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띄어쓰기는 언제나 헷갈린다. 문장의 숨을 어디에서 쉬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어쩌면 맞춤법이라는 체계 속에서 가장 까다롭고도 감각적인 규칙일지 모른다. 그런 띄어쓰기 속에서, 나는 천문학자로서 더욱 혼란스러운 단어 하나를 자주 마주한다. 바로 ‘우리 은하’다.지구, 태양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거대한 고향. 지름만 해도 10만광년에 달하는 이 장대한 별들의 집합을 우리는 ‘우리 은하’라고 부른다. 이 표현에는 나와 당신, 그리고 아직 만난 적 없는 외계 생명체들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따뜻함이 담겨 있다. 우리는 모두 ‘우리 은하’에 속해 있다. 그렇기에 이 단어는 유독 다정하고 서정적이다.그런데 이 다정한 말 앞에서 늘 망설인다. ‘우리 은하’라고 띄어 써야 할까, 아니면 ‘우리은하’라고 붙여야 할까? 놀랍게도 이 문제는 천문학자들 사이에서도 정리되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우리은하’라고 한 덩어리로 쓰고, 또 어떤 ...
2025.09.24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