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한국 반도체 꺾는다"…中 공산당 '자신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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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테크2.0 中 테크 굴기의 비밀
(5) '중국제조 2035' 비전 제시…16개 첨단산업에 올인
中 "10년 뒤 양자·우주서도 1위"
'중국제조 2035' 혁신 속도전
(5) '중국제조 2035' 비전 제시…16개 첨단산업에 올인
中 "10년 뒤 양자·우주서도 1위"
'중국제조 2035' 혁신 속도전
2015년 세운 10년 뒤 목표를 대부분 달성한 중국이 새로운 10년 후 미래를 그렸다. ‘중국제조 2035’다. 휴머노이드, 신(新)에너지, 배터리 등 중국이 이미 세계 최강 반열에 오른 기술은 더 다듬고 양자기술, 우주,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뒤처진 기술은 퀀텀 점프를 통해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담았다. 중국제조 2025로 입증한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만큼 중국제조 2035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이 교육, 노동, 세제 등 각종 기업 관련 시스템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10년 뒤 레드테크에 밀려 궤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韓 반도체 꺾고, 美 기술패권 뺏는다"…中공산당 '10년 빅픽처'
다시 쓰는 공산당 '성공 방정식'…3단계 R&D로 '큰그림' 현실화
‘양자기술, 우주,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반도체, 바이오, 신소재, 신에너지, 미래 배터리….’중국 공산당이 향후 10년간 국가 주도로 키우기로 한 16개 전략산업 리스트다.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로 기술 자립의 발판을 마련한 공산당은 ‘중국제조 2035’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의 산업 육성 정책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겉만 번지르르한 선언적 구호는 없다. 하나같이 중국이 잘하거나 잘할 수 있는 분야이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기술 발전 방향과 시장 트렌드, 국가 간 경쟁 구도에 밝은 테크노크라트들이 산업계 및 학계와 머리를 맞대고 짠 덕분이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목표를 달성해가는 과정이다. 미래 비전과 정책 목표를 제시하는 데 급급한 한국과 달리 중국 공산당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긴다. 업계에선 수많은 기업이 뛰어들도록 정부가 판을 깔아주고, 경쟁에서 승리한 자국 기업이 ‘세계 챔피언’이 되도록 지원하는 중국제조 2025에서 확인한 성공방정식이 중국제조 2035에서도 재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첨단 기술도 ‘가성비’ 승부
중국제조 2035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반도체다. 미국 제재로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노광장비(EUV)를 쓸 수 없는 약점이 있음에도 10년 내 한국을 넘어서겠다고 선언했다. 노광 공정 의존도가 낮은 대신 중국이 잘하는 에칭과 증착 공정 비중이 큰 ‘3차원(3D) D램’ 개발에 힘을 주는 식이다. 중국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 장벽을 하나씩 깨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 기업들이 뭉치기도 한다. 화웨이, CXMT, SMIC 등이 최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 연합체를 구성한 게 대표적이다.중국은 2030년까지 자율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상용화하기로 하고, 사람과 대화할 수 있거나 협업이 가능한 첨단 로봇 업체에 매년 100억위안(약 2조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선 ‘선택과 집중’ 지원 전략을 통해 항체약물접합체(ADC), T세포 이중항체, CAR-T치료제, 비만치료제 등 유망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 빅파마에 맞설 만한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배터리는 초격차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산학연 협동 플랫폼을 꾸렸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과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물론 중국과학원, 칭화대·베이징대가 머리를 맞댔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9년으로 잡았다.
◇공산당이 R&D·특허도 관리
중국제조 2035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3단 연구개발(R&D)’ 시스템이다. 공산당 중앙과학기술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대학,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방식이다. 500개에 달하는 국가 중점 연구실은 10년 뒤에나 상용화가 가능한 원천·미래 기술 연구를 담당한다.우주가 그런 분야다. 지난달 16일 방문한 톈진 우주항공단지도 이런 방식으로 돌아갔다. 산학연 시스템을 통해 차세대 항공기를 자체 제작하는 것은 물론 우주선과 우주정거장도 개발한다. 중국은 2027년까지 로켓 국산화율을 85%로 끌어올리는 등 자립 기반을 마련한 뒤 2035년까지 로켓 100% 국산화를 달성해 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는 핵 추진 우주선을 개발하고 유인 화성기지를 건설하는 등 미국을 넘어선다는 목표도 세웠다.
상용화 시점을 감안한 R&D 분담 연구도 중국만의 특징이다. 10년 이후 상용화가 가능한 미래 기술은 700여 개 국가 랩(연구소)과 450여 개 대학·지방정부 랩이 맡는다. 3~10년 사이에 상용화될 기술은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의 중앙연구소가 주도한다. 1~2년 사이에 상품화가 가능한 기술은 민간기업 몫이다. 중국은 상용화에 3년 이상 걸리는 중장기 R&D에 투입하는 인력과 돈을 지난해 23만 명, 500억달러(약 71조원)에서 2029년엔 55만 명, 1200억달러로 2.5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은 공산당 주도로 AI, 로봇, 반도체 등 핵심 산업별로 특허 풀을 구축하고 기업들이 마음껏 쓰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른바 ‘기술 국가주의 시스템’이다. 중국 내 AI 분야 최강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한 팀을 이루고 화웨이, SMIC, 캠브리콘 등을 반도체 팀으로 묶어 미래 기술을 함께 개발하도록 하고 있다.
항저우=신정은/김보형 기자/톈진=이혜인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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