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풍에 가을~겨울마다 쌓여”
제주도 전역서 1만~2만t수거
제주시 우도면 검멀레 해변(위쪽)을 비롯한 우도 일대 해변이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 성산항에서 15분가량 배를 타면 도착하는 ‘섬 속의 섬’인 우도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으로 매년 100만~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하지만 최근 해변을 잠식한 것은 바다에서 밀려든 쓰레기다.
지난 18일 찾은 우도 검멀레 해변은 각종 스티로폼과 페트병, 부탄가스, 밧줄, 신발, 폐어구 등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조류를 타고 중국에서 떠내려온 듯한 음료병과 샴푸통도 눈에 띄었다.
우도면 관계자는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쓰레기가 밀려 쌓인다”며 “바다 지킴이 8명이 상시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지만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 수거 인원을 늘리려 해도 작은 섬이다 보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 서쪽 끝에 있는 부속 섬이자 천연보호구역인 차귀도 역시 최근 해양쓰레기로 뒤덮이면서 수거 작업에만 150여명이 동원되기도 했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 전역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2020년 1만6622t, 2021년 2만1489t, 2022년 1만7017t, 2023년 1만698t, 2024년 1만7038t으로 매년 2만t에 육박한다. 올해 1~8월에 수거한 쓰레기만 1만116t에 달한다. 제주도는 최근 6년간(2020~2025) 해양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530억여원을 투입했다.
환경단체들은 해양쓰레기 수거도 중요하지만 발생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쓰레기양을 줄이는 근본적인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매번 수거와 처리만 반복하는 악순환을 이어갈 수는 없다”면서 “계속해서 늘어나는 쓰레기의 발생 원인을 모색해 원천적으로 줄이고, 친환경 어구와 같이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자체 단위에서는 해양쓰레기와 같은 해양환경을 전담하는 조직이 없는 곳이 태반”이라며 “정책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