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극적 타결과 파국의 전말②
」2022년 3월 2일에서 3일로 막 넘어가던 심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마주 앉았다. 숱한 우여곡절과 두 번의 공식적인 단일화 협상 결렬 선인 이후 이뤄진 극적인 만남이었다. (이하 경칭 생략)
장소는 성광제 카이스트 교수의 서울 논현동 집. 그는 윤석열 측 단일화 메신저였던 장제원 의원의 매형이다. 왜 그곳이었을까. 장제원이 당시 기자에게 해준 이야기다.
우리 매형이 안 후보가 출연한 ‘동그라미 재단’ 2대 이사장이라 안 후보와 가까워. 그래서 정기적으로 부부 동반 모임을 가질 정도로 안 후보와 친분을 이어가고 있었지. 윤 후보도 그 관계를 잘 알고 있어서 ‘장 의원 매형 집에서 만나면 어떻겠냐’고 말했어. 그래서 매형한테 ‘가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청소를 미리 좀 해놔야 하나’라고 하더라고.
안철수가 자정 무렵 먼저 도착했고, 날짜가 3월 3일로 바뀐 직후 윤석열이 합류했다. 배석자는 장제원과 안철수 측 단일화 창구였던 이태규 의원, 단 두 명이었다. 그 자리에 편의점 맥주 네 캔이 놓였다.
이렇게 모였는데 ‘짠’ 한 번 하시죠(윤)
2016년이었죠? 그때 보궐선거에서 우리가 윤 후보를 당기려고 했었는데. (안)
(웃음) 기억하시네요. 후보님.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윤)
윤석열도 옛이야기를 꺼냈다.
이태규 의원과 제가 안대희 전 대법관과 친분이 있는 ‘안대희 계원’입니다. 제가 이 의원을 진심캠프(2012년 안철수 대선 캠프)에 추천한 사람인 거 아세요? (윤)
아니, 저는 김성식 전 의원한테 추천받았는데. 여기저기서 추천한 사람 중 한 명이셨군요. (웃음)(안)
사담은 거기까지였다. 두 사람은 곧 본론으로 접어들었다.
제가 단일화를 해본 적 있지만, 각서나 종이 이런 것들이 아무 의미 없는 걸 압니다. 문제는 신뢰입니다. 어떻게 신뢰를 주실 겁니까. (안)
종이쪼가리가 뭐가 필요합니까. 저를 믿어주십시오. 제가 안 후보님을 믿겠습니다. (윤)
저는 성공한 정부를 만들고 싶습니다. (안)
그 생각 저도 똑같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정부를 한번 성공시킵시다. 그게 운명공동체 아닙니까. 윤석열 정권이 성공한다면 그게 안철수의 미래 아닙니까. (윤)
그러자 안철수가 핵심을 파고들었다.
성공한 정부를 만들 구상이 있습니까. 내가 돕더라도 윤 후보가 주체 아닙니까. (안)
안철수의 이 질문과 관련해 당시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은 해석을 곁들였다.
‘윤 후보 측의 공동 정부 약속과 달리 결국 집권시엔 안 후보의 구상이 배제될 수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었다.’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는 게 권력. 합리적 우려였다. 윤석열은 다음과 같이 답하며 안철수를 안심시켰다.
제 장점은 결정이 빠른 겁니다. 그런데 저는 결정을 독단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국정운영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람도 널리 쓰겠습니다. (윤)
이어 합당 등에 대한 문답이 조금 더 이어진 뒤 안철수가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윤석열은 안철수와 이태규를 끌어안으며 “이제 우린 동지”라고 외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22년 3월 3일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김상선 기자
날이 밝은 뒤 발표된 단일화 선언문은 사실상의 ‘공동 정부’ 계약서였다. 선언문 곳곳에 새 정부가 공동 정부임을 명시한 문장들이 박혀 있었다.
이렇게 해서 윤석열과 안철수의 단일화는 말 그대로 우여곡절 끝에, 선거일을 단 6일 남긴 상황에서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윤석열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공동 정부’ 약속은 빠르게 잊혔다.
최근 기자와 마주 앉은 안철수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허탈하게 웃었다.
(공동정부) 약속을 인수위까지만 지키고 그 이후에는 어겨버린 거죠.
그리고 의미심장한 말을 추가했다.
인수위도 사실은 한 개가 아니었어요. 두 개였어요.
인수위가 두 개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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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수위가 두 개였어요” 배신당한 안철수 입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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