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장인데 우리는 왜"…진에어 개미의 눈물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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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코스피와 달리 연일 신저가
LCC 업황 악화·원화 약세 영향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여파에 수요 줄어든 괌 노선 증편
증권가 "괌 노선 증편은 리스크"
LCC 업황 악화·원화 약세 영향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여파에 수요 줄어든 괌 노선 증편
증권가 "괌 노선 증편은 리스크"
진에어 손실 투자자 비율, 100% 육박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진에어는 전날 0.8% 내린 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7300원까지 밀렸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가격이다. 작년 11월 27일 기록했던 52주 최고가 1만219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10개월 만에 40.11% 급락했다. 다만 이날은 6거래일 만에 반등에 나섰다. 오전 10시33분 현재 20원(0.27%) 오른 7420원에 거래되고 있다.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863억원이다. 다른 LCC인 티웨이항공(4956억원), 제주항공(4758억원)에 비해 1000억원 이상 낮다. 올해 들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63억원, 64억원을 팔아치우며 진에어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주가 하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률은 크게 불어났다. 지난 21일 기준 NH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해 진에어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중 손실 투자자 비율은 100%를 기록했다. MTS를 통한 진에어 투자자 중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는 계좌가 '제로'에 수렴한 셈이다. 이들의 평균 손실률은 48.63%에 달했다.
투자자들은 포털 종목 토론방에 모여 "주가가 그냥 방치돼 있다", "7320원에 1000주를 더 샀는데, 물린 것 같다", "지금 추세면 3년 뒤에 주가는 0원이 될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LCC 업황 악화에 '직격탄'
LCC 업황이 나빠져 진에어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객 수요 회복은 둔화했지만, 공급이 크게 늘어 항공사 업황이 악화했다. 특히 공급과잉 현상은 FSC보다 LCC에 집중됐다. LCC 8곳의 3분기 공급 좌석은 2137만여 석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여객 수는 0.2% 늘어난 1835만여명에 그쳤다.같은 기간 대형항공사(FSC)의 여객 증가율(4.4%)이 공급 좌석 증가율(3.9%)을 웃돈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LCC에서 잇달아 발생한 항공 사고 영향으로 LCC를 꺼리는 소비자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9번째 LCC 파라타항공이 지난달 취항했다. 양양~제주 노선에서 첫 상업 운항을 시작했고, 이달 초부터 김포~제주 노선에도 취항했다. 연내 일본·베트남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에도 나설 계획이다. 공급 경쟁이 지나쳐 LCC가 '치킨게임'에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부담…수요 줄어든 괌 노선 증편까지
항공기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대부분 리스로 운영하는 LCC는 환율에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구매, 리스 비용은 달러로 결제한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 게다가 유류비 등 제반 비용도 달러로 결제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진에어는 환율 10% 오르면(원화 약세) 순손실이 328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발생한 대가도 치르고 있다. 수요가 급감한 괌 노선을 오히려 늘리면서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인천~괌 노선 여객 수는 37만8000명으로 2019년 대비 43% 줄었다. 하지만 진에어는 인천~괌 노선을 주 7회에서 21회로 늘렸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괌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조치를 충족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하고 있다. 작년 12월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승인하며 점유율이 높은 40개 노선은 2019년 좌석 수를 90%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의 3분기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줄어든 것으로 추정한다"며 "괌 노선 증편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항공 수요 부진을 반영해 진에어의 목표주가를 1만40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내렸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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