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가 조성만 열사의 유언을 서각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 제공
문정현 신부 서각, 17∼21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서 전시
통일열사 조성만 추모전시회 포스터. 조성만기념사업회 제공
전북 전주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양심수 석방을 외치며 서울 명동성당에서 숨진 조성만 열사(1964~1988)를 기리는 전시가 열린다.
조성만기념사업회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에서 ‘통일열사 조성만 유서 서각 전시’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전시에는 문정현 신부가 서각한 조 열사의 유서(9개 판재·1813자)와 1988년 민주국민장 당시 기록사진 등 20여 점의 사진, 복원 걸개그림이 선보인다.
조 열사는 전주 해성고 재학 시절 중앙성당에서 문정현 신부를 만나 1981년 6월 세례(세례명 요셉)를 받았으며, 사제의 길을 꿈꿨으나 이루지 못했다.
기념사업회는 “천주교 순교 성지인 치명자산성지에서 전시가 열리는 것은 조 열사의 죽음을 민족의 수난과 함께한 순교로 되새기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김제 출신인 조 열사는 명동성당 청년단체연합회 소속 가톨릭민속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1988년 5월 15일 명동성당에서 ‘88서울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위한 마라톤 대회’를 열고, 출발 신호 직후 홀로 교육관 옥상에 올라 “군사정권 반대, 양심수 석방, 한반도 통일,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외치며 23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의 항거는 현실에 침묵하던 보수 종교계에 경종을 울리고 민주화운동의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모교인 전주 해성고에 추모비가 세워졌으며 2001년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됐다. 2021년 6월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