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 직후 원인 모를 각종 사고로 크게 다친 지적장애인 친오빠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동생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도정원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7·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3년 9월∼2014년 8월 원인 모를 사고를 7차례 당해 위중한 상태에 빠진 친오빠 B씨(48)를 대구에 위치한 집 안에 방치해두고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적장애인인 B씨는 여러 차례 사고를 당하면서 안구 손상, 안와골절, 늑골 다발성 골절 등의 병원 진단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2014년 8월 상태가 위급해진 B씨는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병원 도착 후 다음날 숨졌다. 당시 그는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대소변도 가릴 수 없던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각종 사고를 당하기 직전 B씨가 본인 명의로 5개 보험에 가입된 점 등을 미뤄 A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대해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유기치사와 일부 사기 등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함께 범행을 저질러 구속기소 됐던 A씨의 남편 C씨(48)는 2017년 선고 직전 보석으로 풀려난 뒤 현재까지 도주 중이다.
법원은 이들 부부의 재판을 미뤄오다가 지난 7월 A씨에 대해서만 재판을 재개해 이날 선고를 내렸다. C씨 재판은 수사기관이 소재를 파악하기 전까지 선고를 미루는 영구미제 사건으로 회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