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재점화에 비트코인 급락…이더리움·솔라나 동반 약세 [이수현의 코인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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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코인
1. 비트코인(BTC)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가장 큰 원인은 미·중 갈등 재점화였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양국 갈등이 본격화됐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완화적 발언을 했다가 다시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 불안을 키웠습니다. 전날(16일)에는 중국 상무부가 "갈등의 원인은 미국"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비트코인은 10만7000달러선까지 추가 하락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회담을 갖게 되면, 일단 휴전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양측의 날선 발언이 결국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계산된 행동이란 겁니다.
비트코인은 당분간 단기 조정이 지속될 걸로 보입니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이 11만71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하면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는데요. 현재 11만달러 아래로 내려간 만큼 추가 하락을 면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단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하방을 지탱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말에는 가격을 회복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매트 메나(Matt Mena) 21셰어스(21Shares) 리서치 전략가는 "지난 한 달간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 60억달러 이상이 유입됐다"며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된 만큼 단기 불안이 줄어들어 연말로 갈수록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2. 이더리움(ETH)
약세장에서도 잘 버틴 가장 큰 이유는 기관 매수세 덕분으로 보입니다. 비트마인은 지난주 이더리움 20만2037개를 추가 매수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팔콘엑스에서 2만6199개, 비트고·크라켄에서 통해 10만4336개를 더 사들였습니다.
규모로는 약 5억2000만달러에 달하는데요. 비트와이즈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사 27곳이 보유한 이더리움 463만개 중 95%가 올 3분기에 신규 매입한 물량이라고 합니다. 결국 이런 기관 매집세가 이더리움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기술적으로는 하락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더리움이 과거 최대 60% 하락을 불렀던 약세 패턴을 보인다"며 추가 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는데요. 일단 기술적으로는 3900달러 지지선을 지켜내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알리 마르티네즈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는 "3900달러 지지선 유지 시 6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고, 지지선을 잃으면 2800달러까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3. 엑스알피(XRP)
하락의 배경은 고래들의 대량 매도세입니다.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엑스알피를 1억개 이상 보유한 주소들이 지난 10일 이후 22억 4000만개, 금액으로는 54억달러 규모의 엑스알피를 매도했습니다. 글래스노드의 거래소 순 포지션 변화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매도 규모로 분석됩니다.
엑스알피의 강세 모멘텀이 대부분 소진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글래스노드는 "1달러 미만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2달러 이상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며 강세 에너지가 대부분 소진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단 오늘 오전에는 발행사 리플의 대규모 자금 조달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리플은 최소 10억달러(약 1조4190억원)를 조달해 ‘엑스알피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를 설립할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활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금 조달이 성공하면 엑스알피 기반 DAT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중장기적으론 가격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술적으로 중요한 2.45달러 지지선이 무너졌기 때문인데요.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게이프는 현재 엑스알피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고 2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또다른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포테이토 역시 "약세장 전환을 피하고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2.7달러선 탈환이 필요하다. 이를 탈환하지 못할 경우 1.2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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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라나(SOL)
우선 최근 솔라나 네트워크 활동 둔화가 하락세에 힘을 실었습니다. 더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솔라나 네트워크의 활성 주소 수는 올 3분기 들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지난 7월 25일 590만개로 정점을 찍고 현재는 330만개까지 줄었습니다. 메사리에 따르면 락업예치금(TVL)도 228억9000만달러로 최근 일주일새 17% 감소했습니다.
상승 재료로 꼽히던 현물 ETF의 승인 일정 지연도 가격 흐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피델리티·그레이스케일·반에크 등 9개 운용사의 신청서를 심사 중인데요. 원래 일정대로면 지난 10일 그레이스케일의 솔라나 현물 ETF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나와야 했던 심사 결과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일제히 연기된 겁니다.
특히 솔라나를 100만달러 이상 보유한 대형 지갑들의 포지션이 70% 이상 감소했는데요. 이렇게 대형 투자자들이 추가 매수를 포기하고 물량을 줄인다는 건 단기 하락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져 투심 위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단 현재 시장의 초점은 ETF 승인 여부에 쏠려 있습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ETF 승인과 함께 TVL 회복, DEX 거래량 증가가 맞물린다면 솔라나는 300달러(약 43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당장은 200달러 저항선을 되찾는 게 중요합니다. 라크 데이비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는 "200달러 저항선을 뚫지 못하면 182달러까지 밀릴 수 있고, 175달러가 붕괴되면 160달러까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 에테나(ENA)
가장 큰 원인은 에테나의 스테이블코인 USDe의 디페깅 사태입니다. 지난 11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6시 30분 바이낸스에서 USDe 가격이 0.65달러까지 하락하며 1달러 고정 가치가 무너진건데요.
에테나는 "바이낸스 오라클 데이터 오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며, 발행과 상환은 정상 작동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 충격은 컸습니다. USDe는 에테나 생태계의 중심 스테이블코인인 만큼 신뢰가 흔들리면 에타나 토큰의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실제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디페깅 사태 소식 보도 직후 에테나 가격은 4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트레이더스 유니언은 "0.407달러 지지선을 유지하면 단기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지만, 신뢰 회복 없이 반등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가격 하락을 넘어 에테나의 장기적 신뢰 회복 능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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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shlee@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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