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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게임 세상]게임계 길이 남을 악례, ‘배그’의 뉴진스 컬래버

입력 2024.06.30 20:34

수정 2024.06.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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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를 좋아한다. 도쿄돔에 가지는 못했지만, 일본에서 전해진 무대 소식을 듣고선 괜히 들떠 설렐 정도로. 그러나 뉴진스가 어린 나이에 데뷔한 데다 아직 미성년인 멤버도 있어, 그들의 무대를 즐기는 것이 미안해지기도 한다. 꼭 뉴진스가 아니더라도, 어린 아티스트를 향한 마음은 언제나 갈등의 연속이다.

편치 않은 마음에 불을 지른 건, FPS 게임 ‘PUBG: BATTLEGROUNDS’(‘배틀그라운드’)와 뉴진스의 컬래버레이션이었다. 사전에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뉴진스 멤버들이 무대에서 춤추는 모습만 담겨 있었기에, 지난해 진행됐던 ‘배틀그라운드’와 블랙핑크의 컬래버레이션과 비슷한 정도라고 여겼다. 그땐 ‘배틀그라운드’에서 블랙핑크의 의상을 게임 속 캐릭터가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판매했고, 더불어 블랙핑크 안무를 따라 출 수 있는 기능도 유료로 제공했다. 그러나 뉴진스 컬래버레이션은 달랐다. 의상과 안무를 판매한다는 점은 같았으나 여기에 멤버들의 얼굴을 캐릭터로 재현할 수 있는 ‘얼굴 스킨’이 추가된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전쟁터를 배경으로 하는 1인칭 슈팅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유저들은 총과 수류탄, 폭탄 등 각종 무기를 들고 상대방을 빠르게 죽여야 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게임은 일명 ‘배틀로열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이런 전쟁터에, 미성년이 포함된 아티스트를 등장시켜 총을 쏘거나 맞아 죽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가수 에일리, 배우 마동석 등의 얼굴 스킨이 판매된 적 있다. 그때도 실존 인물의 얼굴을 죽고 죽이는 캐릭터로 판매한다는 것이 너무나 괴이하게 여겨졌다. 그런데 이번엔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멤버가 포함된 아이돌의 얼굴이라니?

설상가상 뉴진스 멤버들의 얼굴 스킨이 판매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멤버들에 대한 성희롱 논란마저 불거졌다. 일부 사용자들이 뉴진스 멤버의 얼굴을 한 캐릭터에 노출도가 심한 의상을 입혀 이를 전시했던 것이다. 물론 그 모든 의상은 애초에 ‘배틀그라운드’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이었다. 뒤늦게 게임 운영사에서는 뉴진스 멤버의 얼굴을 한 캐릭터에는 선정적인 코스튬을 입힐 수 없다고 공지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서 환불 보상을 내걸었다. 그러나 공지에서 언급된 코스튬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배틀그라운드’가 정말 ‘15세 이상 연령가’가 맞는지마저 돌아보게 된다. 애초에 총을 쏘아 상대를 죽이는 전쟁터 한가운데에 여성의 몸매와 선정적인 분위기를 전시하는 의상이 왜 필요했던 걸까? 이런 의상을 버젓이 판매하는 게임 속에 아티스트들의 얼굴을 본뜬 캐릭터를 들여보내면서, 게임 운영사와 소속사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 거라고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그 외에도 이번 사건은 여러모로 게임계에 길이 남을 악례였다. 뉴진스 관련 아이템은 획득 확률이 낮은 확률성 아이템으로 판매한 데다 획득 조건에 대해 공지된 내용마저 사후에 수정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뉴진스의 인기에 기대어 무리하게 수익을 추구하느라 가장 기본적인 아티스트 보호 의무를 놓쳤을 뿐 아니라 팬덤과 유저에게도 상처만 남겼다.

2020년 걸그룹 에스파가 아바타와 함께 데뷔했을 때, 아바타로 인해 멤버들이 성희롱 피해를 겪을까 우려하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기실 아티스트 보호는 가상세계일수록 더 철저해야 한다. 가상세계에서는 경계가 불분명한 폭력들이 훨씬 손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당장 코스튬은 제재되었으나 여전히 뉴진스 멤버의 얼굴을 한 캐릭터들이 총탄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실존 인물을, 그것도 미성년의 아이돌을 전쟁터에 세워놓는 게 정말 우리가 즐겨야 할 게임 문화인가? 이것이 정말 폭력이 아니란 말인가?

조경숙 IT 칼럼니스트

조경숙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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