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발언으로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민심이 크게 악화하자 22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 사과에 나섰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내로남불의 위선이자 오만”이라며 맹공했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상경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회) 국토위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브리핑에서 “본인은 수십억원짜리 집이 있으면서 그렇게 말하면 집 없는 사람들은 열받지 않겠느냐”며 “(이 차관이) 상임위에서 혼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수석은 이날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일몰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차관은 지난 19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이 차관 부부가 최근 전세를 낀 매매(갭투자) 방식으로 분당의 33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이 밝혀지고, 6억여원의 시세차익을 봤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같은 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부동산정책 정상화 특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집값 발언’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임현동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부동산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며 “586정권 위선자들이 자행한 잘못된 사회주의 경제 실험이 중산층과 서민,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를 번번이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당 원내대표부터 국토부 차관까지 자신들은 갭투자의 사다리를 밟아 주요 지역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며 “(10·15대책은) 국민에게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며 윽박지르는 것”이라고 했다. 김효은 대변인은 전날 “이 차관을 보면 굶주리던 프랑스 민중에게 ‘빵 대신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떠오른다”고 맹폭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포괄적 규제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고 주민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중앙정부 정책에 반발해 자치구가 단체행동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이날 성명엔 국민의힘 소속 15명만 참여했고, 민주당 소속은 전원 불참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소속 기초의원들도 이날 규탄대회를 열고 “10·15 부동산 계엄은 즉각 전면 해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