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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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심한 변동성을 보인 끝에 혼조세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여전히 누그러지지 않은 가운데 은행의 강력한 실적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뒤엉키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15포인트(0.04%) 밀린 4만6253.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75포인트(0.40%) 오른 6671.06, 나스닥종합지수는 148.38포인트(0.66%) 뛴 2만2670.08에 장을 마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미국과 중국 마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금융주의 실적 발표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베센트 재무장관의 대(對) 중국 온건한 발언도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스티브 마이런 미 중앙은행(Fed) 이사의 발언 후 금리 상승 확대와 주식시장의 매물이 출회됐다"고 밝혔다.

그는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 미-중 갈등에 대한 불안 등이 매물 출회 빌미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나"며 "다만 월러 Fed 이사 발언등을 통해 AI 산업에 대한 기대 등을 반영하며 반도체 기업들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혼조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을 둘러싸고 여전히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부터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식용유의 수입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아직 철회하지도 않은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장관들은 언론을 통해 중국에 계속 압박을 넣고 있다.

스티브 마이런 Fed 이사의 발언도 부담이었다. 그는 "중립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에 현재 통화 정책이 일반적인 인식보다 더 긴축적"이라고 주장하며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위원들과의 이견은 인하의 '속도'에 있으며 50bp 이상의 큰 폭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신중한 접근을 권했다. 미중 갈등을 두고선 "심각한 문제이며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상당한 경제적 하방 리스크가 있고 경제 전망의 위험 요소가 일주일 전과 비교해 변화했다"고 경고했다.

한편에선 은행의 강력한 실적이 견고한 경제를 가리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도 했다. 은행은 통상 주요 기업 중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하며 경기 가늠자 역할을 한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3분기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AI 산업 기대감을 키운 월러 Fed 이사의 발언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는 AI 혁신을 '창조적 파괴'의 관점에서 분석하면서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생활 수준 개선이라는 혜택이 압도적"일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특히 AI가 2% 이상의 지속적인 생산성 성장을 가져와 인플레이션 없이 실질 소득을 높이고, GDP에 측정되지 않는 삶의 질의 가치까지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주가지수도 급등락 속에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S&P500 지수는 장 중 1.2%까지 상승폭을 확대한 뒤 -0.48%까지 급전직하하다 다시 0.4% 수준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약보합이었다. 알파벳과 브로드컴, 오라클은 2% 안팎으로 상승했다.

은행 업종도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JP모건체이스는 2% 가까이 올랐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 이상 상승했다. 모건스탠리는 4% 넘게 뛰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급등했다. TSMC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3% 올랐고 ASML도 2.71% 상승했다. AMD는 9.4% 급등하며 시총이 4000억달러에 육박하게 됐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