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넣었으면 '6000만원' 벌었다"…3개월 만에 '압도적 잭팟'

"올해는 中의 승리, 내년은?"…미-중 휴머노이드 ETF 대전
인공지능(AI)을 이을 다음 미·중 기술 전장(戰場)으로 휴머노이드가 꼽히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올해 4~5월 집중적으로 상장된 휴머노이드 ETF 중에서는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 압도적인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5개 휴머노이드 ETF 중 최근 한달(9월2일~10월2일)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상품은 중국 휴머노이드 ETF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이 27.28%로 이 기간 가장 많이 올랐다. 그 뒤를 이은 건 삼성자산운용에서 출시한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으로 16.98%를 기록했다.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에 집중하는 ETF들도 해당 기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지만, 중국 휴머노이드 상품보다는 낮았다.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이 10.41%,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이 12.04% 올랐다. 미국과 중국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액티브'는 16.31%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기업에만 투자하는 ETF보다는 높고, 중국 기업만 담은 ETF보다는 낮은 수익률을 낸 셈이다.
최근 3개월로 기간을 넓히면 중국 휴머노이드 ETF의 성과가 더 두드러진다. 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의 3개월 수익률이 60.03%,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이 46.52%인 반면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20.03%)과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23.49%)은 20%대 상승률을 보였다.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는 28.9% 올랐다.

올해 들어 중국 증시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눈에 띄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 업무 보고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처음 언급된 데 이어 7월에는 휴머노이드 집중 육성 계획인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산업을 꾸준히 뒷받침하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기업인 유비테크와 도봇 등은 올 들어 200% 안팎의 주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만큼 휴머노이드 ETF의 전망도 긍정적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5억달러가 채 안되는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3년 뒤인 2028년에는 40억달러까지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휴머노이드 상용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개발 중인데, 올해 말 테슬라 공장에 옵티머스를 도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에는 옵티머스 1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휴머노이드 기업이 서로 다른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능형·우주로봇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등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시장의 혁신은 미국이, 보급은 중국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은 비(非)중국 대비 무게, 속도, 키 등 특성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하드웨어 정밀도나 내구성, 신뢰성 측면에서는 뒤처진다"고 분석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