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CPI=관세 인플레 없다…'꽉 찬 이틀'(29~30일)에 모든 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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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플레 없는 9월 CPI…10월 이어 12월도 금리 인하
미국의 9월 CPI가 예정보다 열흘가량 늦게 발표됐습니다. 데이터는 월가 예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음식물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한 달 전보다 0.2%, 1년 전에 비해 3.0% 오른 것으로 발표됐는데요. 8월(0.3%, 3.1%)이나 월가 컨센서스 예상치(0.4%, 3.1%)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린지 로스너 채권 투자 헤드는 "CPI 발표에는 Fed를 불안하게 만들 요소는 거의 없었다. 다음 주 FOMC에서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데, 현재 데이터 발표 중단으로 인해 Fed가 점도표에 제시된 방향에서 벗어날 이유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Fed는 지난달 점도표에서 올해 추가 2회 금리 인하 전망을 제시했었습니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안 린겐 채권 전략가는 "정부 폐쇄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0월 인하뿐 아니라 12월 금리 인하도 이번 발표로 확정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채권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미 정해졌으며, 현 수준에서 금리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다음 달에는 10월 CPI 수치를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12월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며, 12월 9~10일에 열리는 FOMC 이전에 발표될지도 불확실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는 다음 주 금리를 인하하고, 그 후 회의(12월)에서 추가 인하를 선호하는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CPI 발표 이전에는 12월에 또 다른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Fed 위원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더 커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9월 CPI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낮췄고, 12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내부의 저항을 약화할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Fed의 물가 벤치마크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CPI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9월 근원 PCE 물가도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선 +2.9%로 추산하고요. Fed가 두려워할 수치는 아닙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PCE 추정치는 Fed의 목표보다 약간 높지만, 재앙적 수준은 아니다. Fed는 단기적으로 노동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10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12월 인하를 아직 내다보지는 않지만, 12월 FOMC 전까지 추가 고용 지표 발표가 없으면 Fed는 금리를 다시 내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2. PMI 개선→경제 2.5% 성장
투자자들은 CPI 수치를 반겼습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0.8%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오름폭은 금세 커졌습니다.
CPI만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오전 9시 45분 S&P글로벌은 10월 제조업, 서비스업 PMI를 발표했는데요. 제조업 PMI는 9월 52.0에서 10월 52.2로 소폭 상승했고요. 서비스업 PMI는 9월 54.2에서 55.2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미시간대 조사에서는 당파성이 여전히 두드러졌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심리지수 차이는 9월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최근 심리지수 조사 결과를 경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3. "미·중, (임시) 휴전은 가능할 것"
어제 백악관이 오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했는데요. 중국에서도 시 주석이 30일부터 1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APEC에서 연설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다른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 주지 않았습니다.
JP모건프라이빗뱅크의 알렉스 울프 글로벌 거시경제 전략 헤드는 CNBC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예상했습니다.
▶지금까지 서로를 공격해 온 일련의 ‘맞불 대응(tit for tat)’ 상황을 고려할 때, 높은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
▶주요 쟁점, 예를 들어 중국이 희토류 판매를 계속하고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는 등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것은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커다란 합의(grand bargain) 같은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휴전(truce)’이 나온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시 휴전(temporary truce)’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것이 트럼프 1기 무역전쟁과는 달라졌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중국의 레버리지의 발전이다. 중국은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흙탕 싸움을 할 의지를 보인다. 게다가 예전에는 없었던 희토류라는 강력한 레버리지를 갖게 됐다. 이런 변화는 미국도 어느 정도 양보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양국의 목표는 비슷하다. 서로 의존도를 줄이되, 동시에 자신이 가진 ‘레버리지’를 유지하고, 일정 부분의 무역과 비즈니스 관계는 유지하는 것이다. 완전한 분리나 단절은 불가능하다. 다만 주요 품목에서는 의존도를 줄이고 싶어 한다. 중국엔 그게 반도체와 식량이고, 미국엔 희토류 같은 자원이다. 어느 쪽도 급격한 분리, 경제 침체 혹은 시장 충격을 원하지 않으니 휴전할 유인이 있다. 그래서 당분간 휴전 상태(truce) 속에서 우왕좌왕하며 나아가겠지만, 동시에 장기 전략 목표는 계속 추구할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100% 추가 관세가 발효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요. 또 트럼프 1기 때 미·중 합의를 중국이 이행했는지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모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이에 온타리오주는 광고 캠페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미국이 준비되면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4. 어닝서프라이즈 87%…다음주 빅테크 등판
3분기 어닝시즌은 좋습니다. 넷플릭스, 테슬라 등 일부 기업이 월가 기대를 맞추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예상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3분기 매출이 3% 증가했고 이익은 흑자 전환했습니다. 가이던스는 전반적으로 견조했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을 128억~138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컨센서스 134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PC 수요가 회사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고, 현재 수요는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는 겁니다.
포드는 3분기 매출이 9% 증가했고요. 순이익은 24억 달러로 전년 동기의 9억 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P&G는 매출이 3% 늘었고, 주당순이익(EPS)은 1.99달러로 컨센서스(1.90달러)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026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재확인했고요. P&G는 "소비자 환경은 좋지는 않지만, 안정적"이라며 2026회계연도 매출 증가율을 1~5%로, EPS는 6.83~7.09달러로 예측했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대형 기술주 실적의 핵심에 대한 투자심리/포지셔닝은 꽤 오랫동안 본 것 중 가장 우호적이다. 다음 주 빅테크 실적이 나쁘지 않다면 대형 기술주가 주도하는 지수 상승세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외에도 ▲28일 유나이티드헬스 비자 UPS 코닝 ▲29일 치폴레 서비스나우 스타벅스 보잉 버라이즌 캐터필러 ▲30일 코인베이스 컴캐스트 일라이릴리 머크 마스터카드 ▲31일 엑손모빌 셰브런 등이 실적을 내놓습니다.
5. "Fed, 추세와 싸우지 말라"
주가 상승세는 끝까지 이어졌습니다. S&P500 지수는 0.79%, 나스닥은 1.15% 올랐고요. 다우는 1.01% 상승했습니다. 모두 사상 최고치 기록입니다. 다우는 4만7000포인트를 돌파했고, S&P500 지수는 장중 6800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금융 업종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크게 올랐는데요.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모두 2% 안팎 강세를 보였고요. 골드만삭스는 4% 넘게 올랐습니다. Fed가 규제 완화 차원에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완화한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6. 블록버스터 다음주…29, 30일 초비상
다음 주는 블록버스터 주간입니다. 특히 수~목요일 30시간 정도에 주요 이벤트가 몰려 있습니다.
▶29일 오후 2시 FOMC
▶29일 장 마감 후 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 실적 발표
▶29일 밤~30일 아침 미·중 정상회담(한국)
▶30일 장 마감 후 애플/아마존 실적 발표
30일에는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도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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