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시드 받을수록 강팀 덜 만나
멕시코 꺾으면 오스트리아 추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준비 모드에 돌입한 홍명보호의 첫 과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수성이다. 오는 12월 열리는 본선 조 추첨에서 조금이나마 껄끄러운 상대를 피하기 위해선 친선 A매치에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홍명보 감독(56·사진)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북중미의 강적인 멕시코전은 승패보다는 경기력을 점검하는 무대다. 하지만 월드컵 조 추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볼 수는 없다.
멕시코전을 잘 치르면 가시밭길을 피할 수 있다. 현재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조 추첨에서 2번 시드의 경계선에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중미 월드컵의 조 추첨 행사는 오는 12월6일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열린다. FIFA는 조 추첨 직전의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시드를 배정한다.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A조·13위)와 캐나다(B조·27위), 미국(D조·15위)을 포함해 상위 랭킹 9개국이 1번 시드에 배정된다. 2번 시드에는 그다음으로 순위가 높은 12개국이 배정되고, 다음 12개국이 3번 시드에 들어가게 된다. 4번 시드는 그다음 랭킹 6개국과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서 승리한 2개국, 유럽축구연맹(UEFA) PO에서 살아남은 4개국으로 구성된다.
FIFA 랭킹 24위 내에서 월드컵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국가가 이탈리아(10위)뿐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현재 랭킹을 사수해야 2번 시드를 놓치지 않는다. 상위 시드를 받으면 상대적으로 강팀을 만날 확률이 줄어든다.
한국은 FIFA 랭킹으로만 시드를 배정하기 시작한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 모두 4번 시드로 밀려나 어려움을 겪었다. 러시아 월드컵에선 당시 세계 최강으로 분류됐던 독일과 멕시코, 스웨덴과 같은 조에 묶이면서 아깝게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카타르 월드컵은 포르투갈과 우루과이, 가나를 만나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이 2번 시드의 희망을 얻은 것은 역시 지난 7일 미국전 승리가 중요했다. 한국은 FIFA 랭킹 15위인 미국을 꺾으면서 랭킹 포인트 2.47점을 추가해 1589.55점을 확보했다. 바로 아래 순위인 호주(24위·1581.05점) 역시 뉴질랜드에 1-0으로 승리하면서 거리를 벌리지 못했다. 하지만 추격 가능성을 줄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만약 한국이 멕시코까지 꺾는다면 2번 시드 사수를 넘어 바로 위 순위인 오스트리아(22위·1594.81점)를 제칠 가능성도 열려 있다.
FIFA가 10월과 11월 중 어느 시점에 발표되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조 추첨식을 진행할지가 마지막 변수다. 과거 사례를 살피면, 러시아 월드컵은 조 추첨 직전인 11월 A매치 성적은 반영하지 않았고, 개최국의 무더위를 감안해 여름에 열린 카타르 월드컵은 조 추첨 직전인 3월 랭킹 기준으로 시드를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FIFA에서 확정한 것은 조 추첨식의 날짜가 전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