 위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아들에게 주입했고, 사소한 문법적 오류도 용서하지 않으며 물리적 폭력을 가했다.레이먼은 그런 어머니를 두려워했고, 그럼에도 너무나 사랑했다. 어린 시절 그는 부모의 사랑이 고플 땐 어머니가 숨겨놓은 싸구려 와인을 마시거나 빵 수십 개를 훔쳐 토할 때까지 먹으며 안락함을 찾았다. 미시시피를 떠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을 때는 “32㎞...

    2025.10.09 20:18

  • [속보]노벨문학상에 ‘사탄탱고’ 쓴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속보]노벨문학상에 ‘사탄탱고’ 쓴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한림원 “강렬하고 선구적인 전작(全作)”에 상 수여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사탄탱고> 국내 번역 스웨덴 한림원은 202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를 선정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한림원은 “그의 강렬하고 비전적인 작품세계는 종말론적 공포의 한가운데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로 이어지는 중유럽 문학 전통 속 위대한 서사 작가이며 부조리와 기괴한(grotesque)한 과잉 표현이 특징”이라며 “그러나 그의 작품에는 그보다 더 많은 요소가 있으며, 동양에서 영감을 받아 더욱 사색적이고 섬세하게 다듬어진 문체를 구사한다”고 덧붙였다.1954년 헝가리 줄러에서 태어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유학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미국 등에 체류하며 작품을 써왔다.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사탄...

    2025.10.09 20:16

  • 강북구, 한강 작가 우이동 옛집 매입···“문화 자산 보존”[서울25]
    강북구, 한강 작가 우이동 옛집 매입···“문화 자산 보존”[서울25]

    서울 강북구가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20대까지 거주했던 우이동 주택을 최근 매입했다고 9일 밝혔다.해당 주택은 대지면적 259㎡ 규모의 지하 1층~지상 1층 단독주택이다. 구에 따르면 작가가 초등학생 무렵 우이동(옛 수유동)으로 상경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의 학창 시절을 보낸 곳이다.한강 작가는 다수의 작품과 인터뷰에서 “저에게 집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간은 수유리 집”이라며 여러 번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이에 구는 한강 작가의 부친인 한승원 작가에게 편지를 보내 “주택을 문화자산으로 보존하고 문학정신을 잇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지난 9월 17일 매입을 최종 완료했다.앞으로 구는 기본계획 용역을 거쳐 활용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주택의 기존 구조와 배치를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해 주민과 방문객이 문학의 가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로 만들 계획이다.이순희 강...

    2025.10.09 16:57

  • 쇼스타코비치 그리고 바흐 고전 음악의 정수를 읽는다
    쇼스타코비치 그리고 바흐 고전 음악의 정수를 읽는다

    전쟁 비극 다룬 ‘레닌그라드 교향곡’ 개인사로 엮은 ‘골드베르크’ 연습기 연주자가 쓴 작품 입문·분석서도책은 음악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준다. 연휴에 읽어보면 좋을 클래식 음악 관련서 7권을 소개한다.<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돌베개)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포위전을 배경으로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교향곡 7번을 작곡한 과정을 담은 책이다. 쇼스타코비치는 “내 교향곡은 대부분 묘비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말의 출처인 솔로몬 볼코프의 쇼스타코비치 회고록의 신빙성은 논란의 대상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묘비’라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900일간의 레닌그라드 포위전 당시 레닌그라드 시민들이 겪은 참혹한 일들을 다룬 대목은 전율을 불러일으킨다.<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 내 정신을 바꾸었는가>(풍월당)는 소련 인민의 집단적 고통을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진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에 고...

    2025.10.03 09:00

  • [책과 삶]유럽보다 빛났다, ‘교역의 시대’ 동남아시아
    [책과 삶]유럽보다 빛났다, ‘교역의 시대’ 동남아시아

    동남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앎은 ‘저개발’이나 ‘식민’ ‘관광’ 같은 단편적 이미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점에서도 유럽이나 동아시아 역사를 다룬 책들은 넘쳐나는 반면, 동남아시아사를 다룬 책은 만나보기 어렵다. 동남아시아사 권위자인 앤서니 리드(1939~2025) 전 호주국립대 교수가 쓴 <대항해시대의 동남아시아>는 이 같은 지적 공백을 작게나마 채워줄 책이다. 1980년대 말 출간됐으나 여전히 동남아시아사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전으로 꼽힌다.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언어와 문화가 매우 다양해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다. 번역자인 박소현 번역가에 따르면,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동남아시아를 하나의 지역으로 묶어보려는 시도조차 미미한 상황에서 저자는 ‘닥치는 대로’ 사료를 읽고 연결점을 찾아내 가능할 법한 더 큰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방법을 택했다”.저자가 복잡다기한 동남아시아사를 관통하기 위해 찾아낸 주제는 ‘교역’이다. 저자는 “천혜의...

    2025.09.25 20:22

  • [책과 삶]멸종 예정된 존재, 인류…유일한 가능성은 ‘우주’
    [책과 삶]멸종 예정된 존재, 인류…유일한 가능성은 ‘우주’

    ‘흥망사’도 아니고 ‘쇠망사’다. 이 책이 이름을 따온 <로마제국 쇠망사>가 이미 멸망한 로마제국의 멸망 원인을 후대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이 탐구한 것이라면, 이 책은 ‘인류는 어차피 멸종하고, 지금까지는 용케 그 시기를 늦춰왔다’는 생각을 저자가 논증한다.지구를 지배하던 종은 한때는 공룡이었고 지금은 인간이다. 공룡이 갑자기 사라진 것 같은 결말을 인간 또한 맞이할 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저자는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에 존재하던 대형동물뿐 아니라 다른 인간종도 깡그리 처치했다”며 “호모 사피엔스의 쇠퇴가 기록되는 시점이 바로 이 지점”이라고 했다. 현생 인류는 유전적으로 균일하며, 유전적으로 동일한 작물을 먹고 살면서 침팬지보다도 병에 더 잘 걸리는 몸이 됐다.인류는 기후위기와 인구 감소에도 직면하고 있다. 예전만큼의 경제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류가 출산을 늘리기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지역을 불문하고...

    2025.09.25 20:22

  • [금요일의 문장]‘우주만큼 광대하고 신비로운 뇌’…글자 그대로의 진실
    [금요일의 문장]‘우주만큼 광대하고 신비로운 뇌’…글자 그대로의 진실

    “인체를 열어 자기가 본 것을 그린 다 빈치의 호기심이 르네상스를 상징하듯이, 시시각각 변하는 생체 조직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정보 처리 회로 체계를 묘사한 라몬 이 카할의 인간적 통찰은 우리 시대를 상징한다. 라몬 이 카할 이후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시인들이 즐겨 쓴 비유, 바로 ‘우주만큼 광대하고 신비로운 뇌’라는 개념에 어쩌면 글자 그대로의 진실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들이 쌓여가는 걸 목격해왔다.” <이토록 아름다운 뇌>, 아몬드이 책은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스페인의 신경해부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1852~1934)이 50년 동안 그린 2900장의 뇌 그림 중 82점을 모은 도판집이다. 뇌의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이었던 19세기 말, 라몬 이 카할은 뉴런이 “거대한 연속적 그물망”이 아니라 “서로 떨어져 있는, 개별적인 단위”라고 주장해 현대 신경과학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이다. 그는 얇게 저민 뇌의 절편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뒤 뉴런의 구조와 ...

    2025.09.25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