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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킹과의 전쟁’ 선포한 정부, 보안 예산부터 확충하라
    ‘해킹과의 전쟁’ 선포한 정부, 보안 예산부터 확충하라

    정부가 22일 잇단 해킹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범부처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내놨다. 해킹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가 급증하자 ‘해킹과의 전쟁’에 나선 것이다. 중요한 건 실효성이고 실천이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해킹 예방과 대응 역량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종합대책의 핵심은 ‘기업 신고’ 없이도 해킹 정황이 있을 경우 정부가 현장조사에 나설 수 있고, 보안 의무 위반 시 과태료 등 처벌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해킹을 당하고서도 늑장 신고하거나 쉬쉬하다 피해를 키우는 일이 반복되자 강력한 ‘채찍’을 든 것이다. 또 공공·금융·통신 등 대다수가 이용하는 1600여개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보안 점검도 추진한다. ‘소비자 중심의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해 해킹 사고 시 소비자 입증 책임 부담을 줄이고,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보안 인증 제도의 사후 관리 강화 방안도 담겼다. 나아가 정부는 중장기 과제를 망라하는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을 연내에 수립하기로 했다.

  • 법무부 간부들의 ‘포고령 위헌’ 묵살한 박성재 구속해야
    법무부 간부들의 ‘포고령 위헌’ 묵살한 박성재 구속해야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열린 법무부 실·국장 회의에서 여러 간부들이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했으나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이 묵살했다고 한다. 계엄포고령 내용을 구체적으로 문제삼은 이도 있었다. 이런 사실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법무부 전현직 간부들이 최근 조은석 내란사건 특별검사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진술했다.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포고령 내용을 몰랐다는 박 전 장관 말은 새빨간 거짓이라는 얘기다.

  • ‘로맨스 스캠’ 총책 수배자 놓친 한국 대사관, 제정신인가
    ‘로맨스 스캠’ 총책 수배자 놓친 한국 대사관, 제정신인가

    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이 로맨스 스캠 조직의 총책에게 ‘적색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알린 뒤 그대로 풀어줬다고 한다. 여권 연장을 위해 제 발로 찾아온 중범죄 수배자를 신고하기는커녕 눈앞에서 놓쳤다니 말문이 막힌다. 로맨스 스캠 조직 총책 A씨는 지난해 11월 한국대사관을 찾았다가 경찰 영사로부터 수배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자수하겠단 A씨 말만 듣고 신고도 하지 않고 귀가시킨 대사관 측이 자수를 하지 않자 경찰에 뒤늦게 알리면서 A씨는 3개월 뒤에야 체포됐다. A씨와 그의 부인은 연애를 빙자한 120억원대 투자사기를 벌여 적색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대사관 측은 체포권이 없다는 이유를 댔지만, 결국 안이한 대응으로 해외 체류 중범죄자의 도주를 도운 격이다.

여적

[여적]일본유신회의 ‘연방제’
일본유신회의 ‘연방제’

일본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역사적 인물로 꼽히는 사카모토 료마(1836~1867)는 에도시대 말기 하급 무사 출신으로, 강력한 추진력으로 일본 근대화 출발점인 메이지 유신에 기여했다. 일본 작가 시바 료타로가 1960년대 신문에 연재한 소설 <료마가 간다>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됐다. 자민당 장기집권을 무너뜨리고 들어선 민주당 정부가 미·일 갈등,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비틀거리던 2010년대 초반 일본은 료마가 활약하던 난세를 방불케 했다.오사카의 빈민가 출신 정치인 하시모토 도루(56)는 이 무렵 ‘현대판 료마’로 각광받던 인물이다. 변호사 시절 TV 프로그램 출연으로 대중적 인기를 모은 뒤 2008년 38세 나이로 오사카부(府) 지사 선거에서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고, 만성 적자인 오사카부 재정을 2년 만에 흑자로 돌려놨다. 2010년 4월엔 지역정당 ‘오사카유신회’를 창당해 광역단체장과 당대표를 겸했고, 2011년...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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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기명 칼럼

2025.10.23
  • [김홍표의 과학 한 귀퉁이] 아빠 힘내세요
    [김홍표의 과학 한 귀퉁이] 아빠 힘내세요

    “딱 세 살만 덜 먹었으면 저 젊은것들을 확 제꼈을 턴디.” 언젠가 가을 운동회날 1등 상 몫의 노트 세 권을 아깝게 놓친 어머니가 무심코 했던 말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황토 먼지 자욱한 운동장, 향나무 아래 앉아 먹었던 붉지도 달지도 않은 우린감과 어머니 탄식이 생각난다. 아마 어머니는 여름방학 내내 아침마다 싸리 빗자루로 학교 운동장 쓸고 받았던 어린 아들의 노트 한 권을 떠올렸음이 분명했다. 그 어머니는 내 세포 하나하나에 미토콘드리아를 가득 남겼다. 세포 발전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 미토콘드리아는 수십년 지난 지금도 근육세포에서 맹활약하며 내 발걸음을 재촉한다.어머니와 아버지는 유전자를 절반씩 섞어 자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다. 그것 말고도 어머니는 따로 여분의 몫을 떼어준다. 짐작하다시피 그것은 미토콘드리아다. 세균만큼 작은 이 소기관에는 과거의 영화를 드문드문 간직한 유전자 몇벌이 있어서 후손의 안위를 알뜰히 보살핀다. 부모는 그것만으로는 모자라다는 듯이 추...

    14시간 전

  • [문화와 삶]씨앗으로 미래를 꿈꾼 퓨리오사와  무한나
    [문화와 삶]씨앗으로 미래를 꿈꾼 퓨리오사와 무한나

    핵전쟁으로 사막화된 22세기, 물과 화석연료를 독점한 독재자 ‘임모탄’이 폐허 위에 군림하고 있다. 호위무사인 ‘퓨리오사’는 압제를 견디다 못해 임모탄을 배신하고 고향인 ‘그린랜드’를 향해 탈출한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의 시작이다.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생명이 약동하던 그곳도 이미 사막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푸르른 땅에서 농사를 짓던 ‘어머니들’은 이제 바이크 전사가 되었다. 결국 임모탄을 제거하고 세계를 해방시키기로 한 퓨리오사. 영화는 그가 독재자를 처단하고 ‘시타델’의 요새로 오르며 끝난다.영화는 세계의 해방을 총알이 아닌 씨앗에서 본다.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퓨리오사가 끝까지 손에 쥐고 있었던 건 ‘어머니들’이 지켜낸 씨앗이었다. 씨앗이 품은 내일이란 생명이 다시 자랄 수 있는 땅과 그로부터 먹거리를 얻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이 공존하는 세계, 그 ‘오래된 미래’가 열어주는 자급과 자치의 삶이다. 10년이나 ...

    16시간 전

  • [정동칼럼]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일까
    [정동칼럼]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일까

    9월 말에 베이징에 다녀왔다. 중국 전승절에 시진핑, 푸틴, 김정은이 나란히 섰던 사진이 떠올랐다. 중국에 모인 20여명 정상들에게 ‘반트럼프’ 말고는 공동의 가치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30여년간 지속된 세계화와 자유무역에 기반한 질서가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이 중상주의를 주도하고 있고, 반미 연대도 강화되는 모습이다.베이징 시내의 많은 전기차를 보면서 중국의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발전·송배전 설비, 통신, 배터리,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수준이 연상됐다. 나폴레옹은 청나라를 가리켜 ‘잠자는 사자’라고 했다는데, 이제 그 사자가 깨어나 축적의 시간을 거쳐 질주를 시작한 것일까. 일에 감정이 개입하면 본질이 흐려진다. 우리는 중국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건가. 혐중 감정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1990년대 이후 중국은 한국에 수출시장이자 공급망 기지로서 성장동력을 제공해왔다. 여전히 제1 수출시장, 교역 대상국이...

    16시간 전

  • [임의진의 시골편지]랑잠 랑잠
    [임의진의 시골편지]랑잠 랑잠

    차를 몰고 가다가도 아는 누가 걸어가면 모른 척을 한다. 각자의 시간이 있을 것이기에. 작가들이 문우가 회의다 함시롱 각별함이 오히려 ‘거시기’해서 나는 근처에도 안 가고 지낸다. 다만 그래도 같은 동네 사는 소설가 누이랑은 둘이 ‘가끔씩’ 조직 활동을 한다.누이와 며칠 전 오랜만에 커피를 같이 마셨는데, 내가 요새 하도 바삐 지내니깐(맨정신으로 살기 힘들어서 그런 건데) 그러다 몸 상할라 염려해 여러 가지 잔소리를 시전. 그중 하나가 독일 말. 그란 당케 저란 당케, 우짠 당케, 당케 쇤~ 독일어가 기본으로 되는 동네라서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아먹을 수 있지. “그게 뭐래요?” “으응~ 랑잠 랑잠~” 아! 라앙자아암~, 천천히 쉬엄쉬엄하라는 예쁜 독일 말. 옛날에 어디선가 주워들었는데, 잊고 살았다. 랑잠은 두 번 거듭 말해야 진정성이 느껴져. 누이는 두 번 연결해서 말했다.경상도에선 말을 통 안 듣는 녀석을 보고 참다참다 한마디, “직이뿌까”. 그 말 나오기...

    16시간 전

  • [오창민 칼럼]차라리 강남 학교를 헐어 아파트를 지으라
    [오창민 칼럼]차라리 강남 학교를 헐어 아파트를 지으라

    수도권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불길하다. 전국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다. 추석에 다녀온 고향 마을은 빈집이 절반이었다. 중소 도시는 물론, 광역시에도 미분양이 쌓였다. 문제는 서울, 그중에서도 전국 인구의 4%가 채 안 되는 강남(강남·서초·송파구)이다.진보 정권에 집값 상승은 트라우마다. 부동산 시장이 잠잠하다가 유독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 폭등했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자 집값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이재명 정부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뉴욕·도쿄·시드니·베이징·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 집값도 뛰었다. 돈이 풀리고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부동산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풀린 유동성은 금과 주식, 가상자산, 부동산을 가리지 않고 ‘에브리싱 랠리’를 만들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요즘, 달러 기준으로 보면 강남 아파트값이 폭등했다고 보기 어려운 면도 있다.그러나 이젠 이재명 정부가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올해 초...

    16시간 전

  • [겨를]내 머릿속의 오케스트라
    [겨를]내 머릿속의 오케스트라

    “우유 하나 사 와. 아, 달걀 있으면 여섯 개 사 와”라는 아내의 말을 들은 남편이, 달걀이 있는 슈퍼마켓에서 우유 여섯 통을 사 갔다는 우스개가 있다. 프로그래밍을 하다 보면, ‘만약 …하면’이라는 조건절을 많이 쓰는데, ‘달걀이 있으면’을 일종의 조건절로 받아들이며 생긴 어느 개발자의 경험담으로 구전돼온 얘기다. 다양하게 변주되기도 한다. 아이의 이유식 재료와 명절 선물, 생활 잡화를 몇가지 주문받고 깔끔하게 미션을 완수했다는 식의 경험담은 손쉽게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 또한 이런 사연을 은근히 즐기곤 했다. ‘우리, 개발 좀 아는 사람들끼리는 무척 공감하는’ 담론이라는 식의, 조금은 우쭐함도 있었다. 그러다 문득 불편함을 느끼게 된 것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즉 하나의 에이전트가 다른 에이전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보던 어느 날이었다. 하나의 큰 과업을 해내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작은 문제들은 매우...

    16시간 전

  • [직설]어둠에서 보기
    [직설]어둠에서 보기

    잠들기 전까지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깜깜한 침실에 가만히 누워있다 보면 점차 어둠에 적응하게 된다는 걸 알고 있다. 불을 끈 직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가도 조금씩 방 안에 있는 사물의 윤곽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둠 속에서 우리가 사물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는 까닭은 어둠이란 빛이 0인 상태가 아니라 여전히 미세한 광자가 움직이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어둠도 완전한 어둠이 아니므로 눈이 아주 낮은 조도에 익숙해지면서 희미한 빛의 대비를 감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두운데도 이렇게 잘 보인다니. 아무리 깜깜해도 무언가가 보일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니.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문학을 읽을 때마다 하는 경험이다.모든 이야기는 어둡다. 이렇게 말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 모든 이야기가 인간의 음울하고 사악하고 불가해한 면을 다룬다는 뜻은 아니다. 유독 그런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인간의 맑고 선하고 투명한 ...

    16시간 전

  • [김숨의 위대한 이웃]플라멩코 여인, 박재한씨
    [김숨의 위대한 이웃]플라멩코 여인, 박재한씨

    와인색 댄스화. 7월의 샐비어를 닮은 치마. 화려한 화장, 빨간 귀고리와 머리 장식. 양손에 들린 캐스터네츠. 평소에 할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 그리고 무대가 있다. 온전히 그녀를 위한 무대.무대로 나와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우아하게, 공작이 날갯짓을 하듯 쳐드는 그녀. ‘미 세비야나’가 플라멩코 기타 반주와 함께 흐른다. 그녀의 얼굴에 순간 환희에 찬 웃음이 번지는 걸 그녀만 알지 못한다.그녀는 자신의 표정을 본 적 없다. 선천성 시각장애인인 그녀는 불빛 정도만 감지한다. 가까이 있는 글씨, 얼굴은 윤곽만 흐릿하게 보이고, 아예 안 보이기도 한다.그녀가 본 적 없는 춤. 그녀가 추면서도 보지 못하는 춤. 플라멩코.“난 내 몸이 취하고 있는 포즈, 플라멩코의 동작들, 내 표정, 내 손 움직임, 내 발 움직임을 볼 수 없어. 플라멩코를 추는 내 모습을 보고 싶어. 거울을 통해서 보지 못하는 게 가장 속상해. 내가 플라멩코를 ...

    16시간 전

  • [송현숙의 공통감각] 시행 10년, ‘이준석 방지법’을 아십니까
    [송현숙의 공통감각] 시행 10년, ‘이준석 방지법’을 아십니까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주제였다. 정치인 이준석이 아니라 세월호 선장 이준석이고, 10년 전부터 시행된 인성교육진흥법 얘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당시 상황과 현주소를 점검해보는 것이 마땅할 터다.인성교육진흥법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온 사회가 슬픔에 잠겨 망연자실하던 때 허둥지둥 만들어졌다. 참사 한 달여 만인 2014년 5월26일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당시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주도로 국회의원 102명이 공동발의했고, 그해 12월29일 재석 의원 199명 만장일치로 바로 통과, 이듬해 7월부터 시행됐다. 이례적인 일사천리, ‘인성교육을 의무로 규정한 세계 최초의 법’이라던 정부의 의미 부여,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 법안 취지 등을 지켜보며 황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인성교육진흥법은 일명 ‘이준석 방지법’으로 불렸다. 당시 476명의 승선자들엔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이 나오는 가운데, 제일 먼저 속옷 바람으로 빠져나온...

    16시간 전

  • [기고]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수묵적 사유의 재정의
    [기고]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수묵적 사유의 재정의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주제 ‘문명의 이웃들’은 동아시아 문명의 정체성과 역사를 말한다.‘이웃’이라는 말은 단순한 지리적 인접이 아니다. 그것은 타자와 나, 전통과 현대, 인간과 자연 사이에 일어나는 심미적 거리의 역동적 평행의 의미를 내포한다. 우리 문화는 이웃과 교섭하며 그 문화를 수용하면서 정체되지 않을 수 있었고, 역으로 이웃에 영향을 주어 문화의 탄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웃은 타자가 아니라, 나를 존재하게 하는 토대다. 타자는 나를 성찰하게 하는 거울이며, 그들은 나의 심연이기도 하다.이번 전시는 다섯 가지 구획으로 이루어졌다. 목포문화예술회관부터 목포실내체육관, 남도전통미술관(진도), 땅끝순례문학관(해남), 고산윤선도박물관(녹우당·해남)에 이르기까지 물샐틈없이 이어진 전시들은 하나로 관통하는 특징을 지닌다. 기획자인 윤재갑 감독은 수묵을 단지 물질적 매체로서가 아니라 세계와 관계를 맺는 태도와 방식으로서 관계의 언어, 즉 세계와 소통하는 하나의 존...

    16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