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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메모]서울고검장 출신 내란 중요임무종사 피의자가 서울고검에서 조사받는 법
    서울고검장 출신 내란 중요임무종사 피의자가 서울고검에서 조사받는 법

    지난 24일 아침,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고검 청사엔 큰 혼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 10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기로 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앞서 박 전 장관은 1층 현관으로 출석하기로 특검과 협의한 터였다. 1층에서 포토라인을 만들고 박 전 장관 출석을 기다리던 취재진 수십 명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박 전 장관은 2015년 12월부터 1년 반가량 서울고검장을 지냈다. 취재진을 피해 청사로 들어가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고도 결국 지하 주차장에서 기자를 마주쳤다. 표정엔 낭패감이 가득했다. 박 전 장관은 질문하는 기자에게 “쓸데없는 소리”라며 화를 냈다. 13시간가량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영상 카메라 앞에서야 “고생이 많으시다”며 취재진에게 짧게 소감을 밝혔다.현장에선 박 전 장관이 ‘셀프 특혜 조사’를 시도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박 전 장관은 ...

    2025.09.25 13:58

  • [기자메모] 김민석은 안창호와 달라야 한다
    김민석은 안창호와 달라야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과거 동성애를 부정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어떠한 문제 제기도 없이 인준됐다. 종교 신념을 내세워 성소수자 인권을 혐오적 시각으로 규정한 인물이 ‘국민주권정부’ 첫 총리로 7일 취임했다. 김 총리가 2023년 개신교 행사에서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고 한 발언이 보도되자 일각에서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을 떠올렸다. 안 위원장은 지난해 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는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차별금지법에 반대했다. 안 위원장도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그는 취임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창해온 인권위 입장을 뒤집었다.종교적 믿음으로 동성애를 혐오하며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면에서 김 총리와 안 위원장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김 총리는 안 위원장과 달라야 한다. 김 총리가 성소수자를 외면한다면 이재명 정부가 내건 민주주의 회복은 인권과 ...

    2025.07.07 17:54

  • [기자메모]시민은 ‘개혁’ 외치는데…아직도 ‘형님 문화’ 못 버린 검찰
    시민은 ‘개혁’ 외치는데…아직도 ‘형님 문화’ 못 버린 검찰

    지난 2일은 살면서 가장 많은 검사를 한자리에서 본 날이다. 2주 전 사표를 낸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전 중앙지검 4차장검사의 퇴임이 예상된 날이었다. 대선 전날인 이날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퇴임식은 열리지 않았지만 두 검사의 마지막 근무일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결국 사표는 하루 뒤인 지난 3일 수리됐고 4일 퇴임식을 했다.기자들은 일과시간 마감 즈음인 2일 오후 5시30분쯤 지검장실과 4차장검사실을 찾았다. 퇴임 소회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두 검사의 방은 고별인사를 하러 온 검사들로 이미 북새통이었다. 차장검사부터 평검사까지 검사들의 행렬이 복도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두 검사의 방에 차례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한 시간이 지나도 줄은 그대로였다. 오간 검사는 적게 잡아도 100명은 넘어 보였다. 진풍경이었다.검사들이 복도에 도열해 “검사장님, 승진 축하드립니다!”라고 외치며 일제히 허리를 숙이는 모습이 드라마 속 장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5.06.04 21:18

  • [기자메모]두 검사를 위해 ‘도열’한 검사들
    두 검사를 위해 ‘도열’한 검사들

    지난 2일은 살면서 가장 많은 검사를 본 날이다. 앞서 사표를 낸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전 중앙지검 4차장검사의 퇴임이 예상된 날이었다. 사표가 수리되지 않자 당일 퇴임식은 열지 못했지만 두 검사의 마지막 근무라는 얘기가 돌았다. 사표는 하루 뒤인 지난 3일 수리됐다.기자들은 퇴임 소회를 듣기 위해 지난 2일 오후 5시30분쯤 지검장실과 4차장검사실을 찾았다. 그런데 두 검사의 방은 고별인사를 하러 온 검사들로 이미 북새통이었다. 차장검사부터 평검사까지 모인 검사들의 행렬은 복도를 가득 채웠다. 이들은 두 검사의 방에 차례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한 시간이 지나도록 줄은 그대로였다. 오간 검사는 적게 잡아도 100명은 더 돼 보였다. 진풍경이었다.미디어의 익숙한 장면들이 스쳤다. 검사들이 복도에 도열해 “검사장님 승진 축하드립니다!” 외치며 허리를 숙이던 모습이 드라마 속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대부>에서 조직의 새 대부가 된 마이클 콜레...

    2025.06.04 14:23

  • [기자메모]강백신·고형곤·송경호…기록해야 할 세 검사의 이름
    강백신·고형곤·송경호…기록해야 할 세 검사의 이름

    2023년 10월26일 아침을 기억한다. 서울중앙지검이 동료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검찰은 이 사실을 언론에 공지했다. 압수수색은 경향신문 기자들이 당시 대통령이던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이뤄졌다. 2021년 10월 경향신문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대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이라고 보도했다. 다각도의 취재와 검증을 통한 합리적 문제 제기를 검찰은 명예훼손이라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검찰이 검사 10여명의 특별수사팀을 꾸린 시점은 대통령실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검증 보도를 “희대의 대선 공작”이라고 한 지 이틀 만이었다.해당 기사 작성자 중 한 명인 기자는 취재 활동에 큰 제한을 받기 시작했다. 대검 대변인마저 경향신문 법조팀 기자들의 연락과 만남을 피했다. 언론으로서 검찰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었다....

    2025.05.28 20:17

  • [기자메모] 강백신·고형곤·송경호···기록해야 할 세 검사의 이름
    강백신·고형곤·송경호···기록해야 할 세 검사의 이름

    2023년 10월26일 아침을 기억한다. 출근을 준비하던 중 서울중앙지검이 동료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압수수색 소식을 접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검찰은 이 사실을 언론에 공지했다.압수수색은 경향신문 기자들이 당시 대통령이던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이뤄졌다. 2021년 10월 경향신문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대출 건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고 보도했다. 다각도의 취재와 검증을 통한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합리적 문제 제기를 검찰은 명예훼손이라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검찰이 검사 10여명의 특별수사팀을 꾸린 시점은 대통령실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검증 보도를 “희대의 대선 공작”이라고 성명을 낸 지 이틀 만이었다.해당 기사 작성자 중 한 명인 기자는 취재 활동에 큰 제한을 받기 시작했다. 회사가 수사 대상이란 이유로 검찰 반부패부...

    2025.05.28 13:32

  • [기자메모]이주호 장관, 되살아나는 ‘교과서 실책 악몽’
    이주호 장관, 되살아나는 ‘교과서 실책 악몽’

    “소송이 제기되면 얼마 정도 피해금액이 예상되나요.”(김영호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올해 AI 디지털교과서 구매 예산이 3100억원 책정돼 있다. 최대치를 그렇게 보고 있다.”(김천홍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 AI 교과서의 지위 변경에 따른 교과서 업체의 소송 예상액이 언급됐다. AI 교과서는 현재 ‘교과서’ 지위를 누린다. 반면 야당에서는 학교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바꾸려고 한다. 교과서 업체들은 “교육부가 전면 도입을 약속했다”며 교육자료로 지위가 바뀌면 소송에 나설 태세다.소송 가능성은 AI 교과서를 ‘교과서로 남겨둬야 한다’는 교육부의 주요 방어 근거로 쓰인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2월26일 “소송 가능성을 교육부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바꾸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긴급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이후 그는 최상목 당시 대...

    2025.04.27 21:04

  • [기자메모]‘외교의 짐’이 외교만 하겠다니
    ‘외교의 짐’이 외교만 하겠다니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심판 최후진술을 통해 확실해진 것이 있다. 더 이상 그에게 대한민국 외교를 맡겨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그는 최후진술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자신도 결단을 내린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직무에 복귀하면 자신은 대외 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넘기겠다고 했다. “역대 가장 강력한 한·미 동맹을 구축한 경험”을 살려 외교에 온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트럼프에게 동맹은 손해 보는 장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세계는 다극화 질서로 접어드는데 냉전 시대 이분법적 세계관에 ‘나 홀로’ 갇혀 있는 사람이 외교에만 집중하고 싶다니 놀라웠다.지난해 10월 정부는 미 대선을 불과 3주 앞둔 시점에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살상무기를 지원했다면 미·러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지금 한국의 외교적 입장이 얼마나 난감해졌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2025.02.26 21:14

  • [기자메모]이재명의 ‘몰아서 일하기’,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이재명의 ‘몰아서 일하기’,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반도체 연구·개발(R&D) 분야 중 고소득·전문가가 동의할 경우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느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반도체 특별법 정책 토론회에서 반도체 R&D 분야 고소득·전문직은 주 52시간 상한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해볼 수 있다며 노동계에 던진 말이다. 다만 예외를 둔다 해도 총 노동시간은 늘지 않도록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이 대표의 말을 들은 뒤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기시감의 뿌리를 찾기 위해 기억을 더듬다 보니 윤석열 정부가 2023년 3월 발표했지만 여론의 역풍 때문에 좌초된 ‘근로시간 제도개편 방안’이 머리를 스쳤다.당시 고용노동부는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주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안을 발표했다. 관리단위를 확대하면 노동자가 특정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몰아서 일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노동부는 노동시간 총량을 늘리는 것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2025.02.04 14:38

  • [기자메모]더 이상 “나중에”는 안 된다
    더 이상 “나중에”는 안 된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심리하던 2017년 2월16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성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성소수자가 외쳤다. “저는 여성이고 동성애자인데 제 인권을 반으로 자를 수 있습니까?”문 후보가 개신교단체를 만난 자리에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한 항의였다. 문 후보는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를 드리겠다”고 답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한목소리로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를 외쳤다. 문 후보는 석 달 뒤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규정한 차별금지법은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2021년 12월7일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초청 강연을 위해 서울대를 찾았다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3명의 청년과 마주쳤다. 성소수자인 한 청년은 “저의 존재는 사회적으로 합의될 수 없다. 차별금지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에 사과해달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청년들을 잠시 지켜보다 한...

    2024.12.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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