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이 인도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현재 50%에서 15~16%로 낮추는 무역 협정 타결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점차 줄이고 미국산 옥수수 등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인도 현지의 민트 신문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점차 줄이고 미국산 옥수수 및 대두박 수입을 확대하는 조건으로 양국이 인도 수입품에 대한 15~16% 관세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합의안은 양국 정상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서 만날 때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아세안 정상회의는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미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및 비관세 무역 장벽을 이유로 인도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관세율이다. 이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 역할을 기대하며 수년간 우호적이었던 미-인도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양측은 협상을 계속해왔다. 전 날 백악관에서 열린 디왈리 기념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가 자신에게 전화해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줄일 것이라고 확답했다고 밝혔다. 디왈리는 인도의 대표적인 축제이다. 모디 총리는 X에 올린 게시물에서 전화통화 사실을 인정했으나 논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 됐으며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를 구매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러시아산 석유 구매가 러시아의 전쟁 자금으로 쓰인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전체 원유 수입량의 3분의 1을 러시아산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압력 이후에 인도 국영 정유회사는 감산을 시사했고 러시아 원유의 최대 구매자였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중동 구입으로 전환했다.

한 관계자는 인도의 무역 협상 대표단과 미국측이 주말에 미국에서 열린 회담에서 확고한 진전을 이뤘으며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