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
경향신문 칼럼니스트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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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박성재 영장 기각, 또다시 ‘법기술’ 용인해준 법원 1990년 12월 3일 신문사에 입사했다. 이후 해마다 12월 3일은 입사 기념일이었다. 2024년, 그날의 의미가 바뀌었다. 12월 3일 밤 대통령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회사로 달려갔다. 몸이 반응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든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옳지 않다’는 감각, 주권자의 상식이 작동했을 터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박성재의 감각과 상식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박성재는 계엄 선포 2시간 전인 밤 8시 14분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이후 윤석열과 국방부 장관 김용현 등으로부터 계엄 관련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엔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도 있었다.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에는 박성재가 계엄 관련 서류로 추정되는 문건을 받아보는 모습이 담겼다. 사전 회동 참석자 중 박성재를 제외한 3인은 모두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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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이재명 대통령의 젠더 인식 ‘이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청년세대끼리 남녀가 편을 지어 다투는…(일이 벌어지고 있다)”이라며 “괜히 여자가 남자 미워하면 안 되지 않나.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하는데….”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참석자 발언을 인용해 “취업하기까지는 여성이 좀 유리하고 남성이 차별받는 것 같다. (남성은) 군대도 가야 하는데 가산점도 안 주고…”라고 전했다. 동의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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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전한길 끌고 장동혁 따르는 ‘극우 국힘’은 어디로 “놀랍게도 벌써 인사나 내년 (지방선거) 공천 청탁이 막 들어온다.”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유튜브 ‘전한길뉴스’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를 공개 지지했던 전한길은 “오늘도 전화 왔지만, 그런 역할 안 한다. 장 대표에게 부담드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구독자가 52만 명으로, 매일 만 명씩 늘어난다. 50일 지나면 100만 명”이라며 “이분들이 국민의힘 가입하면, 책임당원 절반 이상이 된다. 그럼 당대표,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를 우리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영향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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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이재명 대통령님, ‘스토킹 살인’도 재난입니다 한국은 안전한 나라인가? 2024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보면,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시민은 28.9%에 그친다. 밤에 혼자 걸을 때 불안하다는 비율은 30.5%인데, 여성(44.9%)의 불안감이 남성(15.8%)보다 3배쯤 크다.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감각’의 결핍 탓일 터다. 최근의 스토킹 살인 등을 보라. 문자 그대로 ‘하루가 멀다 하고’ 여성이 목숨을 잃고 있다. 경기 의정부(7월26일), 울산(7월28일), 대전(7월29일), 서울(7월31일), 경남 김해·창원(8월4일)에서 여성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가해자는 모두 전 연인·동료·지인 등 ‘아는 남성’이다. 이들 사건 중 일부는 사전에 스토킹 피해를 신고한 경우였다. 국가는 여성 시민을 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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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대법관 증원과 다양성 강화, 페스티나 렌테! 대법관 증원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 공포 후 1년 유예기간을 거쳐 4년간 4명씩 순차적으로 증원한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에 제동을 걸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언제든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 올릴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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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의 훅hook 이준석, 그 압도적 해로움 여자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바바리맨’은 일상이었다. 30년 넘게 기자로 일했다. 성희롱은 다반사였다. 그래도 생각 못했다. 대선 후보 TV토론회 생중계를 보다 성폭력적 여성혐오 표현에 노출될 줄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이하 이준석)의 문제 발언은 옮기지 않겠다. 방송사들은 유튜브에서 해당 발언을 삭제해야 마땅하다. 이준석의 폭력이 기막힌 이유는, 스스로가 너무 무력하게 느껴져서다. 바바리맨 마주칠 때도 비명은 질렀다. 취재원에게 성희롱 당하면 항의하고 사과받았다. 그런데 이준석은 무방비 상태에서 온 국민을 상대로 폭력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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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이준석, ‘노무현’을 모독하지 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항상 어려운 길을 자청했다. 저는 노 (전) 대통령과 정책적인 면에선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정치적 자세에 있어선 닮으려고 노력해왔다.”(5월 12일 CBS 인터뷰) “당당하게 바른 소리 하고, 탄압받으면 탄압받는 대로 와신상담하고, 어려운 곳에 꾸준히 도전해 언젠가 뚫어내는 그런 정치, 노무현의 정신을 구현하겠다.”(13일 대구 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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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의 훅hook 조희대 대법원장님, 30년 경력 판사도 납득 못한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됐다. 이번 상고심은 여러 모로 이례적이었다. 사법은 ‘실체적 공정성’ 못지않게 ‘외관의 공정성’도 중요하다. 과연 이번 판결은 공정했는가. 전원합의체 재판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묻는다. 소부에 배당됐던 사건이 왜 전원합의체로? 대법원은 4월 22일 오전 이 후보 사건을 오경미 대법관 등 4인으로 구성된 2부에 배당했다. 그러더니 두 시간 만에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실상 직권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대법관 4인으로 구성된 소부는 전원이 합의해야 선고할 수 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법원행정처장 제외) 등 13명으로 구성되는 전합은 과반수가 합의하면 선고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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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국민은 12·3 계엄 이후 한덕수가 한 일을 알고 있다 SK텔레콤(SKT) 가입자다. 주말 사이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도 신청하려고 PASS앱에 접속했다. 실패했다. 접속 폭주로 먹통이었다. SKT 해킹 사태 상황이 궁금해 뉴스를 검색해봤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호칭 생략)의 ‘긴급 지시’ 기사가 떠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사업자 조치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관계부처는 국민불편 해소에 전력을 다하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SKT 측이 사과하며 ‘가입자 전원 유심 교체’를 발표한 시점이 25일 오전 11시다. 이후 50시간이 넘어서야 나온 지시는 ‘긴급’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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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졸속 개헌론, 헌정파괴세력은 있고 ‘시민’은 없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조기 개헌론’을 제기했다. 차기 대통령선거와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는 내용이다. 대선은 늦어도 6월 3일에는 치러지게 된다. 앞으로 57일 남았다(4월 7일 기준). 개헌이 성사된다 해도 졸속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의롭지 못한’ 개헌이 될 것이란 점이다. 5W 1H 원칙에 따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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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의 훅hook 헌재 “피청구인 윤석열 파면” 선언할 때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가 사실상 4월로 넘어가게 됐다. 국회 탄핵소추로부터 105일, 변론 종결로부터는 32일(3월 29일 기준)이 흘렀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와 비교해봐도 너무 늦어지고 있다. 시민은 초인적 인내심으로 기다려왔다. 과거 대통령 탄핵심판 때와 달리 관련 탄핵 사건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리라 애써 이해했다. 박근혜 때보다 국론분열이 심각한 만큼 더 신중을 기하는 것이리라 또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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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최상목, 국민의힘 대선 후보 꿈꾸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사법시험을 목표로 진학했지만, 박세일 교수(작고·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권유로 진로를 행정고시로 틀었다고 한다. 박 교수 지론은 이랬다. “사시 패스한 사람은 사건이 벌어진 다음 뒤처리하는 일을 한다. 지금 한국에는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다. 후진국에서 막 벗어난 대한민국을 어떻게 발전시켜 다음 세대에게 선진국을 물려줄 것이냐 하는 과제가 여러분 어깨에 달려 있다”(2023년 1월 14일 <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