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요동치는 金치 프리미엄...“투자자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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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금현물 종가는 g당 21만원으로, 국제 금 시세(19만2860원)보다 8.88%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금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심화하며 지난 15일 가격 괴리율이 18.55%까지 벌어졌지만, 며칠 만에 한자리수로 급락한 것이다.
KRX 금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하락세다. 지난 5거래일(10월14일~20일)동안 국내 대표 금현물 ETF인 ‘TIGER KRX금현물’과 ‘ACE KRX금현물’의 수익률은 각각 -4.18%과 -4.07%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 금 시세를 따르는 ‘SOL 국제금’과 ‘KODEX 금액티브’는 같은 기간 2%대 상승률을 보였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내 금 가격이 숨 고르기에 나선 건 단기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치 프리미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투자자들이 국제 금 관련 상품으로 눈을 돌린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최근 국제 금 ETF에 유입되는 개인 투자자 자금이 늘어났다. KODEX 금액티브에는 최근 5거래일간 883억원이 순유입됐다. 순자산 규모도 이 기간 1350억원에서 2169억원으로 60% 이상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SOL 국제금도 48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의 순자산도 336억원에서 802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KRX 금 시세는 국내 시장 호가 중심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만큼 단기간 수요가 몰리면 국제 시세와 괴리율이 발생한다. 해외에서 금을 수입한 후 통관과 품질 검사 등을 거쳐 KRX 금시장에 들어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공급이 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웃돈, 즉 김치 프리미엄이 붙는다.
업계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 급등락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현물은 금리·환율뿐 아니라 김치 프리미엄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며 “프리미엄이 급격하게 올랐다가 내려가는 상황이 반복되면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가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금 가격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연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 금 ETF로의 자금 유입, 중앙은행 매수세 지속 등 요인으로 큰 폭의 조정 없이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