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취업률 73%…'명장' 꿈꾸는 청소년들 마이스터고 몰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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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4호 08면

AI도 두렵지 않다, 요즘 주목받는 ‘네오블루칼라’ 

미래의 기술 명장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마이스터고에 눈길을 되돌리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2010년 도입된 산업 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다. 학교와 기업이 협약을 맺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2013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마이스터고의 초기 취업률은 90.6%에 달했다. 취업자의 90%가 정규직이라는 점에서 고등기술교육 모델의 표본으로 자리잡았다. 이렇듯 ‘취업 보증수표’로 통하며 한때 평균 입학 경쟁률이 4대 1을 웃돌 만큼 치열했지만 2010년대 후반 기업들이 고졸 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등 부침을 겪으며 인기가 식었다.

그러나 장기 경기 침체의 여파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는 청년이 늘면서 마이스터고가 재조명 받는 분위기다. 지난해 전국 마이스터고 51곳의 졸업생 취업률은 72.6%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직업계고 졸업생 취업률(26.3%)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전체 대졸 취업률(2023년 기준 70.3%)과 맞먹는 수치다. 입학률도 덩달아 올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25학년도 서울 관내 마이스터고는 모집정원 558명 중 824명이 지원해, 이중 565명이 최종합격했다. 모집 정원 대비 충원율이 101.25%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충원율 10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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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3학년 두 자녀를 둔 강혜성(50)씨는 “애매한 성적으로 인문계를 가서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도 취업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아이가 AI에 관심이 많은데 이왕이면 마이스터고에 입학해 진로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평촌에서 고교 입시 컨설턴트를 하는 김주현(42)씨는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률이 높은 상위권 마이스터고의 평균 경쟁률은 3대 1에 달한다”며 “이들 학교에 입학하려면 중학교 내신 성적이 최소 상위 30%에는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수요에 힘 입어 첫 해 전국 21개로 출발한 마이스터고는 지난해 54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대구·경북·충남지역 3개교가 새로 추가됐다. 분야도 더욱 세분화됐다. 기계·매카트로닉스, 자동차, 항공, 조선 등 정통 제조업 분야로 시작해 반도체장비, 해양플랜트, 로봇, 소프트웨어 등으로 다변화됐다. 경기도교육청의 박기철 진로직업교육과 장학관은 “마이스터고는 기업과 연계한 실무 교육을 펼쳐 졸업 후 취업은 물론 현장에서의 빠른 적응을 돕는데 강점이 있다”며 “내달 말 내년도 입학 전형이 시작되는데 더 많은 학생이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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