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고등훈련기. 중앙포토
지난달 15일 공군의 경남 사천기지에서 국산 항공기 T-50 고등훈련기가 착륙 과정에서 결함을 일으켜 활주로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은 사고 조사 결과 전원공급장치 결함으로 판명했는데, 비행 도중 발생했다면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과 공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후 2시 30분쯤 공군 시험평가단 제52시험비행전대 소속 T-50 항공기 한 대가 착륙 활주를 하던 중 전원공급장치와 관련한 비상 신호가 켜졌다.
이에 조종사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엔진을 껐다가 재가동했고, 이후 다시 이동시키려 했으나 브레이크와 조향 장치가 제대로 작동히지 않았다고 한다. 랜딩기어를 기준으로 활주로를 약 0.5m 가량 이탈했다. 공군 관계자는 “사고로 인명 피해나 물적 피해는 발생하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이후 사고 조사를 거쳐 전원공급장치 구동을 위한 ‘항공기 탑재부품 구동장치(AMAD·Airframe Mounted Accessory Drive)’ 내부의 베어링 손상 결함을 확인했다.
이번 사고 자체는 별다른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원공급장치 등 핵심 부품의 결함이 반복된다면 대대적인 성능 개량을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T-50의 도입 시기는 2005년 12월로, 노후 기체가 상당수 있다. 공군에 따르면 T-50과 관련해 비행 중 주요 결함이 발생한 사례는 올해 들어 9월까지 20차례였다. 사고기는 2009년 도입된 것이라고 한다.
공군은 T-50 50대를 비롯해 T-50B 특수항공기, TA-50 전술 입문기·FA-50 경공격기 등 T-50계열 항공기 14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군은 “사고 이후 T-50 계열 전 항공기의 전원공급장치를 점검했으며, 다른 항공기에는 결함이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T-50 계열 항공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항전 계통 등 아날로그 시스템을 최신 디지털 시스템으로 바꾸는 성능 개량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사고 이후 1주일 뒤인 같은 달 23일 충주기지에서 KF-16 1대가 이륙 활주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벌어지는 등 공군에선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KF-16 사고는 활주로 위의 외부 물질에 의한 앞바퀴 타이어 파손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