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우리가 몰랐던 韓 근대미술의 보석들

살롱 드 경성 2

김인혜 지음
해냄 / 336쪽│2만1000원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르조 바사리(1511~1574)라는 이름을 안다. 이탈리아 화가이자 건축가, 작가였던 바사리는 생전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등 100명이 넘는 르네상스 시대 천재 예술가의 생애를 생생히 기록해 후세에 전했다. 르네상스 미술의 찬란함은 그의 글 덕분에 역사에 영원히 남을 수 있었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국내 미술계에서 “한국의 바사리”(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장)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한국 근대미술 작가들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직접 발굴하고 취재해 풀어낸 유려한 필치의 칼럼으로 대중에 잘 알려져 있다. 근대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방탄소년단(BTS)의 RM도 그의 글을 즐겨 읽던 독자 중 한 명이었다.

최근 출간된 <살롱 드 경성 2>는 전혁림, 김종영, 박생광, 천경자, 윤형근, 서세옥 등 한국 근대 화가 23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전편 <살롱 드 경성>의 후속작이다. 조선의 몰락과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온 대표 작가들의 파란만장한 삶이 생생하게 설명돼 있다.

전통미술과 현대미술 사이에 끼어 주목받지 못한 우리 근대미술의 매력적 면모에 빠져들게 하는 탁월한 안내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