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한화, PO 1승1패로 대구 원정
1·2선발 무너져 절체절명 위기
뜨거운 삼성 타선 봉쇄 부담에
상대 선발 후라도 위력투 여전
‘베테랑의 진가’ 반전 계기 주목
한화의 가을야구 운명이 류현진(38)에게 달렸다. 류현진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한화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총 6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삼성을 상대로 대전 홈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시즌 내내 리그 최강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외인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삼성 타선에 완전히 공략당했다는 점에서 한화의 충격이 크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베테랑 류현진이 나선다. 어깨가 무겁다. 5전3승제인 플레이오프가 최소 4차전까지는 가게 됐는데 한화는 1·2선발 카드를 이미 소진한 반면 삼성은 두 카드를 모두 쥐고 있다. 삼성이 4차전 선발로 국내 에이스 원태인을 이미 예고했지만 한화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1차전에서 선발자원 문동주를 2이닝 불펜 카드로 쓴 한화는 19일 2차전에서도 문동주 투입 가능성을 열어뒀다가 패색이 짙어지자 접었다. 3차전도 지면 분위기상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 도전은 매우 어려워진다. 그 부담이 류현진의 어깨에 모두 실렸다.
삼성 타선은 1차전에서 안타 11개로 8점, 2차전에서 안타 12개로 7점을 뽑아내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류현진이 경기 초반부터 삼성을 제압하지 못하면 한화의 가을야구 전체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가을야구 특성상 큰 무대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의 존재감은 정규시즌보다 클 수밖에 없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류현진은 올 시즌 팀 3선발을 맡아 26경기 9승7패, 평균자책 3.23을 기록했다. 이번 3차전은 류현진의 KBO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9번째 경기다. 큰 무대일수록 베테랑이 내뿜는 존재감은 결정적이다.
특히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삼성과 인연이 깊다. 이제까지 등판한 포스트시즌 8경기 중 5경기가 삼성전이었다. 신인이던 2006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패전투수가 됐고 4차전에서는 선발 등판해 호투했지만 팀이 패배했다.
한화는 1승1무4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시리즈의 최우수선수(MVP)가 박진만 삼성 감독이다.
이듬해 제대로 설욕했다. 2007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6.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3차전에는 불펜으로 등판해 3.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의 MVP는 류현진이었다. 18년이 흐른 가을, 팀 내 최고참 반열에 오른 류현진이 다시 삼성을 만난다.
삼성 선발 후라도(사진) 역시 만만치 않다. 후라도는 올 시즌 30경기 15승8패, 평균자책 2.60을 쌓아 삼성 에이스 투수로 활약했다. 지난 14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호투해 팀의 플레이오프행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