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열풍에 김밥축제 붐 일까…김천 준비상황 들어보니 [이슈+]

/이미지=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중
인구 13만명 소도시 경상북도 김천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2025 김천 김밥축제'가 다시 찾아온다.

1일 김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열린 김밥축제가 10월 25일부터 양일간 김천시 직지문화공원 및 사명대사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김천의 대표적인 특산품이 김밥은 아니지만, '김밥천국 김천'이라는 지역의 상징적 이미지를 역활용 해 시험삼아 축제를 연 것이 이제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난 행사는 약 1만명이 찾을 것이란 주최 측의 예상과 달리 약 10만명(경찰 추산) 이상이 몰려드는 바람에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고 '김밥 없는 김밥축제'라는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김천시는 약 1만줄의 김밥을 준비했으나 교통 문제로 행사장에 입장하지도 못하고 돌아간 약 4만명을 제하면 약 6만명이 현장을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인구 13만여명의 김천에 축제 관람객 10만명이 방문한 것은 축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로 인한 정체성 확보, 친근한 소재 등을 통해서도 지역행사 흥행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였다.
글로벌 흥행몰이 중인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서 김밥이 노출되며 라면과 더불어 K푸드 대표주자로 등극한 것도 호재다.

케데헌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 루미가 김밥 한 줄을 통째로 베어 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해외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김밥'(gimbap) 관련 게시글과 영상이 이어졌다. 틱톡에서는 해당 장면을 따라 하는 '김밥 한입에 먹기 챌린지' 영상이 쏟아졌고 김밥을 만드는 과정과 집어삼키는 모습이 담긴 '케이팝 데몬 헌터스 루미의 김밥' 영상은 44만6000회의 조회 수와 4만5000개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의 김밥 먹방을 따라하는 모습. (출처=틱톡)
인스타그램에서는 '#gimbap' 해시태그가 18만 건 이상 등록, 틱톡에서는 관련 영상만 1만7000건을 넘기며 글로벌 밈(meme)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해외 이용자가 직접 김밥을 만드는 영상에는 "김밥에 중독됐다", "나도 먹고 싶다", "레시피 좀 알려 달라", "한국 음식 사랑한다" 등 영어 댓글이 줄을 이었다.

김천시 측은 지난해 혼란을 발판 삼아 올해는 수만 명이 행사장을 찾아도 큰 문제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계획이다.

김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올해 축제 대비와 관련해 "작년에 사실 처음 하는 축제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았다"면서 "기본적으로 김밥 수량이 부족했다. 셔틀버스 부족으로 교통도 불편했는데 셔틀 전용라인을 만들어서 기존보다 2~3배 길게 연장 운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5~6만 정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김밥을 준비하고 팔도 이색 김밥도 모집했다"면서 "K푸드 열풍 이끈 냉동 김밥, 대형 프랜차이즈와 협업해 평소 지방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특별한 김밥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아울러 "케데헌에서 김밥이 노출되며 바이럴이 되는 바람에 더 기대가 크다. 냉동 김밥이 외국인들에게 친숙하지 않나. 마침 그 제조사가 김천 옆 구미에 있어 해당 업체를 섭외했다"면서 "외국인들이 찾을 것을 대비해서 통역이 가능한 서포터스 등도 모집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김밥축제 대비하는 김천의 딜레마'라며 "김천이 케데헌 폭발적 흥행으로 김밥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진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라며 관심을 보였다.

국내에서 지난해만큼 방문할지 해외에서 관광객들이 김천을 찾을지 둘 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이들은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은 서울이나 부산 정도라 저런 로컬 축제까지는 관심 없을 것이다", "공무원들도 참 힘들겠다. 많이 와도 문제 적게 와도 문제다"라고 다양한 의견을 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