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이번주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계기로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양국 간 무역 협상이 급진전을 이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18일(현지시간) 허 부총리와 화상으로 통화했다고 SNS에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대화를 두고 “솔직하고 상세했다”며 오는 26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허 부총리를 만나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후 미·중 양국은 스위스 제네바, 영국 런던, 스웨덴 스톡홀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네 차례 고위급 협상을 했다.

현재 중국의 갑작스러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와 미국의 100% 추가 관세 대응 압박으로 양국 간 긴장도가 다시 높아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북 경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관세 100%를 추가할 경우 대중 관세율이 기존 관세를 합치면 157%에 이를 것이라면서 중국이 이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부과한 대중 관세 평균은 27% 정도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현재 매긴 관세 30%와 무역협상 불발 시 추가 부과하기로 한 관세 100%를 합치면 157%가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이런 초고율 관세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도 미·중 갈등이 더 악화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보냈다. 그는 “상황이 완화됐다”며 “우리가 그들에게 존중을 보여줬듯 중국도 우리에게 존중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 “시 주석과의 (좋은) 관계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좋은 궤도에 돌려놓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