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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품은 겸허의 미

입력 2025.09.01 20:52

수정 2025.09.0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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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동산리 처진소나무

청도 동산리 처진소나무

소나무는 우리 겨레가 가장 사랑하는 나무다. 사철 변하지 않는 소나무의 푸른 빛은 선비들의 시와 그림에 지조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소나무 가운데 나뭇가지를 땅을 향해 축 늘어뜨리며 자라는 특징 때문에 ‘처진소나무’라고 부르는 종류가 있다.

경북 청도군 동산리 동창천 곁에 서 있는 ‘청도 동산리 처진소나무’는 처진소나무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나무다. 나무 나이 200년쯤 된 이 나무는 나무 높이 13.6m 정도로 여느 소나무 노거수와 견주면 그리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땅에 닿을 듯 늘어뜨린 가지, 특히 서쪽으로 뻗으며 땅으로 처진 나뭇가지의 생김새는 잊을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먼 옛날 한 정승이 이 나무 곁을 지날 때, 나무가 예를 갖추고 정승께 절 올리듯 온 가지를 숙인 뒤에 다시 펴지 않았다는 설화가 전한다. 독특한 형태에 기댄 상상력에서 비롯된 이야기이지만, 나무를 사람과 같은 생명체로 여기며 교감했던 우리 조상들의 자연주의 정신을 엿보게 한다.

이 소나무가 대중에게 기억되는 또 다른 모습도 있다.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누렸던 담배 ‘솔’의 담뱃갑에 그려진 소나무가 바로 이 나무다. 흰 바탕 붉은 테두리 안에 간결한 선으로 표현돼 애연가들의 기억에 선명한 그 그림은 상상이 아니라, 이 나무를 실제 모델로 한 것이다.

햇빛 향해 높이 솟아오르는 게 나무의 숙명이지만, 청도 동산리 처진소나무는 온몸을 겸허히 낮춰 땅에 가까워졌다. 꿋꿋하지만 겸허하고,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은 자연이 빚어내는 다양성과 변화의 힘을 보여준다. 설화나 상품의 상징을 넘어, 생물학적 다양성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연자원으로서의 가치도 품고 있다.

이 나무는 처진 나뭇가지를 낮게 더 낮게 드리운 채 묵묵히 세월을 이어가고 있다. 몸을 낮춘 한 생명의 고백을 듣는 듯하다. 한 그루의 나무에 담긴 사람살이의 자취를 찾아내 오래 교감하는 것은 곧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참된 지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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