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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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입시 현장에 스며든 생성형 AI를 바라보며 최근 웬만한 상담이나 분석이 필요한 일들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이용한다고 한다. 필자도 한 달 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에 한 학생의 학생부를 챗GPT에 넣어봤다. 학생 동의를 받아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일부분만 발췌했다. 필자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이 학생부를 분석해달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했더니 잠시 후 챗GPT는 그럴듯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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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공과를 따져보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다 됐지만 아직 교육부 장관 자리는 공석이다. 국가 백년지대계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향후 입시와 교육 정책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 인사에 모두의 관심도 크다. 지난 2일 진행된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유심히 지켜봤다. 인사청문회를 다 봐도 그가 교육부 장관을 잘 해낼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확신이 생기진 않았다. 청문회 이전부터 언론은 이미 최 후보자에게 ‘역대 최악의 후보’ ‘민심 낙제점’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세종시에서 세 번이나 교육감을 역임했으니 지역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는 점은 반박의 여지가 없지만, 도덕성·중립성·공정성 모두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이는 곧 청문회 핵심 쟁점이 됐다. 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과거 발언과 행동을 두고 줄곧 반성의 말을 했지만 인사청문회 끝내 법규 위반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쉽게 덮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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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대입 4년 예고제, 예측 가능성과 유연성 사이에서 우리나라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대입 전형 정책을 수험생의 대학 입학 4년 전, 즉 중학교 3학년 시작 전까지 발표해야 한다. 이 법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대입 전형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목적 아래 만들어졌다. 그러나 요즘 이 ‘대입 4년 예고제’가 잘못된 예측을 부추기고 급변하는 입시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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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문제는 고교학점제가 아니라, 바뀌는 교육 정책 요즘 부쩍 언론과 교육계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거세다. 상대평가 5등급 체계와의 충돌, 자퇴율 증가, 기본 과목 미개설, 지역 간 격차, 교사 및 인프라 부족 등 운영상 문제점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교사 패닉’ ‘고교학점제 부작용’이라는 부정적 키워드가 연일 등장한다. 교육 현장 안팎에서는 제도의 전면 재검토는 물론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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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미래 읽고, 현장 품을 교육 수장을 기다리며 3년 전, 필자는 모 일간지에 ‘교육부 장관을 공모(公募)로 임명하자’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2022년 6월 당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다 돼가도록 교육부 장관이 공석이던 상황에서, 내정된 후보자마저 적임자가 아니란 논란이 있는 때였다. 파격적으로 기존 관습을 깼으면 했다. 과감히 장관 후보군을 넓히고 제대로 능력을 검증해 훌륭한 교육 수장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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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대선 공약에서 ‘교육’이 사라졌다 대선으로 떠들썩한 5월, 이상하게도 교육 공약만큼은 조용하다. 학부모 표심을 잡기 위해 선거철마다 굵직한 교육 공약이 나와 논쟁거리가 되곤 했었는데 지금은 크게 눈에 띄는 게 없다. 각당 경선 전에는 별별 교육 공약이 난립하더니, 정작 대선 후보가 정해지자 ‘교육’은 다른 이슈에 밀려 이번 대선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대선 후보들의 대입 관련 교육 공약 중 눈에 띄는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서울대 10개 만들기’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서울대·지역거점국립대 공동학위제’ 정도다. 필자는 지난달 “대선 후보들에게 우후죽순 대입 정책보다 통찰력 있는 교육 공약을 기대한다”는 글을 썼다. 교육 공약이 쏟아질 걸 우려했는데, 웬걸.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에도 고민이 돋보이는 교육 공약이 전무하다. 위의 두 교육 공약 모두 이전 정부들에서도 수차례 논의됐던 구문이다. 두 후보 모두 내세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도 새롭지 않다. 국립대를 중심으로 사립대, 지자체, 산업체가 협력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RISE 사업은 윤석열 정부 정책으로, 교육부는 재작년부터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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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대입 제도, 정말 그 정책이 최선입니까 또 시작됐다. 대통령 선거철이 되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이 사람 저 사람 교육 정책에 저마다 말을 보탠다. 특히 대입과 수능 관련 공약은 선거 단골손님이다. 예기치 않은 대선을 앞두고도 예외 없이 백가쟁명이 벌어진다. 대선 레이스가 본궤도에 오르지 않았는데도 벌써 대입 공약이 보도된다. 정시모집 중심 입시 체계, 연 2회 수능을 치른 후 대입에 최고 성적 반영, EBS 강좌 80% 이상 반영 등 내용도 다양하다.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분도 있으니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교육학자들이 각 대권 주자 캠프에 들어가 정책 제안을 쏟아내는 시기가 되면 교육 공약은 더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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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2028 대입, 고3과 재수생 내신 등급 통일 기준 시급 필자는 기업체나 지자체 등에서 종종 자녀교육과 입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강의 준비를 열심히 하는 것과는 별개로 청중이 누구냐에 따라 긴장도가 달라진다. 특히 대상이 실제 대입 업무를 다루는 대학 입학처 실무진이라면 긴장도는 최고조에 이른다. 최근 그분들로부터 어려운 강의 요청을 받았다. 그들이 고른 강의 주제는 ‘2028 대입에서 2027학년도 재수생과 재학생 간의 내신 동등화 문제’, 즉 내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였다. 2028 대입에서 재학생(현 고1)과 재수생(현 고2) 두 집단의 내신 등급 체계가 달라지는 상황이어서 대학이 자체적으로 평가 방법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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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유명 강사의 정치적 한마디, 그 무게감에 관하여 한국사 유명 강사인 전한길씨가 연일 정치 뉴스에 오르내린다. 그는 최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전 강사는 유튜브와 집회 참석,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기주장을 강하게 설파하고 있다. ‘보수 일타 강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교육업계에선 “교육자보다는 정치인 같다”는 말도 나온다. 전 강사가 쏘아 올린 공 때문일까. 다른 강사들도 저마다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벌이거나 정치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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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지금 우리에게 ‘교육’은 없다 신라 경덕왕 24년, 왕이 고승인 충담(忠談)에게 ‘이안민가(理安民歌·백성을 다스려 편안하게 할 노래)’를 짓도록 했다. 그러자 충담은 향가 ‘안민가(安民歌·백성이 편안할 노래)’를 지어 바쳤다. 안민가 마지막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아아,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가 태평할 것입니다.” 고등학교 국어 수업 시간에 배우는 이 구절은 각자가 자기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 나라가 태평하다는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