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버스 정류장 모습.2025.4.30 사진=한경 김범준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버스 정류장 모습.2025.4.30 사진=한경 김범준 기자
승용차가 버스 앞에 무리하게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위협운전을 하고, 버스에서 내려 상대 운전자에게 욕설하며 손가락으로 얼굴을 찌른 70대 운전기사에게 벌금 300만원의 형이 내려졌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 심현근 부장판사는 폭행, 특수협박으로 기소된 A씨(70)에 대해 원심과 가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작년 11월 원주 도로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던 중 B(33)씨가 몰던 승용차를 향해 라이트를 켜며 항의하고, 우회전 차선에서 승용차가 있던 직진 차선으로 버스 앞부분을 밀어 넣는 등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승용차 앞에 버스를 정차한 뒤 버스에서 내려 B씨에게 다가가 욕설하고 B씨에게 삿대질을 하다가 B씨 얼굴을 찔러 폭행한 사실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재판부는 “피고인은 운행하던 버스의 진로를 급하게 변경해 피해자 차량의 앞을 막아섰다”며 “이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버스 승객들의 안전까지 담보로 한 행위로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꾸짖었다.

A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특수협박의 고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삿대질한 사실은 있지만, B씨 스스로 A씨 손가락에 와서 닿은 것이므로 폭행한 것이 아니며 폭행의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도로 상황과 피고인·피해자의 운행 형태, 운행 경위, 차량 간격, 속도, 경로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행동은 위험한 물건인 버스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사정과 피고인 운전 경력 등에 비춰 협박의 고의가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하고 삿대질한 사정만으로도 폭행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