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갤러리 두모악을 만든 김영갑 그의 사후에도 20년 지켜낸 박 관장 재정난 딛고 “모두가 주인” 되려면 정부와 제주도가 해야 할 일이 있다얼마 전 강연을 위해 제주에 있는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에 다녀왔다. 개인 공부가 많이 밀려 있는 터라 원고나 강연 요청에 잘 응하지 않는데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채권자가 모르는 내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15년 전, 삶의 기반이었던 공동체가 해체된 후 나는 분노와 두려움, 불안으로 날뛰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제주로 도망쳤다. 틈만 나면 마음속에 미운 사람을 불러다가 할퀴고 찌르고 나 자신까지도 고문대에 올려놓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영갑을 모른 채 김영갑갤러리를 찾았다. 그날의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방이 고요한 가운데 내 마음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노을이 붉게 번졌다.그날 나는 김영갑이 말한 동박새였는지도 모르겠다. 동백꽃을 꽂아두었더니 열어둔 창문으로 들어온 작은 새. “요란스럽...
2025.10.16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