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무너져도 때가 되면 속수무책으로 배가 고프다. 먹어야 살고, 살아서 먹어야 한다. 기왕이면 맛있게, 천천히, 꼭꼭 씹어서.‘짜긍곰’(작은 곰)이라 불리는 우리밥연대 김주휘씨(53)는 농성장에 밥을 해다 나른다. 1인분일 때도, 1000인분이 넘을 때도 있다. 어떤 외부 후원도 받지 않고 여력 되는 대로 전국 곳곳을 다닌다. 올해만 해도 거제 한화오션 단식농성장, 비정규직이제그만 노숙농성장, 구미 한국옵티칼 고공농성장… 제대로 센 것만 3940인분, 직접 가지 않고 반찬만 보낸 것까지 합하면 4000인분 넘는 식사를 준비했다.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팽목항에서 만난 동료 ‘킁곰(54)’이 “길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밥을 계속 대접하고 싶다”며 제안해 우리밥연대가 시작됐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겨울 어느 날, 케이크며 딸기를 농성장에 돌렸다. 누구냐고, 왜 이러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시민’이라고, 싸워줘서...
2025.09.3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