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회적가치 생태계 조력자 장용석 연세대 교수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SK의 사회적가치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장 교수는 “사회적가치 철학을 SPC 등 경영의 언어로 개량화”한 지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혁신을 평가한다. 최영재 기자
연세대로 향하는 길에 10·15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정부의 정책 의도와 무관하게 한국 사회가 돌이킬 수 없는 양극화 트랙에 접어들었다는 정황증거로 읽혔다. 자산 격차 등 사회문제가 심화할수록 큰 정부의 복지국가 모델이 절실해질 것이란 시각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효율성에는 늘 의구심이 따라다닌다.
방법론에선 차이가 있겠지만, 시장주의자들도 사회의 존속을 바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화법을 빌리면, ‘(이익 극대화밖에 모르는 탐욕 프레임에 갇힌다면 아무리 대기업일지라도) 딥 임팩트(급변)에 의해 돌연사(멸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 끝에 최 회장이 모색한 대안이 사회적기업이다. 인센티브를 추구하는 속성과 이타적인 면모가 융합된 신인류들의 혁신으로 빚어낸 사회적가치가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그런 점에서 최 회장은 아버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처럼 경영사상가적인 면모가 짙다. 다수 경영자처럼 이윤만 좇지 않고, 학자들처럼 이론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구상을 정립한 뒤 제안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겼다. 직접 자본을 투하해 ‘사회실험’을 감행했다. 개혁 대상으로 치부되던 대기업을 혁신 주체로 옮겨놓는 발상의 전환이 그렇게 나왔다.
최 회장의 사회적기업 그리고 이를 측정해 보상하는 개념인 SPC(사회성과인센티브)를 건축에 비유한다면, 그는 설계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했다. 특정인에게 의지하지 않는 집단지성으로 완결성을 도모했다.
장용석(57)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그 핵심 조력자 중 한 명이다. 사회학자(미국 스탠퍼드대 박사)출신인 장 교수는 SK 내부에서 사회적가치가 내재화되는 시점(2017년)에 그룹 사외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장 교수는 사회적가치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의 정체성이라 할 정관까지 개정하는 최 회장을 목도하며, 그 ‘진정성’을 일찌감치 실감했다. 실제 사회적기업의 에센스에 해당하는 SPC는 10년째 지속 중이고, 2024년 도쿄포럼을 통해 EPC(환경) 분야로까지 범위가 확장됐다.
연세대 언더우드관에서 만난 장 교수는 “SK가 구현하려는 사회적기업은 일종의 벤처 정신”이라고 평했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의 ‘1승 9패’ 지론처럼 아무리 실패해도 한 번만 터지면, 세상을 바꾸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선 아무리 최 회장과 SK의 영향력이 막강해도 혼자선 못한다. 결국 실험이 성공하려면, 사회적기업이란 새로운 모색이 ‘얼마나 세상을 감화시키느냐’에 달렸다.
“소비자의 공감 획득이 비즈니스 전략이 되는 세상”
- SK의 사회적가치는 어떤 계기에서 출발된 것으로 봐야 할까?
- “최종현 선대회장은 박사급 인력을 키우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설립(1974년)을 포함해 인재 육성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 1960~70년대는 과학 발전이 한국 사회의 숙제였다. 동시에 선대회장은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그런 경영 철학이 (아들인) 최태원 회장에게 전수됐다고 생각한다. 여기다 최 회장은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기업이 혼자 유아독존할 수 없다’는 생각을 견고하게 해왔던 것 같다.”
- 한 사람의 진정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 회장의 사회적가치는 그 시간의 무게를 측정할 때, 이미지메이킹 범주를 넘어선 듯하다.
-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가 정부만으로도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한국은 성장 주도의 ‘작은 복지국가’였다. 그렇다면 새로운 섹터가 (해결사로) 나와줘야 했는데 그것이 사회적기업이다. ‘사회문제 해결에는 사회적기업이 더 전문가이고, 거기서 배우려면 거기가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려면 인센티브 구조(SPC, EPC)가 필요하다’는 최 회장의 아이디어도 그렇게 나온 것이다.”
- 심지어 최 회장은 사회적가치를 기업의 생존 문제와 연관시키고 있다.
- “기업이 예전처럼 그냥 물건 잘 만들어서 판다고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왔음을 안 것이다. IT 혁명 이후 거래 비용이 엄청 낮아졌다. 유튜브 1인 미디어가 레거시 방송사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공감과 동의에 기반한 신뢰가 맺어지지 않으면, 이제 기업은 존재하지 못한다. 오히려 여기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야 한다.”
- 장 교수는 최 회장과 어떻게 소통하게 됐나?
- “최 회장은 학자들과의 ‘인터랙션’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보통 고등교육재단이나 회장실에서 주최하는 포럼, 공부모임 등에서 교류한다. 내가 더 특별해서 그렇게 된 것은 결코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 있는 학자 중 한 명일 뿐이다.”
- ㈜SK 사외이사(2017년 3월~2023년 3월)로 있을 때 그룹 정관 변경을 목격했다.
- “2017년 3월 SK는 정관을 바꿨다. ‘이윤창출’을 빼고 ‘사회적가치, 행복, 조화’와 같은 키워드를 기업의 존재 목적으로 넣었다. 덕분에 SK의 사회적가치 경영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었다. 그룹 KPI(핵심성과지표)에 사회적가치를 집어넣는 것을 보며 (사회적가치 이론 정립에 참여한) 학자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더 생겼다.”
사회적기업은 시장원리에 충실한 국가의 보완재
- 아무래도 개념이 생소할 독자들을 위해 원론적인 질문을 하겠다. 사회적기업의 정의가 무엇인가?
-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과 시장 수단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조직이다.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비용’ 개념인 CSR과는 다르다. ‘사회적기업은 기업화되고, 기업은 사회적기업화돼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지론이다. 사회적기업은 사회문제 해결 자체를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으로 두는 형태다. 기부도 아니고, 일반 기업처럼 단순하게 이윤 추구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사회문제를 시장의 논리로 해결하는 주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미션이 조직의 정체성이자 시장 경쟁력의 차별성을 띠는 것이다.”
- 사회적기업은 소위 말하는 ‘착한 기업’과 뉘앙스가 다소 다른 듯하다.
- “착한 일을 하는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착한 일을 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돼야 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사회적기업의 엄청난 성공 사례를 찾기란 당연히 어렵다. 이윤만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이제 그런 기업들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세상이다. 흔히 말하는 MZ세대의 착한 소비 행태가 그렇다. 나는 이해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만, 내가 구매하는 회사는 이타적이어야 한다는 소비 심리가 있다. 이런 것들이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바꾸는 압력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최 회장은 기업의 돌연사(sudden death)를 경계해왔다. 관념적으로만 생각했던 위기의식이 올해 SK텔레콤에서 뼈아픈 사태로 터졌다. 당장은 고통스럽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SK CEO들이 오너인 최 회장처럼 긴 호흡으로 기업 경영을 들여다볼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 현실적으로 SK 같은 거대 기업이 사회적기업으로 변모할 순 없다. 그 대안으로 최 회장은 더블보텀라인(DBL,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등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평가)을 제시했다.
- “사회적가치를 측정하는 국제 표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 복식부기가 처음 생겼을 때 이탈리아 상인의 황당함이 이렇지 않았을까(웃음). 더블보텀라인도 기업가치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재무지표는 아니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사회에 발표함으로써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부가적 가치를 기업이 만들어 내고 있음을 투자자와 소비자가 느끼도록 해줄 수 있다.”
- EPC에서 알 수 있듯 더블보텀라인에 환경성과까지도 포함했다.
- “최 회장은 사회적가치 경영철학을 SK 구성원들이 내재화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이천포럼에서, 행복토크에서 끝없이 이야기해왔다. SK하이닉스만 해도 환경성과 지표를 산출하면 마이너스 몇 천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숨기지 않고 발표한다. 현실을 봐야 ‘얼마를 어떻게 줄이느냐’는 노력이 켜켜이 쌓일 수 있다.”
- 유럽에서 사회적기업은 어떻게 발전해왔나? 특히 영국에서 더 번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영국은 조금 더 개인주의적이지만, 많은 유럽 국가들은 ‘공동체가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반면 영국은 대처리즘의 1980년대에 공공 부문이 축소됐다. 지역 복지와 교육, 일자리 문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민사회, 사회적기업이 공공 서비스의 혁신 파트너가 됐다. 시장 원리에 충실한 국가일수록 사회적기업이 ‘보완재’가 될 수 있다.”
SPC(사회성과인센티브)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이 행사만큼은 꼬박꼬박 참석한다. [사진 SK]
복지국가의 빈틈 메워주는 ‘사회실험’
- 사회적기업은 정부 혹은 시민단체 등 비영리조직과 어떻게 관계를 설정해야 할까?
- “책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에 아큐먼 펀드 사례가 소개돼 있다. 아큐먼 펀드의 핵심 철학은 원래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 이를테면 아프리카 농부에게 저가의 농기계를 공급하는 일을 대신해주는 ‘인내 자본(Patient Capital)’이다. 단기 수익을 당장 내려는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장기적 시간으로 사회 효과를 보겠다는 쪽이다. 인도 슬럼가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일, 저소득층에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은 원래 국가가 세금을 들여 해야 한다.
하지만 재무 수익보다 이 사회의 변화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모여 펀드를 만든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했느냐’가 지표가 된다. 정부는 그런 기업을 위해 세액공제 같은 제도적 후방 지원을 해줄 수 있고, 비영리단체는 신뢰 자본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행정학 용어로 말하면 거버넌스, 협치다. 거버먼트, 통치가 아니다.”
- 래디컬 좌파는 정부가 증세해서 해결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 “큰 정부가 해결할 수 있겠지만, 한도 끝도 없다. 또 정책적 의사결정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반면 시장에서는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목적을 지닌 기업들이 모여서 뭔가 유의미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나면 분명 새로운 변화의 다이내믹이 생긴다. 빅 거버먼트가 복지국가를 통해 싹 해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긴 하다. 그러나 현대의 사회문제는 이해관계가 상충된다. 국회의원도 정치 집단이니 당연히 자기 지역의 이익이 중요하다. 복합적 관계에서 단독적 실행을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 최근 복지의 허점을 이용해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는 글로벌적 폐해가 퍼져 있기도 하다.
- “정부와 현장의 괴리감이 항상 있다. 좋은 복지 제도를 만들어도 이를 이용해서 타 먹는 사람과 몰라서 못 받는 사람이 있다. 정부 보조금만 발라먹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어느 나라나 정부 재정은 어렵다. 그러니까 사회적기업은 ‘그냥 작은 정부로 가자. 정부가 할 일의 일정 부분은 사회적기업이 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복지국가까지 해봤는데 거기서도 해결이 안 되는 문제들이 있더라. 이럴 때 새로운 협치를 시도해 보자’는 쪽에 가깝다. 정부는 정책을 설계하고, 사회적기업은 공공혁신의 파트너이자 실험실(Lab) 같은 역할을 하면 어떠냐는 제안이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SK의 사회적가치가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를 다룰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최영재 기자
인센티브와 이타심 사이에서
- 그래서 최 회장은 SPC를 ‘사회실험’이라고 칭한다.
-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 시프트에 마중물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그런다고 당장 돈이 벌리겠나? 그럼에도 10년 이상 (사회적기업들의 사회적가치를 측정해 현금으로 보상하기 위해) 큰돈을 썼다. 당연히 계속 SK만 그걸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작은 SK가 열었지만) 펀드가 조성되면 좋고, 국가가 관심을 갖고 뛰어들었으면 더 좋다는 생각이다.”
- 최 회장이 10년 동안 실행한 SPC의 요체는 인센티브다. 대기업 경영자로서 인간이 이해관계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기에 나온 발상일 터다. 하지만 최 회장은 동시에 인센티브는 전부가 아니라며 인간의 ‘이타심’을 강조하고 있다. 어디서 접점을 찾아야 할까?
- “사회적가치 창출이 일어나는 시스템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인센티브 구조가 있어야 사람들이 움직인다. 그렇게 SPC를 10년간 했지만 이제 전환을 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다. 그 하나는 인센티브 타 먹는 것이 사회적기업의 목적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사회적기업의 목적과 관계없던 일반 기업들에 이 논리를 전파하자는 것이다. 대한상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꺼낸 신기업가정신이 그 연장선에 있다. 비영리 벤처기업도 그렇게 나온 개념이다.”
- 이상적 가치를 추구하려니 SK 계열사 CEO들은 정말 힘들 것 같다.
- “그럴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SK의 사회적가치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오니까 SK도 결국에 다 망각할 것이라고. 어쩌면 최태원 회장이 언젠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그 철학들이 다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SK는 계속 위기를 겪어왔지만 극복했다. 또 과거에는 최종현, 최태원 회장의 원맨쇼 같았지만, 지금은 그 정신이 그룹 내부에 많이 내재화했다고 본다.”
- 장 교수는 최 회장의 사회적가치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CSV(공유가치 창출)보다 더 적극적인 개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SK의 사회적가치가 CSV, ESG보다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개념이라고 말한 이유는 사회 전체의 체계 변화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이사회 문제 해결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라는 포터 교수의 경영 패러다임은 ‘사회문제 해결을 기업 성장의 수단’으로 본 것이다.
SK의 사회적가치도 비슷하게 프레이밍되고 있지만 보다 더 근본적 차원의 접근을 한다. SK는 ‘사회문제 해결이 기업의 존재 이유’라는 정관 변경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단순히 기업의 경쟁 우위를 위한 전략으로만 보지 않고 철학적으로 선언했으며 측정과 관리를 제도화했다. 포터 교수는 굉장히 훌륭한 이론을 제안했지만, SK는 더 구체적이고 확장적이다.”
SPC(사회성과인센티브) 10주년 기념식에서 타임캡슐 세리머니가 열렸다. 지속적으로 사회적가치를 추구할 SK의 의지를 암시한다. [사진 SK]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범위의 경제다”
- SK의 사회적가치는 그룹 총수인 최 회장이 전면에 나섰기에 현실에서 실행될 수 있었다.
-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라고 생각한다. 사회적가치 철학을 경영의 언어로 개량화하고 관리화했다. 또 가치 창출의 주체를 기업 내부로 국한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로 확장했다. 사회적가치는 사회적기업을 파트너로 삼았고, 지방정부·시민단체·스타트업과 협력하며 SPC 제도를 운영했다. CSV가 기업 내부의 혁신과 가치 창출이라면, SK의 사회적가치는 생태계를 만드는 노력이다. 여기서 보상과 인센티브를 경제적 동기로 연결했다는 것은 굉장히 실험적이면서도 혁신적이다.”
- 최 회장은 “사회적가치는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범위의 경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슨 뜻인가?
- “특정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이 대기업이 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사회적기업은 단일품목을 대량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산업적 규모보다 다양한 사회문제 간 연계와 확산성을 경쟁력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고용, 빈곤, 교육은 다 연결된 사회문제다. 이를 통합적으로 다뤄야 경쟁력이 생긴다. 사회적기업 혼자선 못한다. 그래서 사회 혁신의 효율은 규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스템에서 나올 수 있다. 대기업이 한 분야의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사회적기업들이 연결해 푸는 ‘플랫폼’이 해법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kim.youngjoo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