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유지 ‘빨간불’…구체적 장소 공개 안 해
13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한 시민이 시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Z세대’ 청년층 주도 반정부 시위에 직면한 남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곳을 찾아야 했다”며 피신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으로 중계한 대국민 연설에서 구체적인 장소를 밝히지 않은 채 이같이 전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그럼에도 나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사임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앞서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실은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현 정국과 관련해 이날 저녁 국영 TV를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한다고 성명을 통해 예고했다. 하지만 연설 방송은 두 차례 지연됐고, 결국 대통령실은 국영 방송이 아닌 페이스북에 영상을 게시했다. 이날 연설이 생방송인지 녹화방송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젊은층 주도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후 경찰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십명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비판 규모가 커졌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같은달 29일 내각 전체를 해임하고 국가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약속하며 수습에 나섰으나, 청년층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고 대통령 사임을 촉구하는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이달 11일에는 육군 행정·기술 장교로 구성된 캡사트(CAPSAT) 부대가 “발포 명령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위대에 합류하기도 했다.
캡사트 부대는 2009년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해 그의 집권을 도운 군부대다. 이들까지 돌아서면서 현지에서는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집권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피신한 지역이 외국으로 확인될 경우 네팔에 이어 최근 전세계에서 Z세대 시위가 정부를 무너뜨린 두번째 사례가 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