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아덱스 202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5)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자주국방을 해결하지 못하고 ‘국방을 어딘가에 의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일부라도 있다는 사실이 저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한 뒤 “‘우리 국방은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 ‘조금만 보완하면 넘쳐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자주국방론을 재차 꺼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도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자주국방은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방위산업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 것은 지난 7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론과 관련해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하겠지만 하나의 핵심적 기반은 역시 방위산업의 발전”이라며 “방위산업 발전이라고 하는 게 그냥 무기 잘 만든다 수준이 아니라 최대한 국산화하고 또 시장도 최대한 다변화해서 그 나라의 산업으로, 세계를 향한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산화된 무기 체계를 대한민국 국방이 실제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다”라며 “(다른 국가가) ‘당신네 나라에서는 쓰고 있느냐’고 물어볼 때 ‘잘 쓰고 있다’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니다’고 하면 (수출이) 잘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위산업 발전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0.2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겨레 김태형
이는 이 대통령이 이날 앞서 같은 곳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방산 전시회 ‘서울 ADEX 2025’에서 방산업체 부스를 순회하다가 한 업체 관계자가 “해외 구매처에서 자주 하는 질문이 ‘당신 나라에서는 이 제품을 얼마만큼 쓰느냐’다.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서라도 우리 군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제품을 과감히 도입하면 좋겠다”고 건의한 것을 즉석에서 수용한 뒤 토론회 현장에서 제안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국방비를 대폭 늘릴 생각”이라며 “그중에 가장 큰 것은 연구개발(R&D)에 대한 대대적 지원”이라고 했다. 이어 “어쩌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더 지원하고 힘을 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이미 엄청난 기득 체계를 가진 쪽은 사실 정부로부터 상당한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남준 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ADEX 및 방산 토론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대통령실사진기자단 중앙일보 전민규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토론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한 업계 참석자가 “군이 기존에 없던 무기 체계는 도입하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개발해도 국내 수요가 부족하다”고 호소하자, 즉석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개발 중인 공격무기와 방어무기를 상호 테스트할 수 있도록 모의 전투 형식의 성능 대결장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을 강조하며 “특히 공정위 인력을 확대해 원가 후려치기 같은 지배적 이익 남용에 대해 치명적인 불이익 줄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군과의 소통 창구 부재를 호소하자, 민·관·군 워크숍 등 맞춤형 소통 채널도 운영하기로 했다. 업계를 향해선 “산불 진화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져달라. 방산 기업이 기술 개발 시 정부가 이를 적극 도입할 수 있다”고 당부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토론회 이후 경기 일산의 한 식당에서 오소리 국밥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뒤 주변 상인들에게 장사 근황을 질문하고 떡집에서 꿀떡과 인절미를 구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